진화, 발전을 꿈꾸는 게임 '라제스카'
많은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들은 큰 변화에 대해서 두려워하게 된다. 변화 자체에 대해서는 시도하고 싶겠지만 막상 그 변화가 줄 불이익이나 문제에 대해서 걱정하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이 어떻게 봐줄까?', 또는 '이런 변화를 재미있어 할까?' 등의 물음은 국내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의 영원한 화두이기도 하며, 그들의 걱정꺼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걱정들을 뒤로하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개발사가 있다. 바로 액토즈의 신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라제스카'가 바로 그것. 약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1,2차 클로즈 베타를 진행한 '라제스카'는 아직까지는 게이머들에게는 생소한 느낌의 게임이다. 자신만의 비공정을 제작해서 무한하게 펼쳐진 하늘을 날아보거나 필드 이곳저곳에 숨겨진 던전에서 몬스터와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는 등 다양하면서도 참신한 시도를 많이 선보였다. 이런 변화를 시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동아에서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문재호 개발팀장을 만나 '라제스카'가 시도하는 많은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 게임을 기획할 때는 무한적으로 늘어나는 필드와 공간 비율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탈 것은 정말 이동 수단으로만 사용되고 그걸로 끝인가? 라는 생각이 지금의 '라제스카'를 개발하게 된 배경입니다"
많은 롤플레잉 게임들이 지형의 무한적인 확장을 통해서 게임을 발전시키며, 탈 것을 통해서 그 넓은 지형을 뛰어다니기만 하는데 '라제스카'는 무한적으로 늘어나는 지형을 하늘로 바꾸고, 탈 것을 통해 필드에서 느낄 수 없는 전투를 제공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라고 문팀장은 힘주어 말했다.
"기존의 많은 온라인 게임들은 한 손에 마우스를 가지고 여유있게 즐기잖아요. 간단하게 마우스만 클릭하다보면 어느 정도 진행되는 그런 긴장감이 없는 게임이 아닌 짧게 즐기더라도 긴장감 있는 게임을 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라제스카'의 개발 이유에 대해서 묻자 문팀장은 PC방에 앉아 있는 특유의 아저씨 모습을 흉내 내면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나 게임 모두 전혀 긴장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마우스의 조작만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게임보다는 많은 키를 사용하고 긴장감 있게 진행되는 느낌. 그것을 '라제스카'에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문팀장은 이런 변화를 주기 위해서 많은 시행 착오와 개발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하늘과 땅에서의 전투는 한 번에 두 개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 같았으며, 이 상성 다른 두 개의 장르를 하나로 만드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는 것.
"천공 전투가 목적이었지만 3D 전투기 시뮬레이션처럼 고도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건 너무 어려웠습니다.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 천공 전투는 아케이드 슈팅게임의 느낌이 약간 들었고 2차 클로즈 베타에서는 전투기 시뮬레이션 게임과 조금 흡사했죠. 우리는 조작과 아케이드성이 결합된 시원한 조작성을 만들려고 했지만 아직도 그 느낌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팀장은 3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는 이런 부분을 개선해서 확실한 천공 전투만의 재미를 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게이머들이 불편하게 여긴 여러 상황을 개선 중이며, 테스트 중이라는 그의 말에는 확신이 느껴졌다. 말이 나온 김에 3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는 어떤 점들이 추가되는지에 대해서 물음을 하자 어느 정도 예상했다듯 술술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3차 테스트에서는 개선된 천공 전투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안정적이게 판단한, 그리고 게이머들도 어느 정도는 괜찮다고 이야기한 필드 전투와 락온 시스템은 약간의 개선만을 테스트하겠지만 천공전투는 2차와는 사뭇 다르게 변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메인 퀘스트 사이사이에 있는 부족함을 서브 퀘스트로 채우고, 몬스터와 레벨 밸런스 등을 변화 시켜서 좀 더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도록 노력 중입니다."
특히 그는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는 느낄 수 없던 커뮤니티와 팀플레이 부분을 강조해 '라제스카'만의 특화된 커뮤니티를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이 커뮤니티를 통해서 대규모 비공정 전투를 즐기고 '라제스카'만의 팀플레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문득 '라제스카'라는 게임명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문재호 개발팀장에게 게임명의 어원에 대해서 물어봤다. 뭔가 심오한 뜻이 들어 있을꺼라는 기자의 생각을 가볍게 날려버린 그의 답변은 조금은 조용했던 인터뷰 장소를 시끌시끌한 웃음소리로 채워놨다.
"아? 그거요. 처음에 사내에서 작명 콘테스트를 통해서 모아보고 개발자들끼리 모여서 토론도 해봤지만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특히 비공정이 나온다고 하니깐 전부 '캡틴'이나 '그랜드' 등의 이야기만 하더군요. 어느 정도 포기한 생각이 들 때쯤 칼국수 집에서 개발자들끼리 이야기하는 중 한 명이 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니깐 '라지 스카이'(large Sky)겠네? 라는 말을 했고 순간적으로 빠르게 말한 것이 '라제스카'의 게임 명으로 결정되어 버린 거죠."
한참을 웃고 나서 '라제스카'의 미래에 대해 물어보자 문팀장은 다시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얘기를 시작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끝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많은 게임들이 무한적인 무언가를제공하려고 하지만 저희 쪽은 스토리를 바탕으로 긴 재미를 주고 싶어요. 특히 많은 게이머들이 모여서전쟁을 하고 서로의 영토를 빼앗는 등의 그런 재미. 게임 내의 역사를 게이머들이 만든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렙니다."
'라제스카'의 미래에 관한 얘기가 끝난 뒤 '라제스카'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청하자그는 잠깐 고민을 하고 하서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처음 '라제스카'를 개발할 때는 '손가락이 아프다', '너무 독특하다' 등의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한 손에 마우스를 가지고 편하게 즐기는 게임에 익숙하잖아요. 무언가 복잡한 게 들어가면 어필하기가 어려웠죠. 그래서 '라제스카'가 가진 독특함과 차별함은 게이머들에게는 큰 벽이 된 것 같습니다. 저희는 그런 게이머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그 변화에 대한 결과가 보이고 있으며, 저희가 노력한 결과가 조금씩 성과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좀 더 편리성을 강조해서 많은 게이머들이 단순한 형태의 온라인 게임이 아닌 한 번을 즐겨도 무언가 남는 그런 게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남들이 두려워하는 변화를 시도해서 인정받길 원하는 '라제스카'. 3년이 넘은 개발 기간이라면 조급할 만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변화를 성공 시키겠다는 노력과 열망, 그리고 여유가 느껴졌다. 안정적인 길보다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그런 개발사. '라제스카'는 이런 변화의 중심이 되길 바라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변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것으로 더욱 발전되길 바라고 있는 듯하다. 변화가 아닌 진화를 꿈꾸는 액토즈의 '라제스카'의 다음 행보를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