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스포츠 협회, 제 2의 전환기 필요하다
e스포츠 협회 2기가 출범된 지도 벌써 14개월이 지났다.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 자처하고 있는 한국, 당시엔 새로운 협회가 출범하면서 '드디어 제대로 시작되는구나' 싶어 기대도 했고 관심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 돌아보면 협회가 출범한 후에도 국내의 e스포츠는 별다른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추어 선 것만 같다. 중국, 미국 등에서 e스포츠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치고 올라오는데 반해 국내의 e스포츠는 언제부턴가 변화 없이 현상 유지만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계속되는 프로구단의 창단과 대기업의 참여, 광안리 12만 인파 등 e스포츠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이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국내의 e스포츠가 '스타크'에 너무 편중되어 있고, 협회 또한 모든 역량을 '스타크'에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크'가 아니면 스폰이 붙지 않는다며 토로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이미 국내에서는 '스타크'가 아니면 시청률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따라서 스폰도 붙기 어렵다는 게 그들의 논리. 사실 돈이 개입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개선되기가 무척 힘들다.
하지만 사실상 그런 문제를 발빠르게 극복해나가는 것이 e스포츠 협회가 할 일이 아닌가. 다른 게임을 가지고도 방송사가 새로운 수익구조를 내게 하려고 노력하거나 최소한 다른 게임 또한 부각되도록 만드는 게 협회의 몫이다. 국내의 e스포츠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존속을 위해 '스타크'를 고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글로벌적인 발상과 마인드를 가지고 일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단 얘기다.
실제로 e스포츠 협회는 제 2기가 출범한 시기부터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고 많은 일을 해왔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방송사와 끊임없는 마찰을 야기하고 있는 상설 경기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프로리그 통합문제, 협회 주관으로 대기업 창단을 한 건도 성공시키지 못한 것 등 여러 가지로 낙제점이라고 할만하다.
특히 최근의 국내 e스포츠 계를 돌아보면, 협회는 말 그대로 '스타크래프트' 협회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방송사와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되었을지언정, 게이머들이 주로 보는 게임방송 TV 시간은 월화수목금토일 전부 메이저 시간대가 '스타크'로 도배되어 있다. 간간이 다른 게임이 방송에 나오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스타크' 정규 리그가 없어서 어쩔 수없이 끼어든 찌꺼기 취급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에 협회가 내놓은 각종 정책안들을 보면, '스타크'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8월 휴식기 일정'이나 '경기 리플레이 파일 봉인' '심판 우세승 제도 도입' 등 대부분의 정책 초점은 '스타크래프트'다. 협회에서는 어디까지나 e스포츠 규정이라고 하지만 사실 다른 게임에 어느 정도나 통용될지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스타크'이지, e스포츠라고 불리우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제대로 된 e스포츠 협회를 만들자'는 움직임이나, '토종 게임을 제대로 활성화 시키는 단체를 만들자'는 외부 움직임까지도 게임계 전반적으로 보이는 느낌이다.
물론 e스포츠 협회가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로 내부적인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꾸준히 계획에 맞추어 일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가 지금처럼 계속해간다면 국내의 e스포츠가 '스타크'에 머물러 고사될 가능성이 높다.
다각적이고 글로벌한 e스포츠 정책, e스포츠협회가 계속적으로 국산게임이나 해외의 시류에 맞는 게임들에게도 시선을 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