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정대, '태풍이 몰아쳐도 우린 걷는다.'
지난 11일 12일 전국적으로 태풍이 강타했다. 엄청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 탓에 제주도는 물론 남부지역은 많은 피해를 입어야 했다. 폭풍 덕분에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도 적었는데 이런 태풍 속에서도 묵묵히 행군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었다.
바로 지난 7월1일 목포에서 출발한 엔씨소프트의 문화원정대 128명의 젊은 대원들이다. 26박27일 총 680킬로미터에 달하는 서해안 일대를 행군해야 하는 이들 젊은이들에게는 폭풍은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장애물 따위는 되지 못했다.
물론 사람들이 다니지 않고 오직 차 몇 대만 다니는 도로에서 자신들만 걸어갈 때는 간혹 두려움도 느끼고 무섭기도 했지만 오히려 못해본 경험을 즐길 수 있어 재미있었다는 반응들이다.
기자도 잠깐에 불과했지만 이들 젊은이들과 함께 걸으며 '이 속도로 매일같이 이렇게 걸어갔단 말인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말 그만두고 싶었을 텐데 참 잘도 참고 묵묵히 견뎌내는구나' '아직 나이도 어린 친구들이 대견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으니 이들이 얼마나 힘들지는 더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들 문화원정대의 대원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대원은 35살, 그리고 가장 어린 친구는 비공식 대원이지만 지금의 문화원정대를 이끌고 있는 박영석 대장의 아들인 박성우군. 올해 17살인 이 어린 친구는 며칠만 같이 걷고 집에 가라는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행군을 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어 이들을 끊임없이 걷게 하는 것일까?
이제 23살인 이지윤양은 이런 기자의 질문에 "참을만해요. 다리도 아프고 물집도 생기고 눈물이 날 때도 있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제 자신과 싸워 이겨보겠어요. 그리고 함께 하고 있는 언니들 동생들이 있어 더 재미있기도 하고요"라 말한다. 해외여행을 하고 싶었다는 이지윤양. 그러나 해외에 나가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내가 살고 있는 국토를 한번쯤 다 돌아보고 그리고 나서 나가는게 맞는 것 같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아직 어린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참 기특한 생각이다.
"잠깐 잠깐 지나쳤을때는 몰랐어요 하지만 걸어가면서 보니깐 참 우리나라도 아름답구나. 볼곳이 많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루 종일 걸어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파서 힘들었을 텐데 답변하는 모습이 밝고 건강하기만 하다. 이래서 젊음이 좋은걸까? 사회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맑음이 느껴진다.
아직 이들은 12일 밖에 걷지 않았다. 지금까지 걸어온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를 걸어가야만 한다. 걸어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땅의 내음을 한껏 맡으며 또 많이 느끼게 될 것이다. 128명의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이 행군이 끝나고 앞으로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거 같아요"
먹고 싶은것도 많고 놀러갈곳도 많고 특히 여성대원들은 꾸미는 것도 좋아할만한 나이일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일들을 포기하고 험난한 싸움을 진행중인 128명의 젊은이들. 비록 힘들지만 끝까지 680킬로미터를 완주하기를 기원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