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잦은 이직으로 '좌충우돌'
"아세요? 우리팀에 새로운 팀원이 들어왔는데, 글쎄 7년전에 내가 모시던 사람이에요"
잦은 이직으로 인해 게임업계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인력의 이동이 많다보니 체계적인 회사 구축도 어렵고 무엇보다도 차분히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되지 못한 채 중간에 사장되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 과거에 팀장으로 모시던 분이 다른 회사에서 만났을 때는 밑의 사원으로 들어오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게임업계 인력들이 잦은 이직을 하는 이유는 최근의 게임회사들이 과거와 달리 수평적이고 분업화된 사무 환경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서로 분업-세분화되어 전문적인 부분만 맡다보니 개인적인 성향을 띄고, 이직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도의적인 책임을 적게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도 사람이 필요하면 다른 회사에 다니는 인력일지라도 쉽게 스카웃해 버리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인력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있다.
인력의 이동이 잦다 보니 그에 따라 여러 가지 부작용들도 생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체계적이지 못한 팀원 구성'이다. 워낙 작업들이 분업화되다 보니 팀원들은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모든 부분을 총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자신들이 모시고 있는 팀장이 진급해서 다른 곳으로 갈 경우 팀원들 중에 팀장이 선출되는게 아니라 다른 곳에서 팀장이 새롭게 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 번 팀원은 영원한 팀원인 셈, 그래서 십년 뒤에 넌 뭘하고 싶으냐고 질문하면, "전 십년 뒤에도 전 훌륭한 팀원이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우스개 소리로 대답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다.
부작용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사람을 뽑아올 때도 제대로 된 인력 평가 기준이 없고 능력의 검증이 힘들기 때문에 회사나 팀원이 만족할 수 있는 경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NC소프트나 넥슨에서 '리니지'나 '카트라이더'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이 있다고 해도, 기획을 담당했다고 하면 '레벨'을 담당했는지 '스토리'를 담당했는지 정확히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일단 좋은 회사에서 일했다니까 몸값을 뻥튀기해서 데려간다. 최소한 1-200만원에 움직일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직이 많아질수록 개발자들의 몸값만 점점 올라가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외부인력을 끌어와 팀을 새롭게 꾸릴 경우 이상한 체계가 만들어 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팀원이 오히려 팀장보다 더 능력이 탁월해 내부적으로 불화가 발생하기도 하며 10년 전에는 A군의 상사였던 사람이 어느새 A군 밑에서 일하게 되는 웃지 못할 일들이 생긴다.
다른 문제도 있다. 이직이 많아지는 추세 속에서 '능력 좀 된다' 하는 개발자들은 자본이 많고 일이 적은 대형 게임사 쪽으로 몰려들게 되었고, 개발자들의 마인드도 예전에는 '난 훌륭한 게임을 열심히 만들거야'에서 '돈을 많이 주는 개발사에 가서 최대한 편히 쉬워야지' 쪽으로 전환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자본이 많은 회사에서는 인재의 영입으로 잉여 되는 기술자가 꽤 있는 반면에, 중소 개발사나 하부 조직에서는 개발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사태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게임업계의 현상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잦은 이직 등 이런 현상은 게임뿐만 아니라 IT업계 전반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라며, "좀 더 종합적인 인력 검증 시스템뿐만 아니라 사원- 회사 간의 유대감을 강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