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지 시리즈의 최신작...
레이싱 게임이란...
레이싱 게임을 구분하는 방법은 흔히 두 가지로 나뉜다. 극한의 사실성을 바라보면서 만들었는지와 그렇지 않으면 약간은 비현실적이지만
호쾌하게 달린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었는지를 따져 보는 것이 그것이다. 사실성을 근간으로 해서 만든 게임은 레이싱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시뮬레이션이라는 명칭에서 풍기는 뭔가 전문적인 냄새처럼 노면의 상태나 타이어의 마찰 등 실제 달린다는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게임 내에 구현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의 그것과 가까워지기를 노력한다는 것을 게임의 재미로 내세우는데 게임의
화면뿐만 아니라 시스템 역시 회를 거듭 할수록 점점 실제의 그것을 닮아간다. 이런 레이싱 시뮬레이션이 추구하는 재미는 대리만족보다도 끝없이
게이머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게임이 사실을 바탕으로 내놓은 문제와 제한을 풀어내며 최고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끔 한다는
얘기다. "몇 번째 커브에서는 이정도의 시속으로 어느 정도만 핸들을 틀어주는 것이 가장 높은 속도를 보장 받을 수 있어!"라고 경험을 통한
주행 공식을 세워두는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게이머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찾아낸 독창적인 코너링을 게임에서 시험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시뮬레이션이 아니면 얻어내기 힘든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이에 반해 두 번째 놈은 흔히 아케이드 레이싱(또는 레이싱 아케이드)이라고 불린다. 이것저것 복잡한 것은 재처 두고 오직 달리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게임인데 온몸이 찌릿할 정도로 느낄 수 있는 강렬한 속도감을 재미의 기둥으로 삼은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아케이드 레이싱은
패드를 잡는 순간 재미를 얻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되었다. 고민할 것도 생각할 것도 없이 버튼을 누르고 방향키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충분히 재미를 얻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종류 모두 최고 속도를 유지하며 빠른 시간 안에 코스를 클리어하는 것이 게임이 목표다.
덕분에 대동소이한 게임성으로 생각되기도 할 것이다. 허나 단순히 상대를 피하는 조작이나 타이밍을 맞춰 핸들을 틀어준다는 것만으로 최고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과 장비한 파츠와 노면의 상태 등의 현실적인 문제까지 아울러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있다.
단지 게임이 무겁고 가볍다는 것 이상의 차이점이 있다는 얘기다.

레이싱 시뮬레이션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란트리스모
|

화려한 화면으로 유명한 NFS. 아케이드라는 단순함을
넘기 위해 많은 것을 포용한 것이 특징이다
---|---
근래에 이르러서는 아케이드 레이싱은 명맥만 남은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물론 카트라이더 등의 온라인 캐주얼 게임은 논외다)시뮬레이션
레이싱은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이나 그란투리스모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게임이 즐비한 반면 아케이드는 달린다는 것 이외의 재미와 타협하며
근근이 명맥정도만 이어가고 있다. 레이싱이란 장르에서 아케이드 레이싱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게임센터의
부진이다. 콘솔로 발표되었던 대부분의 아케이드 레이싱은 바로 게임센터의 게임을 이식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 게임센터와 어울렸던 탓인데 몰락이라 할 정도로 유명무실해진 게임센터를 위해 게임을 만들어 봐야 더 이상 돈이
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명맥만 남게 되었다. 콘솔을 위해 오리지널 아케이드 레이싱을 만든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게임성과 콘솔 특유의 오래 깊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게이머들의 인식이 어울리지 않는 탓이다. 마치 사라진 비행슈팅 게임처럼 쉽게
질리는 아케이드의 게임성 보다는 이것저것 음미할 것이 많은 시뮬레이션 레이싱이 훨씬 콘솔의 이미지와 어울렸다는 얘기다.
이번에 소개할 릿지 레이서 6도 아케이드 레이싱인 만큼 그 근원은 게임센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무겁고 어려워 보였던 기존 레이싱에
비해 쉽고 간단하게 재미를 얻을 수 가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릿지 레이서 6가 콘솔만을 위해 발매된 게임이다보니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콘솔 특유의 오래 깊게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번 릿지 레이서 6는 어떤 재미를 주는가도 물론이지만 어디까지
게이머를 게임에 붙잡을 수 있는가도 살펴볼 것이다. 단지 정해진 코스 위를 달리며 1등이라는 숫자를 한번 본 것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두고두고 조금씩 그 맛을 음미해도 질리지 않는 진국인지 따져 보겠다는 얘기다.
릿지라는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MDCD의 실피드는 올드게이머라 불리는 사람들이 반드시 기억하고 있는 게임이다. 콘솔에서 폴리곤 슈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어 주었기
때문인데 폴리곤 특유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입체감으로 기존의 2D 슈팅과는 차원이 다른 게임성과 눈요기를 선사했다. 실피드의 이야기가 나오면
의래 SFC의 스타폭스도 따라 나오기 마련.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것도 이유지만 둘 다 폴리곤을 활용한 게임임에도 추구하는 게임성은 전혀
달라서다. 실피드는 폴리곤이 가지는 화려함을 스타폭스는 폴리곤이 가지는 섬세하고도 유려한 움직임을 게임성으로 승화시켰다. 레이싱 게임에서도
마치 실피드와 스타폭스의 라이벌 관계를 연상시키는 두 놈이 있다. 바로 릿지 레이서와 데이토나USA가 그것이다. 콘솔에서 폴리곤 레이싱의
시작을 열었지만 서로 다른 게임성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전에 세가의 버철레이싱 등이 콘솔로 출시되기는 했었다. 그러나 폴리곤의
장점을 새로운 게임성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릿지 레이서와 데이토나USA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릿지 레이서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멈춰 서지 않는 속도감에 있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를 몰듯이 엑셀을 밟으며 상대방을 추월하면서 얻는
속도감과 조작하는 재미가 백미였다는 얘기다. 비현실적이기는 하지만 릿지 레이서만의 드리프트도 이런 재미를 배가시켜 줬다. 드리프트를 이용해
코너링을 하면 차체의 시속에 상관없는데다 코너를 돌아도 속도가 줄지 않는다는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데이토나USA는 사실적인
조작감이 장점이었다. 주행이란 개념에 수동과 자동(AT와 MT)이라는 기어의 개념과 조작도 비교적 자세하게 구현했으며, 코너의 진입 각이나
코너링전의 자체의 시속도 염두해 두고 달리도록 해 놓았다. 릿지 레이서에서는 유명무실했던 브레이크로 차체의 시속을 조절하며 코너링을 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던 것만 봐도 두 게임의 게임성이 얼마나 달랐던 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 릿지 레이서와 데이토나USA를 생각해 보면 그들이 가졌던 게임성 이상으로 의미심장하다. 각기 시뮬레이션과 아케이드로 나뉜 지금의
콘솔 레이싱 게임의 아버지라 불러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두 가지 전부 게임센터용 게임을 이식한 것이기는 하다. 게다가 폴리곤의
장점을 구현하려 했던 레이싱 게임이 그 이전에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당시 폴리곤이라는 재미를 당당히 보여줄 수 있었던 폴리곤 1세대
콘솔과 처음 궁합을 맞추고 재미를 이끌어 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호칭에 모자람은 없을 것이다. 마치 철권과 버추어파이터 시리즈가 그러하듯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시뮬레이션이 주가되어가고 있는 최근의 콘솔 레이싱 동향과는 다르게 데이토나USA는 잊혀져 가는 이름이 되고 말았다.
불명예스럽게 조기 퇴장해야 했던 DC로 한번 모습을 보인 후에는 더 이상 세상에 그 이름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릿지 레이서 역시
모습을 감추고 있는 아케이드 레이싱과는 정 반대의 모습이다. PS2나 PSP등 새로운 콘솔이 발표될 때 마다 더불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진보된 콘솔에 능력을 증명하듯 틈틈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탓에 출시될 때 마다 화제거리 이상의 관심을 유발했다.

AT와 MT로 나뉘는 현실감 있는 조작이
장점이었던 데이토나USA
|

그에 비해 릿지 레이서는 호쾌한 맛이 일품이었다
---|---

32X용 버철레이싱의 사진이다
릿지 레이서 시리즈가 가지는 그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릿지 레이서가 가지는 매력은 속도감 즉 최고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 재미다. 시뮬레이션 역시 최고 속도를 유지하며
골인 점에 먼저 도착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재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가지 게임이 보여주는 재미는 전혀
다르다. 릿지 레이서 같은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은 게이머에게 최고 속도로 달리는 맛을 주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리고 간소화했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에서 게임이 주는 제한을 곱씹으며 게이머 스스로 최고 속도를 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케 하는 것과는 근본부터가 다른 재미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덕분에 릿지 레이서는 누구라도 쉽게 고수가 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느 정도 패드를 잡고 있으면 게이머 스스로를
천재처럼 여기도록 착각하게 만들 정도다. 시뮬레이션처럼 생각과 전혀 다르게 움직이지는 차체에 좌절하며 패드를 던질 필요(?)가 전혀 없다.
그래서 릿지 레이서 6는 6번째나 그 이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볍고 쉽다는 말이 어울리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리고 폴리곤을 활용해서 만든
도시와 거리를 질주한다는 것도 재미를 더해주는 대목이다. 멋들어지게 만들어진 배경이 눈을 즐겁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위를 달린 다는 것
자체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는 MOTOGP 등 트랙을 달리는 게임을 제외한다면 거의 모든 레이싱 게임에서 갖추어야 할 상투적인
대목이기는 하지만 릿지 레이서는 2D 텍스쳐를 확대축소로 스크롤 처리한 탓에 화면에 휘날릴 수밖에 없었던 도트에서 게이머를 해방시켜 준
신호탄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좀 더 애착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릿지 레이서 6의 화면은 단지 보이는 것 이상으로 극과 극의 평가로
나뉘어지고 있다. 배경이 멋지고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만 릿지1을 기억하고 있는 게이머라면 당시의 충격보다는 느낌이 덜한 탓에 기대 이하로
보여지기 때문이 아닐지... 물론 단지 보이는 배경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의 게임에 비해서 새롭고 신선하다는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겠지만 말이다.

릿지 레이서 6도 레이싱 게임인 만큼 빠르게 달려
1등을 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

달린다는 것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시뮬레이션과는
다르게 버린 것이 많은 게임이기도 하다
---|---

옆에서 보자면 상당히 난해한 보이지만
실제는 상당히 간단한 조작감이다
|

상당히 멋진 화면이지만 과거 릿지1에서 받았던
충격에 비하면 모자란 느낌이다
드리프트는 릿지의 게임성을 완성시키는 열쇠다
게이머의 뜻대로 최고 속도로 달리는 재미를 부각 시킨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달리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면 쉽게 지겨워지기 마련이다. 속도에
관계없이 생각대로 휙휙 꺾이는 핸들에다 부딪쳐도 쉽게 제 속도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흥미를 유발 할 수 있지만 지속시키기는 뭔가
허전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꺾고 틀고 밟는 조작하는 재미가 부족한 탓에 게임성 자체가 밋밋해 진다는 얘기다. 그래서 더해진 것이 바로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드리프트란 기술인데 이것은 릿지 레이서 시리즈가 만들어내는 재미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역시 직선보다는 곡선 즉 턴에서
|

손 맛을 맛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
릿지 레이서의 드리프트는 실제나 그것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자주 보여주었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름과 모양만 비슷할 뿐 조작감이나 그 효과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게임이 요구하는 조작만 맞추어 준다면 비현실적인 각을 비현실적인 속도로 틀어버릴 수 있는데다 그 조작마저도 실제나 시뮬레이션과는 달리 쉽고 용이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릿지 레이서의 드리프트를 보고 있자면 대전 게임에서 쓰는 기술이 떠오른다. 어떤 한 각도의 코너에서도 높은 시속으로 클리어 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만능기술처럼 말이다. 릿지 레이서의 드리프트는 액셀을 먼저 살짝 때고 코너의 각만큼 패드를 밀어주는 것만으로 발동된다. 턴을 끝냈으면 진행하는 길 쪽으로 패드를 움직여 차체를 고정시키는 것으로 완성된다. 조작이 쉬워 보이는 탓에 기술을 멋들어지게 성공시켰을 때의 짜릿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릿지 레이서 특유의 과장되어 졌다 싶을 정도의 속도감과 만나면 사정은 달라진다. 오히려 짜릿하고 서늘한 손맛을 주는데 빠른 순간 안에 코너의 깊이만큼 방향키를 움직여 줘야 하기에 자칫하면 턴을 할 타이밍 잃어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레이싱 게임인 만큼 당연히 속도가 붙은 만큼 드리프트를 해야 할 타이밍은 짧아지는 것이 그 이유다. 게다가 어지간히 속도가 붙은 차체라면 코너의 그 깊이를 조절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깊이가 얕다면 사정없이 가드레일에 차체를 비벼버리는 것으로 응답을 해온다. 반대로 너무 깊다면 무사히 코너를 돌아도 차체가 흔들려서 부딪치거나 속도를 깎아 먹게 된다.

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드리프트 타이밍을
잡기 어려워진다
|

물론 실수를 연발한다면 가드레일과 친하게
지내야 할 것이다
---|---

무사히 턴을 하더라도 핸들의 깊이를 조절하지 못하면 차체를 고정하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비현실적인 드리프트는 최고 속도를 유지시키는 맛을 극대화 시켜준다. 꾸불꾸불 굽어진 코스라도 드리프트만 잘 사용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호쾌한 질주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아케이드 레이싱만의 달리는 맛을 살려주며 자칫 밋밋해 지기 쉬운 아케이드 레이싱에서 차체를
조작하는 맛을 더해주기도 한다. 빠른 속도로 달리며 타이밍을 잡아채서 차체를 비틀고 꺾는 조작감과 길에 따라 미끄러지고 휘어지는 차량의
멋들어진 동작을 보면 대전게임의 손 맛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릿지 레이서는 독특한 드리프트 덕분에 아케이드 게임 치고는 코스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드리프트를 할 타이밍과 그 깊이를 미리 알아두는
편이 무난하게 드리프트를 해치울 수 있으며, 또 드리프트를 할 필요 없이 방향키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턴이 가능한 코너도 구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시뮬레이션처럼 심오한 맛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게이머를 생각하게 만드는 맛도 겸비하게 되었다.

상대 사이를 뚫고 드리프트 하는 맛은
시원하다는 말이 모자랄 정도
|

코스를 파악해서 노멀턴과 드리프트 턴을
구별해 놓는 것도 중요하다
---|---
릿지의 게임성은 어떠한가!
릿지 레이서 역시 1등을 하기 위해 또는 주행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 빨리 달리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다. 앞서가는 차량들을 하나하나
추월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골인점에 도착해야 한다는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게이머는 항상 꼴찌에서 자리를 잡고
출발한다. 아케이드 게임인 만큼 앞선 차량을 제치는 맛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달리는 것에 변화를 주기 위해 직선 코스와 턴을 요구하는
코너로 구성된 필드 역시 기존과 마찬가지다. 물론 이것은 직전코스를 나란히 달리는 것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1등과 2등 또는 솜씨의 차이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직선과 코너를 번갈아 가며 차례로 달리면서 플레이어의 반사 신경과 조작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릿지 레이서의
상대를 추월한다는 개념은 말 그대로 독특하다. 상대(NPC)들이 경기는 포기하고 게이머의 진로를 방해하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게이머의 우승을 방해하기 위해 못된 짓을 일삼는 영화에서의 악역이 떠오르기도 한다. 코너를 도는 것 보다 상대를 제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정도다. NPC들의 방해공작(?)은 직선코스뿐만 아니라 코너를 돌 때 더 극성이다. 게이머가 드리프트할 공간을 미리 잡고 있는 탓에 서로
충돌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게다가 뒤에서 충돌하면 앞차는 속도가 줄지 않고 오히려 가속이 붙는 설정이라 더하다. 때문에 상대를 추월하려다
꽁무니를 들이 받을 때면 저절로 입에서 험한(?)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NPC들의 방해는 짜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재미를 불러 올
수도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엄청난 속도감을 떠안고 길을 막고 있는 놈들의 사이사이로 피해 갈 때면 단순히 조작으로 놈들을 피했다는 것
이상의 스릴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들과 코너사이의 아슬아슬한 틈을 드리프트로 뚫을 때면 과도하게 미끄러지는 차체의 큰
움직임과 더불어 오는 손 맛에 가슴이 시원하게 저려오기도 한다. 한마디로 아케이드의 재미를 극대화 시켰다고 보수 있는 대목. 게임이
진행될수록 올라가는 난이도 역시 이런 NPC의 방해가 한몫한다. 좀 더 꼬불꼬불한 코스와 NPC들의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도 보이기는 하지만
놈들의 방해가 점점 지능적이고 악랄(?)하게 변해가는게 더 눈에 들어온다.
앞선 차를 제친다는 것에 비해 뒤에 오는 적을 막고 1등을 유지하는 재미는 좀 심심한 편이다. 게임의 난이도처럼 되어 버린 놈들의 길 막기가
없는 탓에 한번 1등으로 나서면 어지간하면 추월당하지 않는다는 얘기. 허나 게이머가 가드레일을 갈아 버리는 등의 실수를 하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당장 게이머의 백미러에 상대가 나타나는데 그러면 이번에는 게이머가 상대의 길을 막고 상대를 조롱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물론 게임후반에 등장하는 괴물들과 1:1 배틀을 벌일 때야 사정이 다르다. 괴물 같은 놈의 성능 덕분에 언제 추월당할지 몰라 불안해하며
전방보다도 백미러를 신경쓰게 되니 말이다.

추월하는 재미를 부각시키기 위해서인지
항상 게이머는 꼴찌에서 출발한다
|

놈들의 포메이션알파(?)를 뚫고 추월하는 것은
때로는 상쾌함을 주기도 하지만 입에서 험한 소리를
남발하게 하기도 한다
---|---

백미러를 보며 뒤의 적을 따돌리는 재미도 역시 빼놓지 않았다
괴물차량과의 1:1 대결을 포함해서 상대가 게이머의 앞길을 교묘하게 막는 것을 게임의 난이도로 부각시키고 그것에 조작감과 속도감을 더해 재미로 승화시킨 것은 이번 릿지 레이서 6만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릿지 레이서 1부터 이어져오던 것이 릿지 레이서 R4에서 확립된 것이다. R4는 PS1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칭호를 들었던 만큼 화면이 좋았던 게임이다. 그리고 다른 의미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것은 레이싱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달리는 중에 한 화면에 다수 차량을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화면에 출연하는 한대의 차는 여러 대가 해야 할 역할까지 도맡아야 했다. 즉, 여럿이 방해해야 할 몫을 혼자 소화해야 했다는 얘기. 그래서 더욱 귀찮고 끈질기게 보이기도 했는데 추월하기 힘든 코스 요소요소에서 등장시키는 탓에 스테이지 클리어하기 위한 고비처럼 보이기도 했다. 릿지 레이서 6에서 등장하는 놈들의 역할 또한 R4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Xbox360의 하드웨어에 힘입은 탓에 경쟁하는 차량의 수가 많아지고 놈들이 방해가 조직적(?)으로 변했다는 것뿐이다. 가끔이지만 애니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포메이션 델타(?)를 만들고 게이머의 우승을 막는 음모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라고는 하지만 전작과의 재미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같이 달리는 차량이 많고 플레이어의 길을 막는 경쟁자의 수도 많기 때문에 그 사이를 뚫고 나가는 손 맛이 좀 더 별나졌다는 정도다.

머신과의 1:1대결을 보고 있자면 건방지게 플레이어를
기다려줬던 릿지 1의 바퀴벌레가 떠오른다
|

릿지 레이서 시르즈에서 시스템적인 완성을
보여주었던 R4
---|---

상대를 추월하는 재미를 각별하게 한 것도 R4에서 시작된 재미다
그렇다면 릿지 6는 약점이 없는 완벽체인가!
릿지 레이서 6는 아케이드의 속도감에다 드리프트를 이용한 손 맛, 그리고 시뮬레이션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코스를 파악하고 생각하게 하는
재미까지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일견하기에는 나무랄 곳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이번 릿지 레이서 6가 6번째라는 꼬리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불만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 재미가 이전 작품들과 그다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쓰게 이야기 하자면
게임성은 그대로 둔 채 껍질만 바뀌어 차기작을 내놓는 성의 없는 게임의 표본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슬슬 릿지 레이서
시리즈가 내놓는 재미가 퇴색하고 식상해지고 있다고나 할까? 처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지고 있는 재미가 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릿지
레이서가 아케이드 게임이기 때문이다. 속도감과 끊임없이 호쾌하게 달린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만들어낸 독특한
게임성이 바로 릿지 레이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걸림돌이라는 얘기다. 릿지 레이서 같은 아케이드의 경우는 그만의 독특한 게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게임의 모든 것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것이 보통이다. 현실과는 동떨어졌지만 릿지 레이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재미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게임성에 다른 것을 더하고 빼기가 무척 어렵다. 자칫하면 일구어놓았던 게임성 자체가 망가지는 것은 물론 더 이상 릿지 레이서가 아니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케이드는 실제의 그것을 추구하는 시뮬레이션처럼 보고 따라할 수 있는 실제라는 모델도 없다. 새로운 재미와
기존의 재미의 조율을 생각하기 전에 어떤 재미를 첨가할지를 생각해낸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릿지 레이서 시리즈는 대대로 재미있을 만한
것을 모두 모아 놓는 일종의 종합선물 세트 같은 게임성을 가지게 되었다. 게임성 자체를 손대기가 어려우니 게임성을 부각 시켜줄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게임 속에 집어 넣기를 원하는 욕심꾸러기 같이 게임이 되어버렸다는 얘기다.

릿지 레이서 6만을 놓고 보면 흠잡을 때 없는 게임성
|

그러나 시리즈를 놓고 보면 게임성에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 단점
---|---

많은 것을 포기하고 만들어낸 독특한 게임성이 그 이유일 것이다
릿지의 변화 중에 핵심 니트로 시스템. 그 재미는?
덕분에 시리즈를 거듭해도 가능한 한 게임의 핵심적인 게임성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릿지 레이서 시리즈의 전통이라면 전통이 되었다.
초기작에 익숙하다면 무리 없이 최신 시리즈를 주무를 수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러나 이번 릿지 레이서 6는 크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게임성에 변화가 생겼다. 니트로라는 터보기능을 삽입한 것인데 이것은 생각보다 다양한 주행을 가능하게 해줬다. 물론 외전 격이었던
PSP버전에서부터 채용된 시스템을 발전시킨 것에 불과한 지라 새로운 맛은 덜하지만 말이다.
릿지 레이서 6가 자랑하는 니트로 시스템은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간단한 내용이다. 드리프트를 할 때 마다 얻을 수 있는 니트로 게이지를 일정
이상 모아서 사용하면 마치 터보의 그것처럼 일정 시간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개념이다. 때문에 카트라이더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곤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랄까? 전작에 비해 달라진 면도 있다. 3칸으로 이루어진 니트로 게이지를 한꺼번에 모두 쓸 수도 두 개씩
혹은 하나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한 개보다는 두 개를 두 개 보다는 세 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오랜 시간 높은 속도를 보장
받을 수 있다. 이런 니트로 시스템은 역시 일발역전의 디딤돌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대보다 뒤처져 있어 불리한 상황이지만 비겁할
정도로 빨리 내달려 추월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 물론 차체가 빨라진 만큼 조작 또한 힘들어진다. 니트로를 한꺼번에 3개를 사용했을 때는
마치 신의 영역에 잘못 발을 디딘 섣부른 애송이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드리프트는 커녕 달린다는 그 자체가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덕분에
어처구니없는 충돌로 모처럼 얻은 속도를 낭비하기도 하지만 자신도 믿을 수 없는 멋들어진 컨트롤에 가슴 쓸어내리는 스릴을 맛보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니트로 시스템은 게이머에게 생각하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코스의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어렵게 얻은 니트로게이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것인지 고민하는 재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얘기다. 생각 없이 무턱대고 사용해서 낭패를 당하기보다는 코스와 상황을 읽고 사용하는
것이 보다 좋은 효과를 낸다. 어려운 턴이 난무하는 코스에서 니트로를 사용해 차체를 벽에 갈아 버리는 것보다는 직선 코스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처럼 말이다.
니트로 게이지는 쓰는 것만큼 그것을 모으는 것도 재미를 불러온다. 가능한 높은 속도로 드리프트를 해야 많은 니트로게이지를 얻을 수 있다는
설정 덕분이다. 속도를 빼앗아 먹는 불필요한 드리프트를 피하기 위해 코스를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니트로로 얻은 가속도를
발판으로 삼아 드리프트를 하면 더욱 많은 니트로 게이지를 얻을 수 있다는 설정도 게임의 재미에 한 몫 한다. "얼티메이트 차지"라고 하는
기술인데 니트로가 끝나갈 무렵 그 탄성으로 드리프트를 하면 니트로 게이지가 더 많이 찬다는 개념이다. 그래서 릿지 레이서 6 최고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드리프트를 더욱 스릴 있게 꾸며준다. 이런 니트로 시스템은 싱글 플레이뿐만 아니라 Live를 활용한 멀티 플레이에서 빛을
발한다. 여간해서는 아케이드에서 얻기 힘든 생각하는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하수와 고수의 차이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니트로 게이지는 한 개만을 사용해도 충분히 효과 만점
|

3개를 한꺼번에 사용하면 신의 영역을
시험해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
콘솔이라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늘린 것이 특징
릿지 레이서 6의 가장 큰 변화를 살펴보면 플레이시간이 대폭 늘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느긋하고 오래 즐길 수 있다는 콘솔 게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대목인데 엄청나다 싶을 정도로 클리어해야 할 스테이지의 수를 늘려 놓았다. 게임모드 중의 하나인 월드 익스플로러의
경우에는 스테이지의 수가 200이 넘어 코스를 거꾸로 도는 역주 모드를 포함해 고작 8개의 스테이지를 가지고 있던 릿지 레이서 1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스테이지의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14대의 차량과 최고 속도를 겨루기도 하고 3대의 차량과 레이싱을 펼치기도 한다.
드리프트를 성공하면 터보를 쓸 수 있는 니트로 게이지를 모을 수 있거나 그렇지 않거나 등의 제약을 두는 스테이지도 존재한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1 배틀이다. 게이머의 차량보다 성능이 좋은 탓에 괴물처럼 보이는 차량과 1:1 대결을 벌이는 게 그 내용이다.
놈들과의 대결은 추월하는 것도 재미지만 선두를 지키는 맛도 그만이다. 기본적인 성능이 게이머보다 뛰어나서 조금만 실수를 해도 선두자리를
빼앗기기 쉬워서다. 덕분에 다인 배틀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백미러를 보며 자리싸움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게 되었다. 물론 이런 것들 역시
기존에 있던 것을 부각 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게임 후반부에 강조되어 있는 1:1 배틀 조차 릿지 레이서 1에서부터 있던 바퀴벌레와의
대전을 좀 더 세련되게 표현한 것이 불과하기 때문에 식상하고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릿지 레이서 6만을 놓고 본다면 충분히
패드를 잡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의 재미는 선사한다. 수많은 스테이지들 역시 한꺼번에 클리어 하자고 마음 먹으면 지겹게 보이기도 하지만
마치 온라인 게임을 즐기듯이 천천히 플레이하면 의외로 씹는 맛을 주기도 한다.

게임 모드를 세분화해서 할 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여전하다
|

특히 World Xploere모드의 스테이지 수는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
다른 추가요소들은 없는 것인가?
그밖에도 남코라는 이름에 걸맞게 게임에 더해지고 붙여진 것이 많다. 게이머는 항상 새롭고 신선한 것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모를 제작사가
아니니 말이다. 많은 차량을 게임에 더한 것이나 드리프트의 스타일을 3가지로 구분해서 놓은 것들 역시 이런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새로
추가한 대부분의 요소들은 게이머가 생각하는 새롭고 신선함에 부흥하기에는 너무 보잘것없는 모습이었다. 게임성 자체를 주물러 다른 재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재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끼워 넣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릿지 레이서 6에서 첨가된 요소들 역시 있다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데다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맛을 꺼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래서 릿지 레이서 6의 평가 역시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정통 후속작이라기 보다는 총집편이나 외전이라는 이름이 어울리게 되었다. 과거의 게임성을 이어 붙여 지닌바 게임성을
부각시키는 것만 유독 눈에 들어오는 탓이다.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차량들은 마치 대전게임에서
전작과의 차이점을 내세우기 위해 억지로 캐릭터를
추가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그렇지만 묘하게 모으는 맛을 자극하는 것도 사실이다
---|---

손맛을 강조하기 드리프트 타입을 나누어 놓은 것은 전작들과 비교해도 별반 다른 점이 없다
홀로서기에는 명작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만...
릿지 레이서 6는 독특한 속도감과 멋진 드리프트로 단순히 재미있다는 말로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의 게임이다. 게다가 아케이드 레이싱임에도
불구하고 콘솔이라는 장점을 잘살려 끊임없이 게이머에게 할 것을 제공한다는 것도 게이머를 흡족하게 만드는 대목일 것이다. 물론 신선함과는
거리가 먼데다가 때로는 억지로 스테이지 수를 잡어 늘려놓은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허나 Live를 활용한 온라인 대전이 이런 약점 정도는
극복할 만한 충분한 재미를 준다. 그래서 릿지 레이서 6 하나만을 놓고 평가를 하자면 현실성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묶고 있는 기존과는 달리
몰고 달린다는 자체로 재미를 보여준 게임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릿지 레이서 6이 두 번째도 그렇다고 세 번째도 아닌 여섯 번째
작품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불만이 생겨 버린다. 이것저것 추가되었다고는 하지만 레이싱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달리는 게임성이 처음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껍데기만 다를 뿐 차기작이라는 이름을 무참하게 밟아 버릴 정도로 천편일률적인 재미들이었다는 얘기다. 화면 변화로 비슷한 재미라는
한계를 극복하려 했던 제작사의 재치도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새로운 콘솔의 등장과 그 능력에 편승해서 보여준 매력적인 화면들로도
단점들을 가리는 것도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저것 추가한 것 많은 릿지 레이서 6이지만 그것들이 빛을 발하기 보다는 욕심
때문에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덕지덕지 붙여놓은 누더기로 보이기도 한다. 전작의 명성을 바탕으로 삼아 화면을 바꾸고 약간의 시스템적인 변화를
더해서 남발하는 최근의 게임들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덕분인지 릿지 레이서 6는 가진바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찬밥신세였다. 북미 쪽은 물론이고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쪽에서도 그 반응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주구장창 울려먹는 게임성 때문에 릿지 레이서라는 이름에 추억을 가지는 게이머에게 실망감을 주는데다 아케이드 레이싱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새로운 게이머에게도 외면을 받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망과 선입관을 뛰어넘는다면 패드를 잡는 순간부터
모니터를 바라보는 눈이 아플 정도로 달린다는 쾌감을 전해줄 수 있는 게임이 바로 릿지 레이서 6일 것이다. 투자한 시간만큼 얻는 재미도
비례한다는 레이싱 시뮬레이션과는 전혀 다른 재미를 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