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교육효과 이미 입증됐다

게임이 아이들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게임을 교육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놀면서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이들 입장에서, 또 억지로라도 공부를 시켜야 하는 부모들 입장에서도 무척 매력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 중독 같은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해 게임을 무조건 금지시키는 부모들도 많이 있지만 이미 에듀테인먼트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관련 산업이 활성화 될 정도로 게임을 이용한 교육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단적으로 해외의 사례를 보면 잘 알려진 도시 건설 게임 '심시티'는 미국의 10만개 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됐으며, 지난 10월 영국의 리서치 단체 퓨처랩(Futurelab)은 영국에 살고 있는 초, 중학교의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심즈2' '롤러코스터 타이쿤3' 등의 타이틀을 이용해 1년간 조사한 결과, 상업용 게임도 학교 교육에 활용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다만 해외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온라인 게임 강국답게 패키지 게임보다 온라인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

조이온에서 서비스 중인 경제 온라인 게임 '거상'은 2003년 중앙대 '비즈니스 컨텐츠 전략론' 수업에, 엔도어즈에서 만든 경제 온라인 게임 '군주'는 2006년에 중앙대학교 "경영전략론"과 "기술경영론" 수업 교재로 사용됐다.

2003년부터 '거상' '군주'를 통해 꾸준하게 온라인 게임의 교육 효과를 연구해온 중앙대 게임콘텐츠연구센터 위정현 교수는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은 현실과 똑같은 상황을 연출할 수 있어 교육 효과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위교수가 교육 도구로 온라인 게임을 주목하게 된 것은 온라인 게임이 가진 커뮤니티성 때문. 패키지 게임은 인공지능을 상대하기 때문에 몇 번 반복하면 패턴을 알아버리게 되지만 온라인 게임은 다른 사람을 상대하기 때문에 현실과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며, 예측하지 못한 다양한 상황을 학습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위교수는 "2005년도 서정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군주'로 경제교육을 실시한 결과 아이들의 경제에 대한 관심과 경제 교육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며 "중앙대학교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을 이용한 경제 교육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교장부터 일선 교사들까지 대부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특정 게임의 홍보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 같은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위교수가 선택한 방법은 수업을 위한 단독 서버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단독 서버 운영은 외부 환경에 의한 영향을 없애 순수한 수업 효과를 측정할 수 있게 해줬고, 레벨업을 위한 무의미한 몬스터 사냥과 무리한 게임 플레이 등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도 모두 제거해줬다.

이처럼 단독 서버를 통해 수업을 진행한 결과 아이들은 이론으로만 배우던 경제 현상들을 온라인 상에서 똑같이 경험할 수 있었다. 결국 가장 강하게 반대하던 교장선생님도 인플레이션의 개념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아이들을 보고 예찬론자로 변했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는 대학생들도 마찬가지. 중앙대 경영전략론 수업에서 3~4명씩 팀을 짜서 다른 팀과 경쟁을 시키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자 수업 전에는 온라인 게임을 통한 교육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학생들이 전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실제 수업에 참가한 4학년 양원모 학생은 "군주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게임이다"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위교수의 다음 목표는 온라인 게임을 통한 교육을 전세계로 확대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그리 발전하지 않아 온라인 게임을 통한 교육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으로 인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동경대에서 대항해시대 온라인으로 역사 교육을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게임 중독 문제가 심각한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여 위교수가 직접 현지를 방문해 강연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경제에만 한정돼 있는 영역을 향후 지리, 역사, 언어 등으로 확대하고, 대상 학년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 교육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게임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교육 게임에 대한 부모들의 열망과 위교수팀의 노력이 계속된다면 온라인 게임을 이용한 교육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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