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콘솔 전쟁' (1부) Xbox360은 이미 시작했다

지난 2006년2월24일 발매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차세대 게임기 Xbox360이 국내에 발매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판매된 차세대 게임기답게 게이머들의 기대는 상당했으며, 발매 당일 Xbox360을 구매하기 위해 긴 행렬이 생기는 장면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PS2와 PSP로 대변되던 국내 콘솔 시장에 오랜만에 분 색다르고 거대한 바람이었다.

이후 Xbox360은 순항을 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1년 정도의 시간으로 어느 정도 안정화에 접어들 수 있게 됐다. '기어즈 오브 워' '데드 오어 얼라이브 4' '나인티 나인 나이츠' '로스트 플래닛' 등 대작들이 한글화로 등장해 게이머들을 만족시켰으며 약 60여 편의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출시돼 초반 말이 많았던 장르 편중화 문제도 해결했다. 타이틀 가격도 안정적인 상태이며, 보급률도 나쁘지는 않다. 그리고 본체는 연내 국내 시장 10만대 보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이미 PS2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때 힘들게 들어온 Xbox의 상황과는 사뭇 다름 모습이다. 그러나 이제 차세대 게임기로써 독주를 해 왔던 Xbox360도 긴장해야 할 시기가 왔다. PS3와 Wii가 북미와 일본 시장의 발매가 시작되면서 다시 한 번 콘솔 게임기 시장의 삼국지가 시작되려고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국내에 이 3개의 차세대 게임기가 모두 등장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국내 시장에 안착한 Xbox360의 독주를 PS3이 따라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게임큐브의 실패를 넘은 Wii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동아는 각 게임기들의 해외 시장 발매와 기존의 사례들을 정리해 각 게임기의 현재와 미래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 정식 발매 이후 1년, Xbox360은 어디까지 걸어왔나?

Xbox360 발매 시 MS가 발표한 정책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글화 타이틀 80% 이상, 45,000원 대의 타이틀 가격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던 한국MS는 그때의 약속을 잘 지킨 것일까?. 먼저 출시된 타이틀의 80%는 한글화 하겠다는 약속은 일단 절반 정도는 지켰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는 타이틀 한글화 수준은 약 30~40% 대부분의 타이틀의 한글화 하지 못한 MS의 Xbox 시절에 비한다면 많이 나아진 상황이라 어느정도는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격 역시 처음에 발표한 가격에서 그리 차이가 나고 있지 않고 있어 어느 정도 약속은 지켰다고 하겠다.

이런 정책 때문일지는 몰라도 Xbox360과 타이틀은 국내 발매 이후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향후 차세대 콘솔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초반 Xbox360에 등장한 게임들에 비해 지금 나온 게임들은 게임기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살린 타이틀이 많으며, 스포츠와 레이싱 등 몇 가지 장르로 가득했던 장르도 대전, 슈팅, 액션, 롤플레잉, FPS, 어드벤처 등 거의 모든 장르로 채워졌다.


이런 Xbox360의 반등세에는 대작 '기어즈 오브 워'와 '로스트 플래닛'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2' '나인티 나인 나이츠' 등의 소위 말하는 재미있는 대작의 영향이 크다. '기어즈 오브 워'는 Xbox360의 그래픽과 게임성 논쟁의 종지부를 찍은 타이틀로 국내 약 3만장 이상이 팔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MS의 정식 발표는 없었으나 총판 판매량 등을 종합했을 때 수치다) 눈을 의심하게 하는 그래픽과 뛰어난 게임성, Xbox360으로만 발매하는 점 때문에 이 게임은 국내 Xbox360에 판매량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이미지 개선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준 것으로 본다. 또한 국내 배우인 이병헌이 등장한 캡콤의 액션 게임 '로스트 플래닛'과 환상적인 해변과 몸매를 보여준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2'도 이런 상승세에 밑바탕인 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특히 국내 개발사 판타그램에서 출시한 '나인티 나인 나이츠'는 초반 타이틀 고갈에 허덕이던 Xbox360을 살려준 게임으로 국산 게임이라는 점과 퍼스트라인업 부족, Xbox360 이미지 개선 등 모든 곳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안정적인 Xbox Live 서비스와 꾸준한 다운로드 콘텐츠와 업데이트는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데 큰부분을 차지했다. Xbox Live 서비스는 전 기종인 Xbox 보다 월등히 향상된 모습을 선보였으며, 랙이 거의 없는 쾌적한 플레이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또한 출시된 게임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 추가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했으며, Xbox360 업데이트를 통해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최근에는 소니의 블루레이를 견제하기 위한 HD DVD를 19만 원 대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면서 모든 대비를 마친 상태다. 한국MS의 입장에서는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 한숨 돌렸다고 볼 수 있다.

* PS3과 Wii의 침공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미 전 세계 천만대 돌파를 한 Xbox360은 PS3과 Wii에 대한 견제를 마친 상태라고 볼 수 있지만 시장에 먼저 진출했다고 해서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미 Wii는 판매 몇 개월 만에 600만대의 판매고를 올려 Xbox360의 판매량의 절반을 훌쩍 넘겨버린 상태이며, 소니 역시 출시 지역을 늘리며 점차 보급 수요를 증가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MS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먼저 2007년 MS의 Xbox360 라인업에는 그동안 PS3 독점 게임들이 대거 투입된 상태. 독점이 예상됐던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 5'와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 4' 등이 Xbox360으로 출시를 확정하게 된 것과 PS3의 많은 타이틀이 Xbox360으로 출시될 수 있다는 점 역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중에서 '데빌 메이 크라이 4'의 경우는 Xbox360용 '데드라이징' '로스트플래닛'의 판매량이 호조를 보인 점 때문에 캡콤이 멀티 플랫폼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 5'의 판매량 부진과 PS3의 일본 시장 분위기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 또한 '아머드 코어 4'나 최근 출시가 확정된 '에이스 컴뱃' 최신작 역시 Xbox360 라인업 강화에 한몫하고 있어 아시아 권 시장 장악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시장 상황은 국내도 마찬가지. 한국MS는 '기어즈 오브 워'의 성공적인 데뷔로 반등세에 돌아선 국내 시장에 대작 타이틀로 확고하게 다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먼저 '블루드래곤'의 한글판 발매와 'N3'로 차세대 게임기에서 그 능력을 보여준 판타그램의 신작 '서클 오브 둠' 등도 곧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RTS 게임 '커맨드앤컨커 3'도 Xbox360 추가 기능을 포함해 발매될 예정이다.

또한 항간에 돌고 있는 Xbox360 가격인하와 한정판 Xbox360 엘리트에 대한 기대도 크다. Xbox360 가격 인하는 MS측에서 발표한 정보는 없지만 PS3 정식 발매에 맞춰 가격 인하를 시도해 국내 정식 발매되는 PS3을 압박할 공산이 크며, 외장과 주변기기 모두를 블랙으로 꾸민 한정판 Xbox360 엘리트를 출시해 새로운 반향을 일으킬 예정이다. 이 외에도 다수의 대작 타이틀이 한글화로 출시될 예정이며, Xbox360 전용 독점 타이틀 추가, PC 및 아이팟, 게임용 주변기기, HD DVD 등 호환성을 높여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는 의지를 세우고 있다.


* 하지만 꼭 이기리라는 법도 없다

약 1년 정도 먼저 시작한 Xbox360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건 확실하지만 꼭 승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많은 외신들과 외국 웹진에서도 Xbox360의 여러 가지 약점을 지적하며 더 많은 준비와 시장 확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에서 가장 크게 지적된 문제는 바로 아시아 시장 성공 여부다.

MS의 야심찬 계획이었던 Xbox가 단순히 무겁기만 하다는 이유로 일본에서 실패한 건 아닐 것이다. '데드 오어 얼라이브' 시리즈로 유명한 테크모를 전면에 내세우고 '헤일로' 등 대작들을 연이어 출시했지만 그 결과는 대참패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외국 게임기이면서 미국과 유럽에 집중된 소프트들만이 주로 발매되었다는 점. 일본 웹진이나 유명 게임 잡지들은 Xbox가 크고 무겁고, 일본인들이 좋아할만한 게임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Xbox의 문제점으로 지적했고, 미국과 유럽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취향의 게임들이 주로 발매됐다. 따라서 일본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형편없었고 이런 기운은 일본 개발사들이 Xbox 게임 출시를 거부했던 주요 이유가 됐다. 물론 Xbox360의 일본 시장 시작은 Xbox보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발매 된지 1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고작 20만 대의 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 중인 일본과 연내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국내 시장 상황은 북미나 유럽 시장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Xbox360의 대 아시아 시장 공략은 아직도 먼 길처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신작 라인업이 다양한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북미 게임 위주로 짜여 있는 점도 Xbox360의 향후 아시아 시장 공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예전보다 동양적인 게임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FPS 게임만을 위한 게임기'라는 말이 게이머들 사이에 공공연히 떠도는 만큼 아직까지 차세대 게임기의 우승자라고 속단하기 이른 것 같다.


* PS3이 오기 전까지 확실한 자리매김이 필요하다

최근 PS3 게임들이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서 PS3의 국내 발매일 및 가격이 다시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덕분에 차세대 게임기 Xbox360과 PS3에 대한 논쟁도 커뮤니티 사이트의 단골 소재가 됐다. 2007년 상반기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PS3이 국내에 발매되는 건 이제 시간문제만 남은 상태. 과연 Xbox360은 소니 제국의 야심찬 괴물 PS3을 상대로 얼마나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어떤 모습을 보여 한국 시장의 차세대 게임기 전쟁의 승전보를 울릴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Xbox360, PS3, Wii, 차세대 게임기 삼국지의 본격적인 서막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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