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대작들, '명예 회복' 할 수 있을까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핵심이라 평가받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시장이 점차 그 위세를 잃어가고 있다. 아직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와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변치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지만 현재 온라인 게임 순위를 살펴보면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 롤플레잉 온라인 이외의 장르가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이런 상황이 연출된 가장 큰 원인은 2005년 빅3라 불리며 동시에 등장했던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 'SUN'이 기대만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몰락했기 때문. 또한 '라그나로크2' '프리스톤테일2' 등 2007년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시장을 부활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상반기 대작 게임들이 고전하면서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의 침체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물론, '헬게이트:런던' '아이온' '아니마' 등의 새로운 대작 타이틀이 연이어 공개되고 있지만 아직 준비가 필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상반기 대작 타이틀의 부활 여부가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시장 활성화에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007년 상반기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라그나로크 온라인2'(이하 '라그2')의 부진이라고 할 수 있다.


'라그2'는 전세계 62개국 진출, 세계 누적 회원수 4000만명을 기록한 '라그나로크'의 후속작답게 개발 당시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오픈 베타 테스트 초기부터 서버불안과 버그, 콘텐츠 부족 등으로 인해 게이머들의 혹독한 비평을 받았다.

전세계 8개국에 총 5,720만 달러 규모로 수출되는 등 외형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둔 상태이지만, 3000여명 정도까지 떨어진 동시접속자수는 이 게임의 상용화 서비스 가능 여부에 의문부호를 달게 만들기 충분하다.

때문에 그라비티에서는 지난 7월 10일 아이템 능력치와 퀘스트를 초기화 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21일 롯데월드에서 개최된 '그라비티 페스티벌2007' 행사에 향후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에는 '라그2'의 핵심 콘텐츠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추가되며, 부족했던 커뮤니티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그라비티는 국내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해외 서비스 일정을 미룰 정도로 국내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예당온라인의 '프리스톤테일2'도 기대에 못미치는 타이틀이다. 예당온라인이 100억을 들여 만든 이 게임은 '라그2'와 더불어 전작의 열풍을 이어갈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요즘은 기대에 못미친 게임성으로 인해 후속작 징크스 관련 기사에 더 많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프리스톤테일2'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빈약한 타격감과 대작 게임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불안한 서버.

또한, 지난 2월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이후 4개월이 지난 6월에야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정도로 더딘 서비스 일정도 '프리스톤테일2'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계획대로라면 올 하반기에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현재 공개된 콘텐츠 양을 볼 때 오픈 베타 테스트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준까지 게임을 완성시키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 1차때 지적되던 문제점을 많이 개선한 것. 아직 스킬 시스템과 서버 안정성은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지만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 때보다는 게이머들의 만족도가 올라간 상태이기 때문에 3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는 더욱 좋은 모습으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액토즈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게임 '라제스카'는 조금 더 지나면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위기에 처해 있다.

육, 해, 공을 모두 아우르는 독창적인 시스템으로 이슈를 모은 이 게임은 작년 말 4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마친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 당초 예상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내에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어야 하지만 지금은 올해 내에 등장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액토즈측은 최근 등장한 게임들이 초반에 콘텐츠 부족 현상으로 고생하는 것을 거울삼아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완성도를 최대한 높인 상태로 출시할 예정. 당초 예상보다 일정이 많이 늦춰지긴 했지만 게임이 나오면 왜 액토즈가 대작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는지 유감없이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특히, 그동안은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육, 해, 공 시스템의 기술 구현에 초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육, 해, 공 시스템을 다듬고,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이 갖춰야 하는 기본 완성도 측면을 강화해 바로 상용화 서비스에 돌입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 게임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엄청난 팬 층과 잠재력을 보유한 게임들이니만큼 다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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