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다양화, 게임방송 '변신은 내 운명'
온게임넷과 MBC게임 양대 방송사가 이끌어오던 국내 게임방송 업계가 IPTV, DMB, UCC 등 다른 매체의 참여로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2000년에 온게임넷이 생겨나고 이후 MBC게임, 게임TV 등의 등장으로 게임방송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를 맞았지만 이들 케이블 방송들이 최근 DMB, UCC 등 다양한 미디어와 인터넷 방송의 탄생으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의 참여로 인해 게임 방송 산업이 재개편되고 있는 것이다.
* 기존 케이블 게임 방송이 다른 미디어 속으로 - 곰TV, 포털 중계, DMB 등
현재 e스포츠를 포함한 게임 방송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또 최근의 사람들은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고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소비하는데 거부감이 없다. 이렇게 인터넷 방송 쪽으로 게이머들이 시선을 돌아가면서 온게임넷이나 MBC게임을 포함해서 기존 방송의 문제 중 하나였던 '시간의 제약'이 사라졌다. 정해진 시간에 TV를 켜지 않으면 볼 수 없었던 게임 방송이 각종 인터넷 방송 서비스와 제휴하면서 '애니타임, 애니웨어' 게임 방송 시청이 가능해진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게임 방송의 인기는 굉장하다. CJ미디어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e스포츠 대회 '슈퍼파이트'의 경우 곰TV 중계에 접속자가 최대 100만 명까지 몰렸다. 또한 유력 e스포츠 콘텐츠인 온게임넷-MBC게임 '스타크' 리그의 경우 다음과 곰TV가 나란히 하나씩 계약을 통해 인터넷 실시간 중계를 담당하고 있다. 또 국내 최대의 e스포츠 콘텐츠인 '스타크' 프로리그의 경우 네이버, 다음 등 각종 포털에서 실시간 중계를 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상파 및 공중파 DMB 등도 앞다투어 온게임넷과 MBC게임 콘텐츠를 유치하고 있으며 최근 아이팟, D2 등 PMP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게임방송들을 다운로드 받아 길거리에서 즐기고 있다.
이렇게 e스포츠 및 게임 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이 기존 케이블방송에서 인터넷 등 다른 미디어로 이동하면서 '이를 어떻게 수익적으로 이끌어내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나 이동하는 지'가 관련 업계 최대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 케이블 방송사 콘텐츠를 벗어난 제작 콘텐츠 등장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은 단순히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콘텐츠를 다른 매체에 전달해 볼 수 있도록 확대-재생산하는 단계를 벗어나 누구나 창작 방송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게이머들을 상대로 한 게임 방송도 본격적인 UCC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창작 게임 방송은 기존의 게임방송이 '프로선수'들 위주로 즐기는 관람형 콘텐츠였다는 것에 반해 철저히 아마추어 중심의 참여형 콘텐츠로 만들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게임만 하고 프로선수들의 게임 중계 방송을 보며 즐겼다면, 이제는 자신들이 게임 대회를 만들고 직접 방송 중계까지 나서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지원자를 받아 대결하는 식으로 구성된다.
실제로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에서 창작 방송 중 게임방송이 차지하는 비율이 60%에 달하며,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도 '미디어 팟'이라는 고화질 방송 채널을 통해 강력하게 게임 콘텐츠를 주도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또 곰TV 전체 인기 프로그램 순위의 절반 이상이 게임 관련 콘텐츠이며 곰TV의 게임 동영상 조회수가 하루 450만 건에 이르는 것도 게임 창작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도래했음을 증명하는 자료다. 아마추어 '스타크' 방송을 하는 'YMBC' 방송국의 경우 최대 동시접속자가 1,000명이 넘으며, '바바라스타TV' 방송국도 '스타크' 클랜 대항전을 꾸준히 진행해 지난 3월 진행한 제2회 e-F1 클랜 최강전에서는 약 6만 5천 명의 시청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외에도 이들 인터넷 방송은 '스타크래프트' 뿐만 아니라 '워크래프트3'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의 콘텐츠에도 중점을 두어 방송사들이 잡지 못한 마니아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워크래프트' 전문 방송국 '나이스겜티비'는 수시로 클랜 대항전과 자체 리그전을 기획,진행하고 있으며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경우도 '프로젝트kr' 등 특정 클랜의 경기가 시작되면 동시 접속자가 500명이 넘는 등 '잠재적' 인기 콘텐츠들이 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 게임 방송, '변화는 내 운명'
다양한 미디어의 참여, 인터넷 방송의 발전으로 게임 방송은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온게임넷이나 MBC게임 등 케이블 방송사들이 인터넷 방송들을 무시해도 될 수준이었지만 최근의 경우 인터넷 게임 방송국 '노는대학TV'가 누적 시청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케이블 방송 체계가 인터넷 방송의 출현으로 지위가 흔들림에 따라 이들 케이블 방송사들이 포털 등과 더욱 견고한 협력 체계를 가져야 하는 한 편 더욱 프로페셔널하고 가공된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게임 방송은 케이블 방송이 '프로'를 표방하고 인터넷 방송이 '아마추어'를 표방하는 등 양분된 상태이지만 UCC 시대가 끝나고 PCC(프로페셔널 제작 콘텐츠) 시대가 온다면 이러한 경계도 허물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케이블 방송사들은 기존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한편 인터넷 방송들이 해낼 수 없는 규모의 방송 콘텐츠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더욱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