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음악의 향연이 시작된다, 루미네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필자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PSP를 보며 뱉어내는 감탄사를 종종 들었다. 미려한 외관, 큰 액정, 그리고 강력한 성능.. PSP는 어떤 면에선 가장 21세기를 잘 상징하는 기기이고, 또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했던 닌텐도 라인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게임기다.
그런 PSP로 등장한 이슈의 두 타이틀, 그것은 '릿지레이서'와 '모골'이었다. 이 두 게임은 PSP 초창기에 등장해 그래픽적으로나 완성도 면으로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고, 그를 통해 게이머들 사이에 깊은 각인을 새겼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더도 덜도 아닌 가정용 게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서서히 한계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이머들은 PSP만의 독창적인 소프트를 요구하고 나섰는데, 그 독창성이란 최소한 PS2의 범주 아래에 없는, 예를 들어 '휴대용'이기 때문에 가능한 무언가, 혹은 PSP만의 무언가였기 때문에 소니를 비롯한 PSP들의 서드파티들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PSP가 발매되고도 꽤나 시간이 흘렀고.. 이러한 게이머들의 욕구를 단편적으로나마 충족시켜주는 게임들이 속속 발매되기 시작했는데, 이제부터 소개하는 '루미네스'도 바로 그런 게임 중 하나다.

'루미네스'.
아마 퍼즐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빛과 소리의 환상적 퍼즐게임'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그 게임, 이 게임이 PSP로 발매된 것은 어떤 의미일까. '루미네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게이머의 귀와 마음을 꿰뚫는다 - 루미네스의 음악
음악적으로 분류해보면, '루미네스'는 최근 일본 및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바 있는 몬도 그로소라는 원맨 그룹 그룹이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본 내에서는 화제가 된 바 있다(국내에서는 조금 낯설지도
모르지만...).
처음 게임을 켜고 챌린지 모드를 시작하면 나오는 첫 곡이 바로 몬도 그로소의 '샤이닝'이란 곡인데(게임을 시작하고 아무 생각 없이 누르면 시작되는 순서이기도 하다),이곡은 국내에서도 클래지 콰이 등의 뮤지션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애시드 재즈(애시드 재즈 : 재즈를 기본으로 펑크 및 힙합, 일렉트로니카, 락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버무려진 일종의 복합 음악 장르)장르의 곡으로 댄스비트와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음악이 일품이다.
약간의 음악적인 용어를 곁들여 봤는데, 혹시나 애시드 재즈니 샤이닝이니 구별하기 어렵다면 그냥 간단하게 요즘 젊은이들의 분위기에 적합한 음악이 나온다고만 기억해두자(본 리뷰를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 것.)
기본적으로 이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다보면 댄스비트를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 일렉트로니카(전자음악을 주로 쓰는 장르)계열의 음악들로 가득 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루미네스'에는 현재 필자가 챌린지 모드만을 통해 얻어낸 25곡을 포함해, 총 40곡 이상의 곡들이 수록돼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컴필레이션 앨범(컴필레이션 앨범:특정한 주제로 음악을 모은 모음곡집)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음악 자체만으로도 게이머의 몸을 들썩들썩 움직이게 만들거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얻을 정도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혹 음악을 좋아하는 게이머라거나 조금이나마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이 게임을 구입 1순위에 올려놓기 바란다.
푸른빛의 신선함이 가득하다- 루미네스의 영상
흔히 게이머들은 '퍼즐 게임이 영상이 뛰어나봤자 얼마나 뛰어나겠어?' 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필자도 이 게임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블록이 소거될 때 빛이나 번쩍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영상은 무언가 다르다. 푸른 빛 바탕에 한없는 신선함이
묻어 나오며, 흡사 남극의 지하 1000미터 아래에 있는 천연 얼음의 투명함을 느끼게 해 준다. 게다가 이런 영상은 앞서 설명한 음악과 함께
한없이 조화를 이뤄, 그 모습은 처음 접하는 게이머마저 전혀 어색함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스킨'이라는 이름으로 스테이지를 구분한다. 챌린지 모드에서는 곡을 완수하면 다음 곡으로 차근차근 스테이지가 바뀌지만, 챌린지 모드에서 이렇게 한곡 한곡 얻어낸 곡들을 '스킨'이란 개념으로 싱글플레이 모드에서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각 곡마다 바탕화면과 함께 블록의 색상까지도 바뀌게 되는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흡사 미디어 플레이어의 스킨을 변화시키는 점과 흡사하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이러한 스킨들은 때로는 뮤직비디오처럼, 때로는 음악 분위기를 적절히 반영한 이미지들이 삽입돼 단순한 퍼즐 게임을 돋보이도록 만든다.)

물론 기본적으로 퍼즐이 연쇄되며 없어지는 효과라던지 각 음악에 맞춰 퍼즐 색상이 변화된다던지 하는 부분은 음악의 분위기를 게이머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의미와 함께 게임을 보는 재미를 높이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각 곡마다 바뀌는 바탕화면 및 비주얼과 함께 얼음처럼 영롱한 효과음은 일품이며, 이 효과음들이 각 블록들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없어지는 효과들이 어우러져 게임의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도움을 준다. 흡사 게이머들의 눈길 잠시도 땔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게임성
'루미네스'는 분명 게임 타이틀이다. 그것도 가장 간단한 퍼즐 장르의 게임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 게임은 퍼즐이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고 생각이 든다. 이 게임의 개발자 '미즈구치 테츠야'는 리듬 액션 게임 '스페이스 채널 5', 슈팅 게임 '레즈' 등에서 음악과
게임을 접목시키는 다양한 시도를 해본바 있다. 이 개발자의 리듬과 게임의 접목이 가장 잘 살아있는 게임이 필자 개인적으로는 '루미네스'인
듯하다.
'루미네스'의 퍼즐 방식의 기본은 정사각형으로 이뤄진 블록을 쌓아 사각형을 만들면 없어진다는 개념이다. 여기에 정사각형으로 이뤄진 기본 블록이 2종의 색상으로 이뤄져 있어 같은 색상을 맞춘 블록이 소거된다는 룰을 두었다. 이 개념까지만 있다면 굉장히 쉬운 게임일 것이다.

하지만 음악게임인 만큼 리듬을 생각해가며 플레이한다는 점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맞추면 바로 블록이 없어지는 일반적인 게임과는 다르다)음악의 박자에 맞춰 좌에서 우로 이동하는 바가 지나친 블록만이 소거된다는 것이 다른 게임과는 차별성을 주는 것으로 만약 게이머가 엇박자로 블록을 맞춘다면 반만 없어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욱이 일반적인 게이머들도 움직이면서도 손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장르로 꼽고 있는 퍼즐장르라서 휴대용 게임기는 PSP용으로 가장 적합한 모습을 띄고 있다는 점도 간과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뿐만 아니다. PSP에 내장된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활용해 대전을 펼칠 수 있는 대전 모드나 컴퓨터와 대전을 펼치는 CPU 대전 모드, 게이머가 수집한 스킨을 통해 한곡씩 즐길 수 있는 스킨모드, 주어진 시간내 블록을 맞추는 모드 등을 통해 게임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주어진 명제에 맞춰 퍼즐을 풀어내는 퍼즐 모드는 새로운 게임성을 제공한다. 즉, 게이머는 블록을 없애긴 없애돼 십자모양을 남겨라 라던지 강아지 모양을 남겨라 등 명제에 따라 한가지 색상으로 주어진 모양을 주어진 시간 내 맞춰야 되는 것으로 이는 완전소멸을 목적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블록 게임에 새로운 재미를 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총평
이 게임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2가지 모습이 있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음악이 좋아 음악을 듣기 위한 플레이어의 모습으로 챌린지 모드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앨범을 다 듣기 위해서 블록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이다.(필자는 이에 속함)
둘째, 블록 맞추기를 통해 얻어지는 스킨과 점수에 대한 자기만족의 모습으로 차곡 차곡 늘어나는 스킨과 함께 블록의 연쇄를 통해 순식간에 높아지는 점수를 보며 게임성에 접근해 즐기는 모습이다.(필자의 경우 3번째 플레이에서 6만점을 기록했으나 주변에 있는 분은 첫판에 8만점을 냈다고...)
첫 번째 접근 방법이건 두 번째 접근 방법이건, 이 게임은 게이머에게 '만족'을 주기에 더없이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세련되 마지않는 PSP로 등장한 세련된 게임, 이 게임의 구입은 당신의 PSP에 더욱 큰 가치를 부여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