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이색 직업으로 취업 활로 연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각광받는 직업이 바로 게임 개발이다. 잘 만든 게임 하나로 부와 명성을 동시에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날씨에 상관없이 편안한 개발실에서 코드, 또는 그래픽과 싸우기만 하면 되니깐 말이다. 물론 많은 개발자들은 이런 모습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이런 실제 모습과 다르게 게임 개발은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임은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게임 개발이라는 직업도 현재는 포화 상태. 흔히 'N'자가 들어가는 업체나 대형 퍼블리싱 업체들은 신규 채용의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조금은 불안한 신생 업체에서 경력을 쌓으려고 하니 걱정부터 앞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고개만 조금 돌려보면 "어? 이런 직업이 있었어?"라는 생각이 드는 색다른 게임 업계쪽 직업이 가득하다.
* 말하는 건 자신 있는데 개발은 자신 없다?
게임을 좋아해서 막상 게임 업계로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데 코드에 '코'자도 모르고 그래픽은 어릴 때 그린 낙서가 전부이며, 매일 욕먹는 운영자나 왠지 대우 못 받는 기획자는 좀 그렇다고 생각하는 당신. 하지만 누구보다 정확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말 할 수 있다면 게임 대회 해설자를 지망해보는 것은 어떨까.
'스타'로 대변되는 국내 게임 리그에 다른 대회가 많을까 생각도 들겠지만 최근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나 소규모 리그들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터넷 자키(웹자키 또는 인터넷자키로 불린다)들이 새로운 직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아직은 규모면에서는 작다고 할 수 있지만 '스타' 외의 새로운 리그의 대안을 찾게 되면서 이들이 케이블 방송이나 타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도 자주 생기고 있어 미래 역시 밝다.
이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는 분위기를 이끌 줄 아는 센스와 게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 방송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들이 필요하다. 이중 가장 중요한 점은 게임을 이해하고 그걸 타인에게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센스다. 특히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도 게임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야 하는 점은 정말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 기간제로 진행되다보니 수익이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 게임만 즐겨도 돈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조리 있게 말하는 것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면 이런 직업을 한 번 생각해보자. 국내에서는 대부분 클로즈 베타 테스트나 프리 테스트 등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게이머들이 만나기 전에 거치는 알파 테스트나 프로토 타입 테스트 등은 QA(Quality Assurance) 라는 직업에 의해 진행된다. 이 직업 역시 최근 게임 완성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신생 직업이다. 물론 이 직업은 패키지나 콘솔 게임이 많은 해외에서는 각광 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다.
QA를 직업으로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게임만 많이 알고 즐긴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테스트에 대한 규칙을 알고 있어야 하며, 문제가 생기는 요인과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한 분석, 이런 문제점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수정요소 제안, 이 모든 걸 타인이 알 수 있도록 적을 수 있는 점 등까지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게임에 대한 분석은 QA라는 직업의 포인트로 작게는 게임의 단점 수정, 크게는 게임성의 평가를 다르게 만드는 결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QA는 아직 국내에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고는 볼 수 없는 직업이다.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테스트를 운영자들에게 시키고 있으며, 테스트를 별일 아니라는 듯 낮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 그래도 대형 게임 업체들이 테스트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고 이 직업에 대한 중요도 역시 높아지고 있어 향후가 더 기대되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 뛰어난 사운드, 열 그래픽 안 부럽다
음악만 잘 해도 게임 업계에 취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바로 사운드 엔지니어라는 직업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개발 업체들이 사운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다보니 대부분의 사운드 제작을 외주로 주곤 했다. 하지만 사운드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자체 사운드 제작팀을 두는 게임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래픽 못지않게 잘 만든 사운드가 게임의 분위기를 살려주기 때문.
사운드 엔지니어는 해외 게임 시장에서는 차세대 직업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크게 각광 받고 있는 직업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제 태동한 신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운드 엔지니어는 크게 배경음악 제작과 효과음 제작 등으로 구분되며, 직업에 따라 다양한 악기 사용은 물론 생각지도 못한 물건으로 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해야 한다. 특히 효과음 부분은 사실적인 소리의 전달을 위해 색다른 시도를 요구하기도 해 창조적인 부담도 큰 편이다. 총에 맞는 타격음이나 칼로 베는 소리 같은 건 직접 들어볼 수가 없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효과음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많은 다양한 시도를 필요로 한다.
또한 배경음악 역시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지식 역시 필요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가수나 작가, 작곡가들이 게임 음악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면서 게임 시장 역시 하나의 음반 시장으로 평가 받기 시작하고 있어 기회만 된다면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도 가능하다.
* 색다른 직업 선택으로 게임 그 이상을 찾는다
이 외에도 게임 쪽에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 해외 게임의 로컬라이징을 해주는 번역 직업이나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리는 CG 제작 아티스트, 국내 게임 정보를 해외에 제공해주는 리포터 등 잘만 찾아보면 상당히 다양한 직업이 있다. 하지만 해당 직업의 전문가들은 이 직업에 들어오기 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QA로 근무 중인 오현석씨는 "개발 외 게임 쪽을 일을 한다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배워야할 것은 많은데 정작 알려주는 곳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회사마다 QA에 대한 룰이 다르거나 없기 때문에 이를 정착 시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전하며 "그래도 지금은 남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