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업계의 숨은 힘, '유무선 연동'

"지하철이나 버스의 자투리 시간엔 휴대전화로 게임하다가 집에 가선 PC를 켜고 온라인 게임을 즐겨요.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좋아요"

유무선 연동 게임 서비스가 게임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무선 연동이란 유선과 무선으로 이루어진 서비스가 서로 연동되는 것을 일컫는 말. 접근성이 뛰어난 PC용 온라인 게임과 휴대성이 뛰어난 모바일 게임이 서로 결합된 이러한 형태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새로운 시장 창출과 온라인 게임의 콘텐츠 확장 의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유무선 연동은 한국이 기술적 주도권을 쥔 서비스로 향후 세계를 주도할 신규 서비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유무선 연동,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의 시너지 효과

넥슨 모바일(대표 권준모)이 SK텔레콤으로 2005년 말에, KTF로 2006년 말에 출시한 유무선 연동 서비스 '카트멤버샵' 서비스는 유무선 연동의 성공사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카트멤버샵'은 SK텔레콤 출시 당시 두 달 만에 23만 명의 누적 이용자를 확보했고 두 달의 매출액만도 13억 원에 이르렀다.

세중 게임즈(대표 김태우)에서 개발한 '로드오브디'도 유무선 연동의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이 게임은 모바일에서 키운 캐릭터를 온라인 상에서 전투를 벌이게 하는 게임으로 일 평균 동시접속자가 2천5백명, 다운로드만 60만 건을 이루는 등 인기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이템 거래도 활발해서 아이템 총 거래량이 300만 건, 캐쉬 아이템 다운로드만 50만 건에 이른다.

이들 유무선 게임은 일반 모바일 게임에 비해 수명이 길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의 수명이 평균 3-4개월 밖에 되지 않는데 반해 '카트멤버샵' 같은 경우 3년째 롱런하고 있고, '로드오브디' 또한 1년째 KTF 랭킹 상위에 드는 등 다운로드 고공 행진을 이루어내고 있다. 온라인 게이머들 또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레벨을 올리기 쉽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 유무선 연동 개발상의 제약이 활성화 가로막아

이렇게 유무선 연동 게임이 '개발되기만 하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유무선 연동은 여러 개발 상의 제약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서로 연동시키기 위해선 양쪽 사업자의 게임 소스(프로그래밍 코드)를 대부분 공개해야 하기 때문. 게임 소스를 공개한다는 얘기는 곧 기술력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온라인 게임사와 모바일 게임사들이 유무선 연동으로 힘을 합치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유무선 연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넥슨 모바일도 그런 이유로 '메이플 스토리''카트라이더' 등 모회사인 넥슨의 온라인 게임을 주로 유무선 연동 게임의 대상에 두고 있으며 세중나모 게임즈도 기획 초기부터 온라인 게임사와 제휴하고 게임 제작에 들어갔다.

또 다른 이유는 이동통신사와의 과금체계 문제이다. 유무선 연동 게임은 필연적으로 모바일 무선 네트워크를 사용해야 하며, 이로 인해 패킷비가 부과되게 된다. 즉, 온라인 게임사와 모바일 게임사가 힘을 합쳐 유무선 연동 게임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이동통신사와의 적절한 조율이 없다면 성공 모델을 개척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대부분 이동통신사의 파격적인 양보가 있지 않으면 진행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 연동에 대한 밸런스 조정 문제 등 개발이 난해한 문제도 있다.


* 유무선 연동 서비스, 국내 및 세계가 주목

하지만 유무선 연동 서비스도 서서히 개화의 길을 걷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부터 신규 인력을 모집하며 유무선 연동 서비스 구축 프로젝트에 관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지포스엔터테인먼트(대표 신하늘)도 유무선 연동으로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 중심의 게임포탈 '땅콩닷컴'(www.ddangkong.com)의 정식 오픈을 오는 4월 경 실시할 예정이다.

'메이플 스토리' '라그나로크' '팡야' 등 인기 온라인 게임의 유무선 연동 서비스도 최근 들어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또 'RF 온라인'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들도 유무선 연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업체들도 유무선 연동 게임의 가능성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로드 오브 디'를 개발한 세중게임즈의 김태우 대표는 "국내 유명 개발사들보다 해외 유명 퍼블리셔들이 앞다투어 '로드 오브 디'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을 팔라는 요청이 있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몇몇 해외 유명 게임사의 경우 '유무선' 연동을 2008년 신규 모바일 게임 개발계획에 넣고 집중 공략하고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세중 게임즈의 김태우 대표는 "유무선 연동이야 말로 한국 게임산업의 저력이자 나아갈 길"이라며 "유무선 연동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한국 게임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넥슨모바일의 권준모 대표도 "'카트멤버샵'의 성공으로 유무선 연동 서비스의 새로운 장이 열린 셈"이라며 "모바일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게임 비즈니스 모델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