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鬪神' 박성준이 해냈다, '골든 마우스를 손에 쥐었다'

"투신 만세!"

인천 삼산 체육관이 무너지듯 큰 환호가 울려퍼졌다. 이윽고 감격에 벅찬 표정을 지은 박성준 선수의 손에는 골든 마우스가 쥐어져 있었다.

지난 12일 박성준 선수는 스타리그 3회 우승을 거두며 e스포츠 역사를 다시 썼다. 역사상 단 한 명, '천재 테란' 이윤열 선수 밖에 해내지 못했던 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 우승을 테란도 아닌 저그 플레이어 박성준이 해낸 것이다. 한 때 극진한 슬럼프로 웨이버 공시까지 올랐고, MBC게임과 SK텔레콤에서 차례로 방출됐던 박성준이었기에 이번 우승은 더 값지게 보였다.


사실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에도 박성준 선수의 우세는 점쳐졌다. 많은 게임단 감독이나 관계자들이 박성준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럴만 했다. 박성준 선수는 프로토스에겐 다전제에서 100% 승률을 보였다. 결승전에 올라온 도재욱이 아무리 기세가 좋아도 전투력 극강의 박성준에겐 안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경기 결과는 3대0. 그 예상은 깨지지 않았다. 1경기부터 박성준은 5드론 전략을 펴면서 보기좋게 1승을 거뒀다. 도재욱이 5드론 전략을 파악하고 막아냈지만 박성준 선수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프로게이머들보다 한 수 더 빠른 뮤탈리스크로 도재욱의 진영을 초토화 시켰다. 2경기 또한 박성준의 전투력이 빛났다. 초반 입구를 막고 확장을 꾀했던 도재욱이었지만, 다수의 저글링과 드론으로 입구 뚫기를 시도하는 박성준에게는 어림도 없는 전략이었다. 같은 SK텔레콤 소속의 김택용이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것도 그때였고, 도재욱을 키워낸 박용욱 코치가 고개를 떨군 것도 이때였다.

마지막 경기는 중앙 힘싸움의 대 격전이었다. 2연패로 화가 날 때까지 난 도재욱은 혼신의 힘을 다해서 물량을 뽑아냈다. 하지만 박성준은 이에 정면으로 응했다. 화면을 덮을 정도의 울트라리스크를 뽑아냈고, 도재욱의 대규모 병력에 무작정 돌진했다. 한참을 격돌했던 중앙 지역은 점차 갈색으로 물들었고, 마지막 질럿 한기까지 몽땅 잃은 도재욱은 힘없이 GG를 선언했다.


이처럼 압도적인 결승전은 없었다. 4강전에서 손찬웅을, 결승에서 도재욱을 완벽하게 격파함으로써 '프로토스의 재앙'이라는 말은 당분간 박성준의 독차지가 됐다. 해설자들 또한 경기 내내 박성준에 대한 찬사로 목이 쉴 지경이었다.

가볍게 우승을 거머쥔 박성준은 성큼 성큼 걸어가 골든마우스를 손에 쥐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골든마우스를 쥐어주고는, 자신을 받아준 STX 김은동 감독의 품에 안겼다.

박성준은 "결승전 전부터 도재욱 선수에게 3대0으로 이길거야라고 장담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박성준은 또 "다음 경기에서는 테란을 지명할 예정"이라며 "소속팀인 STX가 첫 우승을 거머쥐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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