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칸,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 전기리그 우승

삼성전자 칸의 이성은 선수가 광안리 특설 무대에서 옷을 훌훌 벗었다. 수영복만 입고 양말마저 벗어던진 이성은 선수는 그대로 바닷가로 뛰어들어가 물에 풍덩 빠져들었다. 이것이 삼성전자 칸의 승리를 상징하는 세리모니였다.


삼성전자 칸은 우승했다. 상대인 온게임넷 스파키즈를 4대1로 누르고 지난 시즌 프로리그 전기리그 우승에 이어 오늘(9일) 열린 이번 시즌 전기리그도 우승을 거머쥐었다. '꿈의 무대'라고 불리우는 광안리에서만도 두 번째다. 숱한 이변을 낳으며 불굴의 기세로 광안리 무대를 밟았던 온게임넷 스파키즈는 삼성전자 칸이 만들어내는 '광안리 불패전설'의 제물이 되어야 했다.

기선은 온게임넷이 먼저 잡았다. 온게임넷의 첫 번째 주자로 나온 신상문(테란) 선수는 삼성전자 칸의 신인 주자 차명환(저그)을 압도적인 힘으로 눌렀다. 더블 커맨드를 성공한 뒤 완벽하게 차명환 선수의 목을 조르는 신상문 선수의 모습은 온게임넷의 의지를 드러내는 듯 했다. '상대도 안되네'라는 얘기가 경기장에서 얼핏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경기부터 '상대도 안되네'란 말은 온게임넷을 향하는 말로 바뀌었다. 악몽의 시작은 삼성전자 칸의 에이스 송병구(프로토스)로부터 시작됐다. 송병구는 다수의 커세어와 리버로 경기 중반부터 상대인 박찬수(저그)의 멀티를 농락했다. 송병구가 출동시킨 4마리의 리버는 저그의 어떤 유닛도 '접근 불가'로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송병구의 캐리어가 공중을 덮기 시작했고, 송병구의 병력은 디바우러를 뽑아 사력을 다해 반항하던 박찬수를 끝내 굴복시켰다.


3경기부터는 삼성전자 칸의 독무대였다. 3경기에 출전한 박성훈(프로토스)과 이재황(저그) 선수는 손이 '짝'하고 박수치 듯 찰떡 궁합을 선보이며 순식간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재황 선수가 상대편의 합동 공격을 힘겹게 막는 순간 박성훈 선수는 상대편 저그 진영을 거의 다 괴멸시키며 승부를 2대1로 돌렸다.

4경기 이성은(테란) 선수는 1경기를 완벽하게 복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온게임넷의 4경기 주자 김창희(테란) 선수를 초반 레이스로 당황케한 이성은 선수는 탱크로 김창희 선수의 입구 조이기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5경기 또한 허영무 선수(프로토스)가 빌드상의 우위를 앞세우며 상대인 이승훈(프로토스) 선수를 무너뜨리며 4대1 삼성전자 칸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수영복만 입고 물에 뛰어드는 인상적인 세리모니를 보이고 MVP로 지목된 이성은 선수는 "우승을 다시 맛보고 싶어 열심히 연습했다. 세리모니를 위해 수영복을 특별 제작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삼성전자 칸의 김가을 감독 또한 "이제 시작이다. e스포츠의 역사에 삼성전자 칸을 더욱 더 깊이 각인 시켜 나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삼성전자 칸은 이번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 전기리그 우승을 거두며 8천만원의 우승 상금을 획득했다. 이번 프로리그 전기리그 결승전은 3만 여명(경찰추산 2만)의 인파가 몰리며 대 성황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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