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틸, 게이머들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깜짝'

"아시다시피 '엑스틸'은 근 2년 동안 업데이트가 전혀 되지 않았던 게임입니다. 엔씨소프트 내에서는 담당 팀도 해체가 됐었지요. 하지만 엔씨소프트가 깜짝 놀랄 일들이 게이머들로부터 일어났습니다. '게이머들의 반란'이라고나 할까요?"

엔씨소프트 '엑스틸' 개발팀의 장용호 팀장은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엑스틸'에 대한 얘기를 풀어냈다. '엑스틸' 팀이 해체되고 나서 자신도 다른 팀에서 뻘줌하게 일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게이머들 때문에 갑작스럽게 '엑스틸' 팀이 재구성됐다는 얘기였다. 어찌나 반가운지 몰랐단다.


"두 달 전쯤, 갑자기 '엑스틸'이 각종 포털 검색 순위에 상위권으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한동안 1위를 차지하고 있지 뭡니까. 엔씨소프트 내부에서 깜짝 놀랐죠. 알고 보니 전국의 '엑스틸' 회원들이 '게임을 살리자'라며 자체적으로 구명운동을 한 것이었습니다"

장 팀장은 '엑스틸'을 접겠다던 회사 분위기는 그때부터 변했다고 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게이머들끼리의 '광속 클릭'에 의한 검색 순위 1위 등극 뿐만이 아니었다. 긴급하게 엔씨소프트 내부에서 의견을 모아 '엑스틸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는데, 극성 게이머들이 몰려와 '엑스틸 구명운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엑스틸'의 나아갈 길, 밸런스 상으로 바뀌어야 할 점, 어떻게 신규 게이머들을 모을 것인가.. 등등 게이머들이 PT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PT를 준비한 게이머만 10명에 이릅니다. 각자 30분 정도의 시간을 주었는데도, 너무 열성적이라 한 시간씩 시간이 오버됐었지요"

게이머들의 주옥같은 의견들이 쏟아졌고, 이들의 열정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자 회사에서도 재 서비스를 심각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장 팀장은 털어놨다. 그때, 타이밍 좋게 낭보가 들려왔다. 미국 엔씨소프트 지사에서 '엑스틸'이 예상을 넘는 좋은 반응을 보이고, 곧이어 대만에서도 '반응이 좋다'는 얘기가 들려왔다는 것. 미국과 대만이 이미 흑자 구조를 보인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장팀장은 눈시울이 붉어졌었다고 말했다.

"'좋아 다시 한 번 해보자'라며 팀원들이 힘을 합쳤습니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UI를 수정하고, 밸런스도 새로 잡았지요. 원점부터 검토해서 문제점을 고쳐나갔습니다. 튜토리얼, 연습모드 추가, 깃발 빼앗기 모드 등 '엑스틸'은 그렇게 재창조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장 팀장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를 계속 강조했다. 2년동안 방치됐던 '엑스틸'이지만 최근 여성 캐릭터가 생기는 등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게이머와 함께 할 것임도 굳게 다짐했다. 그런 그의 마음과 같이 '엑스틸'은 곧 해외 4개국 수출에 들어선다고 한다.


"그동안 '엑스틸'을 사랑해오신 게이머들에게 우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저희 게임을 살려준 것 처럼, 저희도 최선을 다해 '엑스틸'을 가꿀 생각입니다. 좋은 게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엑스틸'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던 장용호 팀장. 그의 말대로 '엑스틸'이 거대한 로봇의 날개짓을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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