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수명이 3개월? 입소문만 나면 1년 간다
"모바일 게임 수명이 3개월이라니요, 아니에요. 제가 좀 전에 받은 '리듬스타'도 16주째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걸요"
매주 신생 게임이 많게는 10개 가까이 쏟아지고 있는 모바일 게임업계, 그래서 보통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3개월을 넘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그런 관례는 깨지고 있다. 다운로드 순위가 상위권에 1년 넘게 등극해 있는 '장수형' 모바일 게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명연장의 꿈'을 이루어낸 모바일 게임은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 '액션퍼즐패밀리''슈퍼액션히어로' 시리즈, 게임빌의 '프로야구' 시리즈, 에이앤비소프트의 '리듬스타' 등이다.
'미니게임천국' 시리즈는 컴투스의 대표 미니게임 시리즈로 1, 2, 3 모두 100만 다운로드를 훌쩍 넘었다. '슈퍼액션히어로' 시리즈와 '액션퍼즐패밀리'도 각각 액션과 퍼즐 장르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프로야구' 또한 1년이 지나도 다운로드가 끊이지 않는 타이틀이다.

이들 모바일 게임의 가장 큰 공통점은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이끌어 냈다는 점이다. 게임 출시 초반에 게임사가 펼친 마케팅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게이머들 스스로 전파하는 것이 입소문이다.
중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등 군집 형태의 집단이 주 이용층인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한 번 '재미있다. 돈이 아깝지 않다'고 소문이 나면 수십 억 원이 굴러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어떨 때 입소문이 날까, 전문가들은 '처음엔 쉽지만 즐길 거리나 오래할 요소가 많은 게임'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것도 단지 오래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쉬우면서 오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단적으로 가장 오래 즐길 수 있는 장르 중 하나인 RPG의 경우 마니아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아무리 수명이 길어도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 1년 이상 꾸준한 다운로드는 라이트 게이머들을 흡수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쉽고 지속성이 있어 돈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두 번째로 깔끔한 그래픽과 넓은 폰 커버리지도 다운로드 상위권 지속의 이유로 올랐다. 처음부터 깔끔한 그래픽을 보이면 게임을 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호감을 얻게 되고, 이들의 다운로드를 이끌어 내려면 웬만한 휴대전화에는 대응되도록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픽은 여성 취향이라기 보다는 여성이 봐도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세 번째로는 '확장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꼽혔다. 온라인 게임의 부분 유료화 방식에 익숙해진 국내 실정 상, 100원~1000원 사이로 돈을 더 내게 만들더라도 콘텐츠가 꾸준히 확장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특히 부분유료화 방식이 게임 내의 스테이지를 늘린다든지, 곡을 늘리는 등 콘텐츠 확장의 개념으로 갈 수록 다운로드 상위권에 놓이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게임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사에서 '2009프로야구'가 출시됐지만 약 1년 전에 출시된 '2008프로야구'도 아직 다운로드 순위 17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야구는 보통 남자 게이머들이 좋아하지만 그래픽을 아기자기하게 하고 오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 또한 "최근 '영웅서기3'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을 것으로 본다"며 "'리듬스타''프로야구''미니게임천국' 등 스테디 셀러들이 결국 다운로드 수에서 앞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