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박태민, 공군에서 '운영의 마술사'로 부활
'혁명가' 김택용, '폭군' 이제동, '어린괴물' 이영호도 아니었다.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선정한 5월 2주차 위클리 MVP의 영광은 공군에 입대해 화려하게 부활한 박태민(공군)에게로 돌아갔다.
공군 입대 후 첫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한 박태민은 차명환(삼성전자)를 꺾고 '운영의 마술사'라 불리던 전성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과거 투신 박성준(STX)과 함께 저그의 '양박' 시대를 이끌었던 그는 한동안의 슬럼프에도 불구하고 공군에 입대해 신대근(이스트로), 박세정(위메이드) 등에 연이어 승리를 기록하며 선두 그룹들에게 '공군'의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1승 1승이 중요한 프로리그에서 '기본 승점'이라고 여겨지던 공군이 오영종, 홍진호에 이어 박태민까지 가세하면서 '만만치 않은 상대'로 격상되자 SK텔레콤, CJ, 르까프 등 선두그룹 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상황이다.
5월12일의 프로리그 경기는 특히 뜨거웠다. 이날 공군과 삼성전자의 경기는 1세트부터 '폭풍저그' 홍진호와 '총사령관' 송병구가 맞붙으며 많은 기대 속에 시작됐다. 아쉽게 홍진호는 패했지만 이후 이주영과 오영종이 연이어 승리를 거두며 공군은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4세트에서 한동욱이 이성은에게 패하며 결국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으로 이어진 상황. 공군은 에이스로 박태민(저그)을 결정했고 삼성전자는 최근 기세가 좋은 차명환(저그)을 내세웠다.
두 선수는 빠른 스포닝풀 이후 앞마당 멀티를 확보한 가운데 스파이어를 준비하며 거의 동일한 빌드오더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후 차명환은 저글링의 스피드 업그레이드까지 완료하고 다수의 저글링으로 선공에 나섰지만, 박태민은 생산해 둔 저글링과 때맞춰 생산된 뮤탈로 깔끔하게 방어에 성공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갔다.
스커지-뮤탈리스크를 생산한 박태민은 공중전에서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소수의 저글링으로는 상대의 앞마당 가스 채취를 방해하는 등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차명환도 최근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듯 뮤탈리스크와 저글링으로 박태민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팽팽하게 경기를 진행해 나갔다.
팽팽한 승부를 가른 것은 스커지 컨트롤의 힘이었다. 박태민은 공중전에서의 승부를 비슷하게 생산한 뮤탈리스크가 아닌 스커지 컨트롤에 집중했다. 운영의 마술사라는 닉네임처럼 박태민은 뮤탈리스크 규모는 비슷하다고 판단한 뒤 스커지를 하나하나 컨트롤 하며 상대의 뮤탈리스크 숫자를 줄이는데 주력했다. 결국 이런 컨트롤을 바탕으로 박태민은 공중전에서 승리하며 경기의 승기를 잡게 된 것이다.
차명환은 소수 저글링을 앞세워 필사적으로 박태민의 드론을 공격하려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고, 결국 박태민은 스커지로 상대 뮤탈리스크를 모두 제압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박태민은 시즌 3승째를 기록했고, 공군은 세트스코어 3:2로 승리를 따냈다.

첫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한 박태민은 "나는 과거 SK텔레콤 시절에도 에이스결정전에 자주 나갔었고, 나로 인해 승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일수록 집중이 잘되고 긴장이 되지 않는다. 오늘 승리의 원동력도 긴장하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에서 부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SK텔레콤에 있을 때도 출전 기회가 부족했던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다. 항상 자신은 있었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감각이 떨어졌다"며 "그런 점이 많이 아쉬웠는데 공군에서는 감독님이 믿고 계속 출전시켜주셨고,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더 열심히 준비하는 것 같다"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우승자 출신이 대거 확보되면서 한 때 프로리그 퇴출론까지 소문이 돌았던 공군이 이제는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해 상대 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며 "공군팀이 향후 프로리그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