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증 주변기기, 당신의 게임기를 망칠 수 있다
최근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게임을 조금 더 편하게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변기기가 다수 발매되고 있다. 그 종류는 컨트롤러, 튜닝 케이스와 같은 편의성 제품부터 배터리, 메모리카드, 케이블, 충전기 등 게임의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연관을 주는 제품들까지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주변기기 중 홈쇼핑과 같은 곳을 통해 판매되는 상당수는 소니나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게임기 제작사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한 비인증 제품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비인증 주변기기들은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해 사용 중 고장이 나거나 게임기 자체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들은 게임기 제작사의 공인을 받고 나오는 정식 제품과 비교해 싼 가격을 무기로, 주머니가 얇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오픈마켓과 같은 인터넷을 통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제품은 물론, 유명 브랜드의 주변기기를 모방한 '짝퉁' 주변기기까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유통돼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게이머들의 몫이 되고 있다.
PS3의 HDMI 신호를 DVI로 변환해 HDCP인증이 안된 TV카드나 모니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해 게이머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던 '게임스위치'의 경우, 국내 출시 초기에는 HDCP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홍보가 됐으나 현재는 제작사인 대만의 그린박스 테크놀로지社가 HDCP 인증을 담당하는 Digital Content Protection, LLC의 라이센스를 박탈 당한 상태로, 이 제품을 사용하던 중 메인 보드가 고장 난 게이머가 SCEK로부터 무상 수리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제작사의 HDCP 라이센스 박탈이나 A/S 대한 정보가 공식적인 경로로 게이머들에게 공지가 되지 않았으며, 해당 제품은 현재도 홈쇼핑 사이트나 오픈 마켓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비공인 주변기기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고장과 같은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으로, 이런 기기들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인터넷 오픈 마켓의 경우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오픈 마켓 사이트는 판매상에게, 판매상은 수입 업체에 직접 문의하라고 하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게다가 문제가 생긴 판매상이 판매 페이지를 내리고 명의를 바꿔 다시 장사를 시작해도 게이머가 이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비공인 주변기기를 사용하다 문제가 생겨도 하소연 할 데가 없고, 게임기 제작사의 경우 원칙적으로 비공인 주변기기에 대한 책임이나 보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피해를 보상 받기는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일부 쇼핑몰에서는 이런 개조 툴이나 비공인 주변기기를 판매하면서 '정품' 또는 '공인 판매'라는 말을 공공연히 사용해 구매자들에게 이 제품들이 게임기 제작사로부터 인증을 받은 정식 제품이라는 혼란도 주고 있다.
닌텐도 Wii에 게임 이미지와 해외판 디스크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모 모드칩 판매 사이트 역시 사이트 메인에 '한국 공식 판매처' '정품' '세계 판매 1위'와 같은 검증되지 않은 수식어를 사용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었으며, 일부 사이트에서는 자신들의 사이트에서 판매된 '정품'만이 A/S를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게임기 제작사의 홍보 부족도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메모리카드에 게임 롬을 넣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 R4나 DSTT와 같은 제품은 제작사에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에 그간 닌텐도나 소프트웨어 제작사들이 꾸준히 홍보를 하며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불법이라는 인식이 생기기는 했지만, 비공인 주변기기 제품에 대해서는 '선택은 사용자들의 몫'이라며 제품 성능의 차이나 위험성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의 한 전문가는 "비인증 주변기기의 경우 싼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게이머들로부터 많이 선택되기는 하지만,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게임 업체들도 비인증 주변기기에 대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정품 사용을 꾸준히 권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