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 Vs 익숙함, 개발자 괴롭히는 네버엔딩스토리
개발사에서는 게임의 완성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추가 게임 개발 및 사업 유지를 위한 성공이 그것이다. 아무리 거창한 게임이라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해야하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비디오 게임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개발자들에게는 대립하는 두 개의 요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이 계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성공을 위해 익숙한 게임을 꺼내거나, 반대로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신선한 요소를 대거 도입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대표적인 고민 사례다.
< 눈에 띄기 위한 신선함, 개발자에게는 큰 모험>
최근 KTH는 근미래 배경 FPS 온라인 게임 '어나더데이'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기존에 나온 FPS 온라인 게임인 스페셜포스나 서든어택과 달리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부스터 점프, 월 점프 등의 색다른 액션, 그리고 다양한 근 미래 형태의 무기를 등장 시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FPS 라는 인기 장르로 도전한 것은 좋았지만, '어나더데이'가 선택한 다양함은 게이머들에게 적응하기 다소 어려운 요소들이었다. 덕분에 첫 번째 비공개 테스트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때 당시 게이머들은 '너무 난해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어나더데이'를 알리기 위했던 개성이 너무 강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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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게임은 또 있다. 육성과 롤플레잉이 결합된 넥슨의 신작 게임 '허스키 익스프레스'가 그 주인공. 이 게임은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들이 몬스터를 사냥하고 성장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에 반해 썰매개를 육성 시키고, 설원에 있는 여러 사람들의 임무를 도와 더욱 뛰어난 '머셔'(썰매개 팀을 이끄는 사람)가 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다.
이 게임은 '마비노기' 시리즈로 잘 알려진 데브캣의 신작이라는 점과 시원한 설원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난해한 게임성과 색다른 게임 진행 형태 때문에 게이머들에게는 반반의 평가를 받고 있는 상태.

그나마 '어나더데이'가 공개 서비스 이후 반응이 좋다는 점은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어나더데이'는 다소 어려웠던 요소들을 좀 더 쉽게 쓸 수 있도록 변경했으며, 자연스럽게 게임 내 요소를 배울 수 있는 튜토리얼과 다양한 모드를 도입해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우렸다.
< 익숙함 성공을 위한 가장 좋은 카드, 개발자에겐 답답함>
이와 반대로 성공을 위해 익숙함이라는 게임성을 선택한 개발사도 많다. 최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 구름인터렉티브의 '트리니티 온라인'과 공개 서비스를 준비 중인 프리챌의 '카르카스 온라인'은 횡스크롤을 기반으로 한 액션 게임들을 모티브로 삼았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은 아케이드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이후로 꾸준히 나왔던 인기 장르다. 특히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와 간단한 입력 형태는 이 게임을 대변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韓, 中, 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역시 이런 특징을 살려 히트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간단한 입력과 횡스크롤 형태에 다양하게 변하는 던전과 성장 요소, 그리고 커뮤니티 시스템을 더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트리니티 온라인'과 '카르카스 온라인'도 이런 특징을 혼합한 후 약간의 개성을 더한 게임성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자들에게는 이런 요소는 매우 난감한 문제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게임 속에 도입하고 싶어 하지만, 이렇게 게임성과 형태가 뚜렷한 게임의 경우 자신만의 개성을 부여하기가 어렵기 때문. 물론 모든 개발자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겠지만,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 익숙함과 신선함, 개발자에게는 끝나지 않는 네버엔딩 스토리>
22살에 닌텐도 사장에 오른 야마우치 히로시 전회장은 "게임 컨트롤러에 버튼을 하나 추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어떤 버튼을 눌러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가정용 게임기 N64를 처음 선보였을 때 한 말이다.

이것처럼 익숙함은 게임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게임도 하나의 산업이기 때문에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익숙함을 버리고 접근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개성 자체를 존중하고 않고, 개성에 대한 접근을 줄이는 것도 좋은 생각은 아니다.
그렇다면 개발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온라인 게임을 3년 이상 서비스하고 있는 한 개발자는 "일반적인 게임과 흡사한 형태로 제작할 때 내부 개발자나 기획자들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고, 게이머들도 크게 불만이 없자,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차례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현재 추가 테스트를 위해 개발 중인 한 업체의 기획자는 "색다른 형태의 게임을 개발하자고 개발팀과 사장을 설득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 첫 테스트까지 반신반의한 개발자들도 많았다. 테스트 이후에는 어느 정도 그런 생각이 줄어들어 다행이지만, 새로운 시도에 대해 불안해하는 인원들은 아직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 전문가들은 "성공도 중요하고, 신선한 게임성도 중요하다. 분명한 건 어느 정도의 개성과 변화를 추구하지 않게 되면, 어느 순간 게임 시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들은 개성을 부여하면서도,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익숙함을 어떻게 찾을지에 대한 고민을 멈추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