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막내 개발사지만 열정은 최고인 펀에이드
"창업한지 1년 정도 됐습니다. 아직도 월급날만 되면 겁나요"
비가 개인 후, 부산 동서 대학교 문화센터에 자리 잡고 있는 신생 개발사 펀에이드를 방문했다. 시원한 청량음료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뜻으로 펀에이드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이 개발사는 부산 막내 개발사라는 별칭과 달리 온라인을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11명 정도가 근무하는 이곳에서는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 '퓨어'를 비롯해 고령친화(가칭)라는 기능성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생 개발사들이 한 개의 게임에 매진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이곳의 리드 프로그래머 홍성환씨와 프로젝트 디렉터 김기일씨를 함께 만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나눠봤다.
"처음 초창기에는 5명이 의기투합해서 시작했죠. 전 중학교 때부터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연결됐죠.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막연히 잘될꺼라는 생각으로 했지만, 세상이라는 벽은 정말 높았습니다"

함께 하는 것이 좋아다는 홍성환 리드 프로그래머는 창업이라는 큰일을 해낸 것보다 관리가 더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막상 창업은 했지만,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 그러다보니 초반에는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외주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고.
"가장 힘들었던 건 오너와 직원의 마인드 차이었던 것 같아요. 오너 입장에서 '내가 회사의 대표고 주인이다'라는 생각이 강하면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힘들고, 시간이 지날 수록 조급함과 내면의 비전 문제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생겨났죠. 특히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펀에이드의 홍성환 리드 프로그래머는 그래서 대표라는 이름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김기일 프로젝트 디렉터 역시 마찬가지. 그도 좀 더 회사를 이해하고, 직원들과 많은 커뮤니티를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다보니 신생 개발사, 11명의 직원에도 불구하고 2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닐까.
"프로젝트 '퓨어'는 쉽게 말하면 생활형 MMORPG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게임들이 전투와 성장 위주의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은 전반적으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성향이 강한 게임입니다. 레벨로 승부가 나는 게임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융화되는 형태, 그런 생각을 '퓨어'에 담았죠"
홍성환 리드 프로그래머가 말한 '퓨어'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일과와 게이머들이 직접 옷이나 여러 가지를 제작하고, 자신이 직접 창작한 소설이나 그림 등을 게임 내 다른 게이머들과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 중심의 게임이다. 게임 속에는 실시간 그림자 랜더링 시스템을 비롯해 대규모 도서관 시스템, 사용한 재료에 따라 옷이나 만든 제품의 제질이 변하는 등 여러 가지 독특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홍성환 리드 프로그래머는 이 게임이 느긋하게 즐길 게임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재미를 동시에 줄 것으로 봤다.
"고령친화라는 기능성 게임도 저희가 주력하고 있는 프로젝트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여러 가지 두뇌 게임을 만났는데, 대부분은 실용성이 매우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그 게임들은 단순한 패턴의 반복이고, 이에 좀 더 익숙해지면 잘할 수 있는 그런 형태였잖아요. 저희는 그런 형태가 아닌 좀 더 실생활에 근접한 두뇌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기일 프로젝트 디렉터가 말한 고령친화 게임은 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여러 단계의 자극을 두뇌에게 줘 실제 생활할 때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한 기능성 게임이었다. 특히 기존 게임들이 단순히 자극을 주고 끝나는 형태에 그치는 것에 착안, 사용자의 장기 기억을 자극 시켜주고, 이를 통해 실제 생활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는 것.

"하지만, 창업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은 큰 약점이었습니다. 고령친화 게임을 만드는 것은 실제로도 어려웠고, 개발비도 많이 들었지만, 정부 지원이나 투자 받기가 매우 어려웠거든요. 신생 업체라는 점과 개인 사업자, 그리고 지방 업체라는 여러 가지 편견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물론 이것도 저희가 극복해야할 저희의 약점이기 때문에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홍성환 리드 프로그래머는 이번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 2009 게임박람회에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막내 개발사이지만, 부산 개발사들이 이만큼의 저력을 가지고 있고, 이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업체라는 것을 이 두 개의 게임으로 보여줄 것라는 야심찬 말도 했다. 아마 젊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멋진 열정이 아닐까.
"회사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못한 것 같은데,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자리를 빌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혹자들은 지방이라는 곳이 약점이라고 말을 하지만, 지방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의 막내 개발사라는 별칭은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저희가 가진 게임을 통해 부산의 든든한 개발사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할겁니다"
인터뷰가 끝이 났다. 기자 입장에서도 참 오랜만에 만나는 패기와 열정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펀에이드는 부산의 막내 개발사라는 별칭이 더 어울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펀에이드의 온라인 게임과 기능성 게임이 지스타 2009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리고 부산을 대표할만한 든든한 개발사가 될지 그들의 다음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