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의 피시방에서 과거의 추억과 만나다
비오는 수요일 오후, 중국 상해에 도착해 호텔로 이동하던 중 피시방에 들릴 기회가 생겼다. 평소 소문으로만 들어오던 중국의 인터넷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흥미가 생겼고, 별 다른 고민 없이 피시방 문을 열고 들어섰다.
세기천성에서 서비스하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의 신규 콘텐츠 홍보 포스터와 지금은 서비스하고 있지 않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일러스트가 붙어있는 입구에 들어서 카운터를 지나자 어두운 공간이 갑자기 펼쳐졌다. 잠시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점차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광경은 엄청난 수의 컴퓨터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었다.
수 백대의 컴퓨터들이 줄지여 놓여있는 모습은 마치 불꺼진 인텔 e-스타디움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지 못할 장관이었다. 물론 그 모든 자리에 사람이 차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규모 하나만큼은 몇십대 수준의 피시방에 익숙했던 여행객에게 있어 충격 그 자체였다.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갑자기 놀란 얼굴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외지인을 신기하게 쳐다봤지만 이내 자기가 하던 게임에 집중했다. 이곳 역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용자의 대부분이었고 친구들과 채팅을 하거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피시방의 뒤쪽으로 가 보니 다른 곳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구조물이 나타났다. 바로 한동안 인기를 얻었던 카페식 피시방과 비슷한 형태의 장소로, 여자 이용자 두 명이 나란히 앉아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피시방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즐기는지 돌아보니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던전앤파이터' '오디션'크로스파이어'와 같이 한국에서도 많이 봤던 게임들이 눈에 띄었다. 중국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지만, 그 비중은 크게 차이를 보였다. '급속도로 쏟아지는 중국 게임들의 홍수 속에서도 아직은 한국 게임들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기사 내용이 머리를 스쳤다.
그리고 역시 흡연이 일상화 된 곳 답게 여기 저기에서 담배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피시방은 흡연구간과 금연구간이 구별돼 금연구간 곳곳에 실내 흡연 금지의 표지판이 붙어있었으나 누구 하나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같이 간 사람들은 피시방 매니저에게 법적인 제재나 어린이 격리 등에 대해 물어봤는데, 매니저의 답은 역시나 '별다른 제재는 없다'였다.
PC방 견학이 끝나고 버스에 올라 다른 PC방으로 갔던 사람들과 서로 찾아갔던 PC방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다른 쪽이 간 사람들은 그쪽의 PC방의 컴퓨터의 사양이 비교적 높았는지 이쪽에서는 한 명 밖에 보지 못한 '아이온'을 즐기는 사람이 꽤 많았다며 신기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역시 들렀던 곳이 상해 도심 지역이어서 였던걸까? 이야기로만 들었던 중국 피시방에 대한 이미지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으며 피시방의 규모 같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마치 과거 6-7년 전의 우리 나라의 피시방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만일 6~7년 뒤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피시방 모습을 그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까? 중국 게임시장의 발전 속도를 놓고 본다면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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