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개발사? 그말보다 개발 잘한다는 말이 좋다
처음 이 게임을 만났을 때, 서울 어딘가에 있는 신생 개발사인 줄 알았다. 게임에 대한 느낌도 좋았고, 개발력도 나름 괜찮았기 때문. 어떻게 보면 이점은 기자가 가진 개발사에 대한 편견이기도 하다. 실력 있는 개발사는 곧 서울에 있다는 그런 편견 말이다.
부산 취재 중에 인티브소프트의 이주원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가벼운 차림의 옷과 편해 보이는 인상, 그리고 특유의 넉살이 섞여 있는 재미있는 말투가 인상적인, 어떻게 보면 가장 대표라는 직책에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나름 회사원들이 기대하는 편안한 대표의 모습이기도 했다.
"게임 하나 출시했는데 중견 개발사라는 말을 듣는 것보면 아직 부산 게임 시장이 타 지방에서 보기에는 시장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산도 서울 못지않게 게임 산업은 일찍 시작됐거든요. 협회가 생겨난 것도 10년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 인식의 벽을 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게임 '타르타로스 온라인'으로 잘 알려진 인티브소프트의 이주원 대표는 어느 새 개발 경력만 5년이 넘으면서 부산 내 중견 기업으로 대우 받고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경험 면에서는 부산은 수도권 지역의 개발사들에 비해 많은 부분이 모자르다는 이야기도 말도 남겼다.
"저희가 서비스를 하면서 느낀 건 온라인 게임이라는 건 콘텐츠 위주의 개발보다는 서비스라는 개념이 더 맞는 것이죠. 괜찮은 스토리텔링과 게임성, 여러 가지 게임적인 측면에 대한 생각만 했지 사실 서비스라는 부분은 별개의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아마, 서울 개발사들과 가장 크게 벌어져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이었겠죠"
이주원 대표는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이 게임 개발 및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라고 말했다. 그전에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그리고 괜찮은 콘텐츠를 제공해주면 알아서 게이머들이 따라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아니였다는 것. 게임의 재미는 당연한 것이고, 그들의 리즈에 맞춰 게임을 발전 시켜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즉 타협이라는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타르타로스 온라인의 경우 지금은 원했던 스토리의 중반 정도까지 진행된 것 같다. 9명의 주인공 중 1명만 공개가 되지 않았다. 물론 목적은 우리가 생각했던 엔딩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것은 게임을 즐기는 인원이나, 게임에 대한 평가와 다르게 무조건 해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그 이후에는 게이머들이 정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요소들 위주로 움직일 생각이다"
인티브소프트에서 개발 중인 '타르타로스 온라인'에 대한 질문을 하자, 이주원 대표는 동접이나 회원에 대한 부담은 최소만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실, 이점은 퍼블리셔인 위메이드에게도 미안한 부분이라고. 그러다보니 국내 서비스에 대해서 꾸준히 개발하고, 해외 시장 활로를 개척해 꾸준히 '타르타로스 온라인'을 알리는 것이 자신들이 해야 할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과 대만 시장에 진출을 시도 중에 있죠. 그중에서 우리 개발자들의 성향과 가장 맞는 일본 내 서비스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쪽보다 인프라가 약한 해외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클라이언트를 최적화 하는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어렵더군요(웃음)"
이주원 대표는 현재까지는 후속작에 대한 생각은 일체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타르타로스 온라인'의 엔딩도 중요하고, 해외 시장 진출 역시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 그러다보니 항간에 나오는 후속작 개발이라는 소문에는 오히려 위메이드보다 자신이 더 당황했다고.
"당황스러운 이야기였죠. '타르타로스 온라인'으로 우리가 많은 경험을 쌓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험에서 끝낼 수는 없죠. 위메이드와 함께 좀 더 많은 도전을 성공 시키도록 할 것이고, 해외 시장 진출부터 '타르타로스 온라인'의 엔딩 스토리까지 모두 성공 시킬 겁니다"
이후 부산 내 게임 산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이주원 대표가 생각하는 부산의 강점은 부산시 정부를 비롯해 대학교들이 게임 산업 전반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점과 매년 3천5백 명 이상 배출되는 탄탄한 개발 인력, 그리고 게임 산업의 강화를 위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예전에 저희가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막내 개발사 입장에서 게임 산업을 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힘든 일이나, 안 좋은 일이 많았는데, 그때 당시 부산시와 대학교에서 많은 지원을 해줬죠. 이런 지원을 통해 좀 더 오래 걸릴 일도 빠른 시일 내 끝낼 수 있었고, 개발에 대한 어려운 부분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 이주원 대표는 향후 회사가 더 커지고 안정화가 되면, 창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산 내 인력에 대한 지원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됐지만, 여전히 부산 내 게임 관련 창업은 무리가 있다는 것. 이런 환경을 개선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창업을 하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 자신의 꿈이자 희망이라고.
"요즘 부산 대학교들이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인력적인 부분에서는 아마 지방 중 가장 안정적인 수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어떻게 보면 1세대와 2세대 사이에 있는 1.5세대 같은 개발자잖아요. 향후 2세대 개발자들이 나온다면 부산은 그 어떤 도시보다 풍성한 개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다면 자연스럽게 부산은 문화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가 끝나고 '부산의 스타 개발사라는 말을 듣고 있다'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주원 대표는 인터뷰할 때의 모습과 달리 다시 가벼운 평소 모습으로 돌아와 손사래를 치며 '에이.. 저희는 그런 말보다 개발 잘하는 회사라는 말이 더 좋아요'라고 답변했다. 기자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편견에 모두 깨지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보면 부산의 개발자들을 많이 만나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부산이라는 곳에 취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분들과의 더 많은 시간을 써서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을 끝으로 부산에 대한 취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