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게임개발자, 끈끈하고, 열정 넘치는 갈매기들
16일 저녁. 부산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다. 대구나 전주 등 여러 지방 업체들을 만났지만, 부산 개발사들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도 내심 기대보단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할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아마 뭔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인터뷰 일정은 17일 오전부터 이어졌다. 게임 퍼블리싱에 도전장을 내민 부산의 조아라닷컴을 시작으로, 부산게임미디어협회 이창우 회장, '배틀존' 개발사 매직큐브, 부산 막내 개발사 '펀에이드', '방탈출'로 잘 알려진 게임데이, 마지막으로 '타르타로스 온라인'을 만든 인티브소프트까지 만나고 나니 어느새 하루가 모두 끝났다.
그들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는 부산 게임 산업 자체의 발전에 대해, 또 누구는 기능성 게임에 대해, 누구는 정부 지원에 대한 아쉬움 등을 토로했다. 물론 그들과의 대화는 고스란히 인터뷰로 작성돼 기사화 됐다.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인터뷰 섹션을 확인해보자) 그렇게 한참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느낀 건 '좀 더 빨리 내려왔으면 어땠을까'였다.
부산 개발사들은 서울 개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기 어려운 지방, 그중에서도 1시간 이내 만날 수 있는 대전이나 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먼 부산이라는 약점 때문에 좋은 퍼블리셔를 만날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정부 사업 진행이나 여러 면에서도 서울 업체보다 불리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꾸역꾸역 서울로 올라가는 인재들의 모습도 부산 개발자들에게는 슬픈 현실이다. 매년 3천5백 명 이상의 개발 인재가 배출되는 부산이지만, 실제로 그 인원을 수용할 개발사들도 부족하고, 노련한 경험을 가진 인재도 적어, 이들에게 경험을 전수해주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유리한 점이 없다. 정말로.
하지만, 부산 개발자들은 이점에 대해 당연하다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의 무관심은 '더 좋은 게임'으로 돌릴 수 있으며, 게임 산업 자체를 성장시키기 위해 여러 대학 및 부산 정부와 손을 잡고 움직이고 있다. 또한 인재 배출을 다양화하고 그들이 서울이나 다른 지방에서 성장한 뒤 돌아올 수 있는 부산의 개발사도 늘리기 위해 창업을 장려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그들에겐 약점은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이자, 끈끈하게 생존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것. 아마 이점이 부산 개발자들과 다른 지방 개발사들과 다른 면모가 아닐까. 특히 조아라가 부산 개발사들을 위해 퍼블리싱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점이나, 인티브소프트의 이주원 대표가 '우리회사가 안정되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더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도, 전부 부산이기 때문에 더욱 믿음이 간다.
차로 부산역을 이동하는 도중 그들과 나눈 대화는 부산을 집어삼킨 롯데자이언츠, 즉 야구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때 당시만 해도 롯데자이언츠는 3위 기아를 1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인티브소프트의 이주원 대표는 '지금 상승세라면 기자님에겐 죄송하지만 롯데가 3위로 올라가지 않을까요?'(기자는 기아 타이거즈 팬이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쁘기 보단 꼭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가 부산 개발자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끈끈하고, 화끈한 열정. 그리고 한결 같은 믿음. 부산의 야구팬들이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고 믿어주는 것처럼 부산 개발자들도 언젠가는 부산 게임 산업이 다른 지방들을 압도하고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가 기아 타이거즈보다 앞서는 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부산이 게임 산업의 기둥이 되길 기대해본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