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사냥, 이번엔 어떨까? ‘카르카스 온라인’

올해 여름은 확실히 화끈했다. 색(色)다른 액션 게임들도 많이 등장했고,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인 게임들도 눈에 띈다. 아직 출사표를 준비 중인 곳들도 상당 수 존재한다. 꼭 2007년 FPS 온라인 게임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던 시기를 다시 보는 것 같다. 물론 그때 당시의 황당한 상황과 비교해보면 지금은 꽤 양반이지만 말이다.

프리챌의 '카르카스 온라인'은 올 여름 광풍처럼 분 액션 온라인 게임의 후발 주자라고 볼 수 있다. 워낙 앞에서 분 바람이 광풍 이상이었다는 점과 여름 방학이 끝났다는 점 등 다소 악재가 있었지만, 지난 테스트에서 큰 기대를 받았던 것만큼, 액션 게임의 열풍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리고 9월7일 '카르카스 온라인'의 공개 서비스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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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과 롤플레잉, 두 마리 토끼 사냥이 시작됐다>

많은 기대와 함께 출발한 '카르카스 온라인'은 액션과 RPG의 결합을 모티브로 게이머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보여줬다. 게임은 기대 이상의 타격감과 타 게임에서 보지 못했던 여러 RPG 요소가 결합되면서 초반 순항을 예고했다. 결과적으로만 본다면, (난관 속에서도) 어느 정도의 선전을 기록, 초반 자리잡기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선전은 게임의 여러 가지 장점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은 액션 부분. 게임 내 모든 액션 동작들은 확실한 타격감과 특성 등으로 구분해 볼거리와 그리고 즐길 거리를 만들어주고 있다. 모든 기술은 시원한 동작과 여러 타격 연출이 더해져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화끈한 손맛을 전달해준다.

동작들의 자연스러운 연계도 매력적이다. 단순히 공중콤보에서 그치는 형태가 아닌, 사용자의 재량과 게임에 대한 판단에 맞춰 매우 다양한 콤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부분의 액션 게임이 기본기와 띄우기, 마무리 기술 등으로 연결되는 형태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전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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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스킬의 홍수와는 달리 기본적인 몇 개의 기술만으로도 50히트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그리 어려운 기술도 아니고, 게임을 조금만 즐긴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꼭 예전에 즐긴 게임센터용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레벨 이후의 전직에서는 초반과는 다른 액션의 맛도 느낄 수 있으며, 길드원이 함께 쓸 수 있는 길드 스킬이나, 팀원 전체가 사용하는 팀 스킬도 매력적이다. 이런 요소들은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카르카스 온라인'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확실한 차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임은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롤플레잉 요소는 어떨까. 마을 주변이나, 던전에서 모을 수 있는 아이템을 이용해 무기를 만드는 요소나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점은 다른 게임과 유사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전체적인 과정 자체를 쉽게 구성한 점은 액션 마니아들의 RPG 울렁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기 위한 개발팀의 배려가 아닐까 싶다.

300가지가 넘는 퀘스트와 이를 바탕으로 한 성장, 그리고 여러 가지 요소로 구성된 스킬 트리도 적절하다. 오히려 너무 복잡해 보이는 다른 게임에 비해 간소하기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한 점은 충분히 좋다. 물론 많은 스킬을 얻기 위해 긴 시간을 보내야한다는 점은 나중 문제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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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은 좋은데, 무언가를 놓친 듯한 이 느낌은 뭘까?>

하지만, 이런 야심찬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카르카스 온라인'에서는 무언가를 놓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타격감 좋고, 300가지가 넘는 퀘스트부터, 나름 짜임새 있는 스토리 라인, 그리고 타 경쟁작에서 볼 수 없던 여러 신요소까지, 이 게임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한참 게임을 즐기다보면 어색한 느낌이 든다.

이런 어색함의 첫 번째 시작은 사냥 내 만날 수 있는 몬스터와 맵이다. 개발사가 전생에 곰한테 무슨 원한을 산건지 알 수는 없지만, 게이머들은 15레벨까지 죽도록 곰과 싸워야 한다. (물론 사이사이 멧돼지와 하이에나 등이 등장해 우울함을 달래주지만) 거창한 디자인이나 멋진 모습도 아닌 정말 곰처럼 생긴 곰을 말이다.

맵은 넓지만 사냥의 횟수가 너무 적다는 점도 어색한 부분. 사정없이 적들을 (여기선 곰) 처리하고 싶지만, 이상하리만큼 이 게임은 몬스터 등장 빈도 율이 낮다. 어떤 이유로 개발사가 그랬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필드 내 몬스터들은 정해진 공간과 정해진 순간에 '짠'하고 등장해 열심히 게이머들과 싸울 뿐이다. 이는 우리가 겪었던 액션 게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이유를 굳이 찾자면, 액션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입장에서 정신없이 싸우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카르카스 온라인'을 선택하는 가장 이유는 액션을 경험하기 위해서지 광석을 캐거나, 무언가를 만들기 위함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 비하면 '카르카스 온라인'의 적들은 너무 적고, 강하다.

두 번째는 성장에 관한 부분이다. 흔히 캐주얼 게임이나 액션 게임들은 게임 내 진행도, 성장도 빠르기 마련이다. (이게 정석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이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카르카스 온라인'의 성장 포인트는 우리에게 그리 친숙하지 않다. 꼭 예전 고전 게임을 하는 것처럼 성장은 느리고, 그 사이에 해야 할 일은 무수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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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시 어떻게 보면 개발사가 밸런스적인 측면, 상황으로만 본다면 상용화에 대비하기 위해 어느 정도를 완급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게이머의 상황에 맞춘다는 건 좀 힘든 일이 아닐까. 잘 써놓은 각본처럼 게이머들을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리 좋은 건 아니라고 본다.

일단 공개 서비스 상황은 좋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금의 노선을 유지하는 것은 '카르카스 온라인'의 성공에 좋은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괜찮은 운영이나, 안정화가 이루어졌다는 점 등은 칭찬할만하지만, 게이머들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좀 더 찾아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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