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센 女프로그래머 '헤센, 1년 길러온 자식같아'
'게임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개발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또한 언리얼엔진도 직접 사용해 보고 싶은 마음도 컸구요'
밀리터리 TPS게임 헤센에서 GUI(Graphical User Interface)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 프로그래머 김유라 씨가 게임 개발에 참여한 이유다. 그녀는 게임 학과를 졸업하고 2년 전 지스타에서 MS의 부스모델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게임회사의 프로그래머에 지원하며 게임개발자의 삶을 걸어가고 있다.
과거에 잠시 머물렀던 회사가 자금적인 문제로 게임을 채 공개도 해보지 못하고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헤센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 '이프'로 직장을 옮겨 밀리터리 TPS게임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게임을 개발해 보고 싶다'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당차게 게임회사에 입사해, 1년간 힘들게 게임을 개발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헤센에서 GUI(Graphical User Interface)작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게임 내 화면에 보여지는 다양한 인터페이스 작업은 대부분 제가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이머들이 보다 게임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죠.
과거에 부스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2년 전 열렸던 지스타 2007에서 MS의 부스모델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학생 때 잠시 아르바이트로 했던 건데 지금 생각하니 매우 부끄럽네요. 사진은 찾아보지 않으셨으면(웃음).
게임 개발에 참여한 것은 헤센이 처음인지?
과거에 개발하던 게임이 있었는데, 사정상 프로젝트를 공개 해보지도 못하고 문을 닫게 되었어요. 이후에 헤센을 개발하고 있는 이프로 옮기게 되었죠.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형성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여성 프로그래머가 흔한 편은 아니다. 게다가 캐주얼게임이 아닌 밀리터리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데, 개발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생각보다 단순해요(웃음). 게임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해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이후 프로그램 전공을 선택해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현재 회사에는 저를 포함해서 여성 프로그래머가 3명이나 됩니다.
평소에 그럼 게임을 많이 즐기는 편인가?
네. 게임은 평소에 많이 하는 편이에요. 최근에 나온 온라인게임들도 자주 즐기는 편이구요, 헤센이 밀리터리 게임이다 보니 콜 오브 듀티나 기어즈 오브 워와 같은 게임도 종종 해보고 있어요.
헤센의 개발에는 언리얼엔진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용하기에 어렵지는 않은지?
가끔 언리얼엔진은 사용하기에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사용해보면 굉장히 편하게 잘 되어 있어서 원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구현하는데 무리가 없어요. 조금 비싼게 흠이긴 하지만 유명한 만큼의 성능을 가지고 있죠. 참고로 제가 예전부터 언리얼엔진을 꼭 사용해보고 싶어서 헤센의 개발에 참여한 이유도 있었어요(웃음).
1차 테스트에서 게이머들이 가장 많은 피드백을 전달한 것은 무엇인지?
게임에 대한 불만 보다 여자 캐릭터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 가장 많더라구요. 정확히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게임 내에 여성 캐릭터가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요?(웃음)
프로그래머이면 야근이 많을 것 같은데, 여성으로서 힘들지는 않은지?
생각보다 야근이 많지 않아요. 팀장님이 퇴근을 안 하신다고 팀원들이 퇴근을 못하는 경우도 거의 없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 힘들게 작업을 하고 있어요. 대부분 정시인 11시 반 정도에 퇴근하는 편이에요. 알아서 적당히 생각해주시면 됩니다(웃음)
프로그래머들은 대부분 개발자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기도 하던데, 헤센 개발팀도 그런 편인가?
저희는 가능하면 개발자 분들이 원하는 것들은 수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편이에요. 일정이 촉박하게 요청하는 경우는 마찰이 있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최대한 그분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게임에 적용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는 편이구요.
가장 최근에 작업한 내용은 ?
게임 내에 다양한 편의 기능이 추가되었어요. 다른 게임을 보면 대부분 상점의 물건들이 텍스트로 표현되어 있는데, 헤센에서는 상점의 내용들을 그래픽과 동영상으로 보기 편하게 되어 있어요. 새로운 무기의 경우 그 무기를 착용했을 때의 효과나 성능까지 게이머들이 알기 쉽도록 표현하는 것이 GUI의 역할이라 할 수 있죠.
이번에 새롭게 추가되는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여러 가지 모드가 추가되는데, 가장 눈에 띌만한 것은 CTS(Close Tactical Support) 모드라 할 수 있어요. 기존에 헤드락으로 일관되던 근접전투에 근접지원, 근접정찰 부분이 추가된 것이에요.
근접지원은 마커(적색 연막탄)로 좌표를 지정하면, 후방에서 해당 지역에 대한 박격포 사격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죠. 근접 정찰 CTS는 적외선 센서를 장비한 무인항공기가 지정된 구역을 수색해 적의 위치를 화면에 나타내 주는 기능이에요. 스타크래프트의 스캔 기능과 비슷하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네요.
이외에도 고정무기가 추가되고 컷 신이 추가되어 보다 영화적인 연출로 보는 재미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적용되었어요.
1년 동안 게임 개발에 참여해, 곧 2차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데 어떤 느낌인지?
1년 동안 키운 자식을 보는 듯한 느낌이에요. 그래서 자식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을지도 궁금해요(웃음)
게이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밀리터리 게임이라 여성분들이 조금 어렵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여성 게이머분들도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하고 있어요. 그러니 여성분들도 게임을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남성 게이머들은 더 많이많이 즐겨주셨으면 합니다(웃음). 이번 테스트에도 많은 성원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