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독특한 한국의 게임시장, 아이러니가 판친다
국내의 게임시장은 특이하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게임이 만들어졌고, 온라인 게임 시장만 비대할 뿐 아케이드나 비디오 게임 분야처럼 해외에서 인기 있는 분야는 거의 멸종 수준이다. 세계에 유래없이 많은 PC방이 성업 중이며 게임법, 심의 등 많은 부분에서 다른 나라와 동떨어져 있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에서만 살펴볼 수 있는 여러 아이러니한 일들을 살펴본다.
< 놀라운 성과의 게임산업, 정부는 죽이기 몰입>
'10억 달러의 수출, 청년층 일자리 주도' 라는 확고한 실적과 함께 국내 최고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게임 산업, 하지만 정부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게임 죽이기가 한창이다.
국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분야는 크게 반도체, 조선, 온라인 게임 정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앞의 두 분야와는 달리 게임 분야는 사이버 콘텐츠이기 때문에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알짜 수입의 원천지다. 더욱 발전시킨다면 10억 달러라는 돈이 20억 달러, 30억 달러로 불어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문화부 산하 기관에서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월 30만원 한도 제한'을 시행하고 있으며, 국회의원들은 '간접충전금지법', '셧아웃제' 등 게임분야 전체를 고사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악재를 연거푸 들고 나오는 실정이다.
< 쉽게 만드는 캐주얼 게임, MMORPG보다 어려워>
보통 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MMORPG)의 경우 시스템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그래서 한 때 국내에는 '쉽고 재미있게' 라는 컨셉으로 다양한 캐주얼 게임들이 선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캐주얼 게임 대부분이 마우스 클릭 방식의 MMORPG보다 훨씬 어려운 조작체계를 가지고 등장했다. MMORPG보다 훨씬 진입이 쉬워야 하는 캐주얼 게임이 아이러니하게도 훨씬 어려웠던 것.
또 다른 캐주얼 게임의 아이러니는 '돈 들인 게임일수록 실패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초창기에 실험적으로 등장했던 '서든어택' '프리스타일' '카트라이더' 등에 비해 훨씬 기획과 돈을 많이 들인 캐주얼 게임들 대부분이 실패를 맛봤다.
< 무료 게임, 정액 게임 보다 돈 더 많이 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정액제를 추구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부분 유료화를 골자로 한 무료 온라인 게임들이 국내 게임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액제보다 무료 온라인 게임들이 즐기려고 하면 돈이 훨씬 많이 든다. 정액제 게임의 경우 편의성, 시스템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배려를 갖추지만 무료 게임의 경우 유료화 결제를 이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게임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히려 게이머 입장에서는 돈도 돈대로 쓰고, 불편함은 더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 하나의 게임으로 매출 80%, 돈버는 곳 연봉이 더 짜>
또 하나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러니한 점은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많게는 10개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1개 혹은 2~3개만으로 매출의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80% 이상의 회사 역량이 들어가는 신규 프로젝트들의 매출은 20% 미만이고, 나머지 20%의 역량으로 진행하는 기존 프로젝트에서 전체 매출의 80%가 나오는 식인 것.
더 아이러니한 점은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돈 되는' 이전 사업의 개발자들보다 신규 프로젝트의 개발자들에게 더 비싼 연봉을 준다는 점이다. 성공시키기 위한 개발사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이는 기존 프로젝트 개발자들을 김빠지게 하는 일도 되고 있다.
< 능력없는 개발자, 블로그로 유명해져서 연봉 올라>
보통 실력있는 게임 개발자의 경우 바쁜 일정에 맞추어 정신없이 일하기 마련이다. 온라인 게임의 일정은 항상 빡빡하기 마련이고, 핵심 개발자의 경우 다른 곳에 시간을 들일 여유가 거의 없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개발자들은 느긋한 가운데 자신의 블로그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개발을 잘하는 개발자 보다는 실력이 없어도 블로그를 잘 가꾸어 업계에서 유명해진 개발자가 더 빨리 연봉이 올라간다. 최근 국내 게임 개발사들 사이에 이러한 '블로그 가꾸기'가 붐이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