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제2의 전성기 불러오는 부분 유료화 정책
2001년 온라인게임 시장이 점차 활성화될 무렵, 국내에는 '부분 유료화'라는 수익모델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상용화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는 유저이탈을 막기 위해 시작된 부분 유료화는 국내 게임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산업적 측면으로는 거대 캐주얼게임 시장을 형성하고 MMORPG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게 했으며, 게임 포털이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 부분 유료화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MMORPG >
특히 MMORPG 의 경우 시장이 포화상태로 더 이상의 월정액 수익 창출이 힘들어질 때 캐주얼게임 서비스 업체들이 부분 유료화 모델을 처음 도입하여 좋은 성과를 보이자 MMORPG를 서비스하는 업체들도 월 정액제에서 부분 유료화로 수익모델을 바꾸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정액제 MMORPG를 부분 유료화로 바꾼 사례는 넥슨이다. 넥슨은 2005년 8월 MMORPG 5종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테일즈위버' '아스가르드' '일랜시아'에서 정액제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액제 모델을 창시한 '바람의 나라'가 부분 유료화로 서비스된다는 것은 당시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이후 '프리스톤테일' '카발온라인' 'RF온라인'등의 게임들이 부분 유료화 선언과 함께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최근 이런 부분 유료화로 서비스를 전환하며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게임으로는 '뮤 블루'가 대표적이다. 웹젠의 '뮤 블루'는 8년간 서비스해온 MMORPG '뮤온라인'의 무료화 버전으로 게임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신규 게이머가 게임에 유입되기 시작하였고, 게임을 하지 않았던 휴면유저들도 게임으로 돌아오는 등 각종 유저 지표에서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웹젠의 통계에 따르면 기존 '뮤온라인'의 휴면유저 중 약 60%이상이 '뮤 블루'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순위지표 역시 온라인게임 전문사이트 게임노트(gamenote.gameangel.com) 주간 게임순위에서 32위로 깜짝 등장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 진화하고 있는 부분 유료화 >
원래 부분 유료화는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같은 캐주얼게임에 적합한 모델로 평가 받아 왔다. 캐주얼게임의 경우 경제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주 수요층인 만큼 게임을 무료로 서비스하면서 각종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많은 시간을 투자할수록 게임 내 능력치나 아이템 등에서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월 정액제를 당연시해 왔다. 그러나 게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MMORPG에서도 월 정액제보다는 부분 유료화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이렇게 부분 유료화 정책이 도입 된지 8년이 지나오면서 판매 가능한 아이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에는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는 게임 내 채팅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폰트나 자신의 얼굴을 캐릭터와 합성해 사용할 수 있는 포토캐릭터, UI 아이템 등 새로운 형태의 유료아이템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와 웹젠 등은 정액제를 유지하면서 소수의 프리미엄 아이템을 판매하는 혼합형태의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실 부분 유료화 수익모델은 항상 아슬아슬하다. 만약 게임을 하는데 무조건 유료 아이템을 구입하도록 강제한다면 이는 결코 그들이 내세우는 무료라고 볼 수 없다. 반대로 게임을 하는데 유료 아이템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면 게임사 입장에서 수익은 턱없이 낮아져 더 이상 게임을 서비스할 필요성이 없어지게 된다. 때문에 게임 내에서 유저들이 아이템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 모델을 기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같은 부분 유료화 수익 모델을 채택하고 있더라도, 판매하는 유료 아이템이나 혹은 과금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게임의 특성에 따라 유저들이 원하는 유료 아이템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비스되는 게임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면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부분 유료화가 정액제 게임에 비해 유저 수 대비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어떻게 부분 유료화를 하는가에 따라 오히려 정액제 게임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슬러거'나 '마구마구'와 같은 야구 소재 온라인게임이다. 이들은 비교적 적은 유저로도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고수익을 가능케 하는 것은 1인당 소비 금액에 상한선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게임사들이 자율적으로 1인당 한 달에 30만원의 제한을 두고 있다. (11월 2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는 월간 아이템 결제한도를 50만원으로 증액시키는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정액제 게임은 아무리 플레이를 많이 하더라도 1인당 한달 3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훨씬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 소비자를 생각하는 부분 유료화 게임을 바라며 >
하지만 부분 유료화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동안 논란이 됐던 이용자 대 이용자간 아이템 거래가 업체 대 이용자 형태로 변질 - 확산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업체가 부분 유료화 형태로 아이템을 판매하다 보니 온라인게임의 사행성이 더욱 확대되는 것은 물론, 법적 논란이 되는 아이템 거래가 일반화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게임업체가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게임 내 아이템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게임 내에서 아이템의 유무에 따라 플레이의 질이 달라진다면, 게임 균형이 깨지면서 게임성이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런 문제들이 크게 불거져 나오지는 않았지만, 별다른 보완책 없이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게임업계에 엄청난 핵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최근 법을 통해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상위 10개 온라인게임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약관을 수정 또는 삭제 조치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게임에서 구매한 아이템이나 아바타 등 온라인 디지털콘텐츠를 법령에서 청약철회 제한사유로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7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게임산업협회 신필수 실장은 "게임업체와 이용자들의 공정한 이용약관을 만들기 위해 공정위와 함께 협의해 왔다"라며 "앞으로 개선되는 이용약관을 통해 타 산업군 보다 게임업계가 이용자들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