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시로 힘든 곳은 이통사? 천만에..
사람은 '사과'를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누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애플의 아이폰은 국내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십 만종의 어플리케이션은 물론 특유의 애플 디자인 등 다양한 매력으로 똘똘 뭉쳐 있기 때문.
하지만 아이폰의 등장이 꼭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 대부분은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 같은 경쟁 통신사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아이폰의 등장에 가장 힘든 곳은 국산 MP3 나 PMP 개발 업체다.
아이폰의 등장에 휴대용 IT기기 제품 개발 업체들은 한해 시장 중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연말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2008년에는 평소보다 약 20~30퍼센트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2009년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에는 40퍼센트 이상 하락했다.
그나마 판매량이 상승하는 개학 시기에 어떻게든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하지만 25만대를 판매한 아이폰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 그나마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눈치다.
물론 이 문제를 아이폰의 잘못 만으로 보기 어렵다. 삼성을 비롯해 LG, 노키아, 소니, 모토로라 등 많은 업체들이 스마트폰이나 음악, 동영상 기능 자체를 강화한 고급 휴대전화를 대거 선보였으며, 스마트폰이 대세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MP3 판매량이 멈춰버렸다.
또한 판매에 급급한 개발 업체들이 MP3 제품의 가격을 거의 덤핑하듯 낮추면서 더욱 문제가 커졌다. 특히 대형 개발 업체들은 거의 매달 신제품을 선보이고, 두 달 정도된 제품을 덤핑 가격에 판매하면서 시장에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실제 매장에서도 MP3를 구매하는 사람은 보기 어려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 업자는 "MP3 판매는 커녕 그 잘나가던 애플 아이팟 시리즈도 전혀 나가지 않고 있다. 아이폰이 나와서 힘든 건 이동 통신사가 아니라 우리"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개발 업체 역시 답답한 건 마찬가지. 새로운 후속기종을 준비하고 있는 이 업체는 제품의 판매가 갈수록 줄어들어 재고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나마 대기업은 브랜드 파워라도 있어 판매를 유지할 수 있지만 중소 개발 업체 입장에서는 신제품 개발마저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중소 MP3 개발 업체의 관계자는 "아이폰이 나온 이후 어떻게 사업을 전개해야 할지 모르겠다. 해외 쪽 판로나 혁신성을 도입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판매량 하락이 더 지속되면 그나마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