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탈컴뱃’이 만들어낸 논란, 게임 업계를 바꾸다
어떤 한 개의 게임이 게임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올해 E3 2010에서 공개된 미드웨이의 격투 게임 '모탈컴뱃'은 90년대 당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모탈컴뱃'의 리메이크 게임이다.
상대방을 끝장 내는 '페이탈리티' 시스템과 무자비할 정도로 많이 나오는 선혈로 화제를 모은 이 게임 시리즈는 게임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지금은 'GTA' 시리즈라는 걸출한 문제작이 존재하지만 90년대에만 해도 게임 업계는 사회적인 이슈에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1992년 '모탈컴뱃'이 첫 선을 보인 이후 사회는 게임이 그 어떤 미디어보다 위험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때 생긴 여러 가지 파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모탈컴뱃'은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잔인한 연출을 게임에 도입했으며, 그 당시 암묵적으로 제한 됐던 여성 캐릭터를 잔인하게 죽일 수 있다는 점, 실사로 현실감을 높였다는 점, 신체 손상과 선혈이 낭자됐다는 점 등이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당연히 '페이탈리티'로 알려진 기술이다. 패배한 상대방을 무자비하게 죽일 수 있었던 이 기술은 게임에 무관심 했던 사회에게 게임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만들어준 계기가 됐다.
실제로 독일과 호주 등 10여 개 국가에서는 이 게임의 수입이 거부했으며, 정부에는 게임을 보고 논란 학부모들의 민원이 쇄도 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게임에 관심이 없었던 여러 민간 단체들이 이 게임을 사회적인 악으로 구분, 개발사를 없애고 게임의 출시를 막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물론 이 같은 논란에도 신문 1면을 장식한 게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게임과 영화 등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미디어에 대해 등급을 기재하고 소비자들이 판단해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심의 등급 기준을 마련해 배포하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그 전까지 등장했던 게임들 중 잔인한 게임이 굉장히 많았으며, 지금보다 무분별한 장르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참고로 '모탈컴뱃'은 전 세계 4천 만 명이 넘게 즐긴 격투 게임으로 기네스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