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10 게임쇼, 부산이 한몫 단단히 잡았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요. 하루 방 값이 35만원, 4명이 내려왔는데 숙박비만 400만원이 넘게 나왔네요. 아예 작정을 했더라구요. 내년부터는 절대 안 올 생각입니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 지스타2010 게임쇼가 역대 최대 관중인 28만 명을 유치하고 1억9천8백만 달러의 수출계약 규모를 자랑하는 등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 가운데, 부산의 과도한 돈 욕심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지스타2010은 NHN 측에서 1천 명이 단체로 내려오는 등 전년도에 비해 타 지역에서 오는 인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래서인지 행사장인 벡스코 주변의 호텔이나 해운대 주변의 숙박시설에 인원이 꽉꽉 몰아쳤고, 행사가 열리는 18일에 근접해지자 숙박시설의 요금은 급등했다.
비수기 1박에 2만5천원 하던 모텔은 최고 15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고, 그랜드 호텔 등 일부 호텔은 30만원이 넘는 가격을 제시하며 배짱 영업을 일삼았다.
지스타 관람차 부산에 내려온 한 관람객은 "작년엔 부산 측에서 지스타를 잘 몰라서 오히려 바가지를 안 씌운 감이 있다. 올해는 아예 작정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지스타2010을 찾은 해외 바이어들도 분통을 터뜨리긴 마찬가지였다. 이번 지스타2010에서는 해외 바이어들과 국내 개발사들을 연결하는 매칭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이 매칭 시스템 제작 비용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그대로 전가됐다. 많은 해외 바이어들은 1인당 20만원을 내야 한다는 말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고, 개발사들도 "게임을 사러 온 고객에게 돈을 받게 해 난감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조직위 측의 준비 미비로 지스타2010 개막 전에는 카드로 등록비를 내지 못하고 무통장 입금을 해야 해 해외 바이어들은 비싼 수수료도 물었다. 또 지스타2010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돈은 내셨나요?"라는 첫마디에 기분 상해했고, 일부 B2B 관은 2층에서 관찰할 수 있어 몇몇 바이어들이 해당 개발사 부스를 피해 다니기도 했다.
지스타2010에 참가한 한 해외 바이어는 "20만원이야 낼 수 있지만 내가 20만원 어치의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알고 싶다. 다른 게임쇼에는 없는 독특한 지스타의 문화인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이렇게 돈독이 오른 모습이 연출되면서 부산시의 역할론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애초에 부산 측은 지스타 게임쇼를 유치하면서 각 호텔과의 적극적인 연계로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극도의 바가지 상술이 포착됐고, 부산시가 무슨 노력을 했는지 의혹만 남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 시에서 지스타에 지원하는 비용이 부산 영화제에 투입하는 비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지스타에 부산 시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내년에는 다른 지역에서 개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