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온라인게임 시장을 폭격한 ‘블록버스터’, 테라
서비스 개시 5분만에 동시접속자 수 1만 명 돌파, 최고 동시접속자 수 16만 5천 4백 명.
2011년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던 테라가 공개서비스를 개시하자마자 세운 기록들이다. 일부에서는 접속자 폭주로 인해 서버가 다운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출시 이전부터 '구획 하나를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지닌 폭탄'이라는 뜻을 지닌 '블록버스터'라는 별명이 붙은 게임다운 성적이라 하겠다.
테라는 역대 최고 수준인 400억 원의 제작비와 4년이 넘는 개발 기간, 출시 이전부터 공개된 스크린샷을 통해 보여진 화려한 그래픽 등으로 게이머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온 바 있다. 그리고 공개서비스 개시 4일차인 지금, 테라를 즐기는 게이머들은 자신들의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년 벽두부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커다란 충격파를 몰고 온 테라, 과연 어떤 게임이기에 게이머들이 이렇게까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 역대 온라인게임을 통틀어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이다>
북미 지역의 유력 MMORPG 전문 웹진인 MMORPG닷컴(www.mmorpg.com)은 지난 해 12월에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테라의 시각적인 측면을 호평하는 기사를 낸 바 있다. 기존의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넘어 테라의 개성있는 캐릭터와 몬스터, 건축물을 통해 MMORPG를 생각할 때 게이머들이 떠올릴 수 있는 선입견을 타파할 수 있다는 것이 기사의 주된 골자였다.
기사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 역시 호의적이었다. 한 게이머는 "공개 영상에서 볼 수 있는 복장, 캐릭터, 보스 몬스터의 동작 등 게임 속 세계관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테라의 게임 그래픽은 출시 이전부터 이례적일 정도로 호평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감이 게임의 서비스 시작화 동시에 현실이 됐다. 화사한 색감과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풍경과 거대한 건축물 여기에 화려한 스킬 이펙트까지 게이머들은 비디오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게임 그래픽에 대해 많은 칭찬을 보내고 있다.
최적화 여부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출시 이전만 하더라도 게임의 사양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개발사인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최적화를 통해 게임의 사양을 낮추는 데 노력하겠다고 소견을 밝히기도 했으나 게이머들의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던 셈이 됐다. 예상보다 낮은 사양에서도, 딱히 PC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무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최적화가 되어서 게임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그래픽 옵션을 최고 수준으로 높인다면야 높은 성능의 PC가 필요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중간 수준의 옵션으로 게임을 즐긴다면 개발사 측에서 미리 밝힌 바 있는 PC 권장사양으로도 무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중간 수준의 옵션으로 즐기는 테라의 그래픽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품질을 보이고 있다. 최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개발사의 다짐이 공수표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비디오 옵션 조절에 있어 세밀함이 떨어지는 것은 조금은 아쉽다.
비등방성 필터, 안티앨리어싱, 쉐이더 레벨, 수직동기화 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최근의 온라인게임들에 비해 단순히 질감 수준, 한 화면에 표시되는 캐릭터의 수, 원거리 배경 묘사 거리 등만을 조절할 수 있는 테라의 비디오 옵션은 조금은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 게임이 최적화를 거치면서 이러한 옵션이 새롭게 추가된다면, 게이머들이 테라의 그래픽에 대해 더욱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 액션과 MMORPG의 타협점을 찾으려 노력하다>
테라가 갖고 있는 특징 중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단연 전투 시스템이다. 기존의 MMORPG들이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테라는 액션 게임을 연상시키는 프리 타겟팅 전투 시스템을 택하고 있다.
이런 전투 방식을 택해 테라가 얻은 강점이라면 전투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박진감을 더욱 강하게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우스를 클릭해 놓으면 자동으로 공격이 진행되고, 적절한 타이밍에 스킬, 아이템을 사용하기 위해 단축키를 누르기만 하는 전투 방식에 비해 일일이 캐릭터를 이동하고 공격, 방어를 해야 하는 테라의 전투 진행은 게이머들의 플레이 집중도를 높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기존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액션성이 지나치게 강해 MMORPG를 즐겨오던 게이머들로부터 '전투 난이도가 너무 높다', '정확하게 타겟팅이 되지 않으면 공격이 빗나가서 불편하다' 라는 반응을 얻기도 했었지만, 공개서비스 버전에서는 이러한 점을 수정해 적당하게 타겟팅이 되면 공격과 스킬이 모두 명중하도록 개선됐다. 액션 게임과 MMORPG의 접점을 찾은 셈이다.
타격감 역시 만족스럽다. 특히 타격감을 구현하기에 상대적으로 어려운 원거리 공격 캐릭터들의 타격감은 어지간한 FPS 게임의 그것에 육박한다. 내 공격이 적에게 확실하게 명중하고 있다는 느낌은 조금은 과장됐지만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구현되어 있어 전투 중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하지만 테라는 어디까지나 액션성을 강조한 MMORPG이지, 정통 액션 게임은 아니다. 물론 타격감은 액션 게임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액션의 다양성이나 조작 난이도는 액션 게임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게이머가 액션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테라에 접근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 쾌적함을 해치는 넓은 맵과 느린 이동속도>
테라의 세계에 처음 들어온 게이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그래픽이 좋다", "액션이 훌륭하다"라는 반응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이 나오는 반응은 "맵이 너무 넓어서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라는 말이다.
테라의 세계는 넓다. 게이머들은 게임을 즐기며 실제 자연 경광을 옮겨 놓은 듯한 넓은 필드와 실제 건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거대한 조형물과 마주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동 속도마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이런 넓은 필드를 이동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을과 마을 사이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사냥터 이동 관리관과 같은 NPC와 이동 아이템을 준비해놨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반응이 나올 정도이다. 레벨 24가 되면 말을 타고 돌아다닐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해당 레벨에 도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들여야 하며 그 시간 동안에 이동에 따른 답답합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쉽다.
이동이 잦고 오랜 시간을 요구한다는 것은 자칫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프리 타게팅 전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로를 풀 시간을 주기 위해 이렇게 동선을 길게 만든 것이 아니길 바란다.
< 기대 이상의 신작, 정식서비스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가길 바란다>
지금까지 게이머들의 반응을 본다면, 테라는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만한 게임이다. 아직 정식서비스에 돌입하지 않았기에, 직업간의 밸런스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것이 아쉽지만 개발사 측에서는 이러한 반응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직업간의 밸런스를 맞춰 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니 이런 아쉬움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최적화를 장담했고, 그를 현실화 시켰던 개발사가 하는 약속이니 밸런스 개선도 한 번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다음달 초 정도에 정식 서비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되는 테라. 한 동안 이렇다 할 신작 MMORPG가 없던 온라인게임 시장에 등장해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테라가 정식서비스에서도 꾸준한 화제를 이끌어내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