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vs송병구' 최초의 결승전 리매치, 전략과 노련함 승부
스타리그 사상 최초로 결승전 리매치가 펼쳐진다. 오는 29일 오후 6시,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에서 '인크루트 스타리그 2008' 결승전의 두 주인공, 송병구(삼성전자)와 정명훈(SKT)이 다시 맞붙는 것.
지난 7일, 정명훈이 4강 A조에서 김윤환(STX)를 3대2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14일, B조에서 송병구가 김현우(STX)을 3대0으로 꺾고 결승전에 합류하면서 스타리그 최초로 결승전 리매치가 성사됐다.
두 선수로서는 인크루트 스타리그 2008 결승전에서 맺은 악연에 종지부를 찍을 기회를 잡았다. 스타리그에서 두 번의 준우승을 했던 송병구는 당시 정명훈을 3대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첫 스타리그에 참가해 결승까지 오르며 주목을 모았던 정명훈은 다음 대회에서도 준우승에 그치며 새로운 콩라인의 대표 주자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시드로 다음 시즌 본선 진출을 예약하며 스타리그 최다 본선 진출 기록(17회)을 세운 송병구는 이번에 우승하면 더욱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울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현재 스타리그 97승을 기록하고 있는 송병구가 이번 결승전에서 3승을 추가하면 임요환, 홍진호에 이어 세 번째로 스타리그 100승 달성에 성공한다. 프로토스로서는 김동수 이후 10년 만에 2회 우승자 탄생이다.
정명훈 또한 바로 눈앞에서 놓쳤던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정명훈은 "내 손으로 콩라인을 끊어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2인자 탈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왔다. 결승 상대로 일찌감치 송병구를 지목하며 설욕에도 성공하고 준우승 징크스를 떨쳐내겠다는 각오를 다져온 것. 정명훈은 "우승이 목표다. 다전제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이번엔 자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병구와 상대전적이 3승6패로 두 배나 차이가 날 정도로 열세인 정명훈이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뜨거운 관심사다. 특히, 이번 결승전에서 사용되는 맵 중 '이카루스'를 제외한 세 개 맵이 모두 테란보다 프로토스의 승률이 높아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하지만 임요환, 최연성을 잇는 테란 명가 SKT의 준비된 결승 전략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2년 전과 달리 일취월장한 정명훈의 프로토스전 실력과 다전제에 대한 경험이 박빙의 승부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각 선수 코칭 스텝들의 응원 열전도 뜨겁다. 삼성전자 김가을 감독은 "결승전 당일이 아버지 생신인데 고향인 광주에서 결승전이 열려 최고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감독하면서 가장 떨리고 설레었던 인크루트 2008 결승전을 선물해 준 병구에게 고맙다. 이런 순간들을 병구와 함께 마음껏 즐기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SKT 최연성 코치 또한 "정명훈의 플레이가 테란의 최선 플레이"라며 제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결승전에서는 콩라인의 수장 홍진호가 응원 차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며, 가쉽걸, A, 마하 등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성 7인조 아이돌 레인보우의 축하공연도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