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 '무리수 보도' MBC 뉴스에 발끈

MBC 뉴스데스크의 '무리수 보도'에 게이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일요일, MBC 뉴스데스크는 폭력성 게임의 해악에 대한 뉴스를 방영했다. 폭력성 게임이 이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 뉴스의 주된 내용이었다.

기자는 이를 위해 한 가지 실험을 했다. 많은 이들이 게임을 즐기는 PC방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들이 한창 게임에 몰두하고 있을 무렵에 강제로 PC방의 전원을 차단한 것이다.

한창 플레이에 열중하고 있던 이들은 갑작스런 정전에 당황하며 다소 격한 말을 하기도 했으며, 이 장면은 그대로 뉴스를 통해 전파를 탔다.

이 기자는 이러한 장면과 함께 '전원을 차단하자 순간적인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게임의 폭력성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것이다'라는 말로 게임의 유해성에 대해 설파했다.

이러한 MBC의 뉴스를 접한 게이머들은 입을 모아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기자를 비난하고 나섰다. 사람이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화를 내는 사람들이 모두 게임의 폭력성에 물들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을 접한 한 게이머는 "방송사에 들어가 뉴스 원고를 준비하고 있는 MBC의 전원을 차단하고, 이에 관계자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과 격한 반응을 보이면 이 역시도 뉴스의 폭력성 때문에 사람들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인가?"라며 기자의 행태를 비꼬기도 했다.

또한 "바둑의 폭력성을 확인하기 위해 노인들이 두고 있는 바둑판을 엎어 보겠습니다", "육식의 폭력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기집의 불판을 엎어버리면 되는건가?', '오페라 공연 중에 갑자기 정전되면 그 고상한 관객들도 못 참고 환불을 요구하면서 소동을 벌이는데, 이것도 오페라가 폭력적이기 때문인가?'와 같은 게시물을 남기며 기자를 비판하고 있다.

이날 뉴스 취재 현장에 있었다는 한 게이머는 '별 탈 없이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원이 차단되어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해당 기자는 이런 일을 저지르고도 미안하다는 사과나 시간 보상도 없이 바로 장비를 챙겨서 현장을 떠나 더욱 어이가 없었다'는 트위터 게시물을 남기기도 해 게이머들을 더욱 분노케했다.

한편, 이러한 게이머들의 반응에 대해 MBC의 유충환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과 폭력 게임의 상관성을 도출하기 위해 여러 근거 중에 하나로 한 실험이다"라며, "우리 실험 자체가 큰 문제라고 보지는 않으며, 리포트에서 말하고자 한 결론이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는다"라고 말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