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워렌전기, 전쟁 MMORPG 새 기준 될 수 있을까?
무협 온라인게임 <십이지천>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알트원에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신작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워렌전기>의 첫 번째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에 선보인 <워렌전기>는 그간 정통 무협게임의 선두주자로 알려졌던 알트원이 처음으로 판타지물에 도전하면서도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전쟁 콘텐츠를 강조한 <정복형MMORPG>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배경 소설을 연재하며 세계관을 탄탄히 하고 최근에는 테스터들 중 팬 그룹인 <마병대>를 선정하는 등 잰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워렌전기>는 과연 <십이지천>이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먼저 게임의 시각적인 부분은 최근에 등장한 게임들의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등장하는 캐릭터의 모습이나 몬스터들의 외관, 성의 그래픽 모두 꽤나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일반 필드나 던전의 모습에 개성이 조금 부족하지만, 다양한 그래픽 효과를 부여한다면 스크린샷을 찍을 때 꽤나 멋진 장면을 찍을 수 있을 듯 싶다.
게임의 UI는 기본적인 것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으며 각종 메뉴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구성돼 있다.
특히 스킬 트리의 경우 어떤 루트를 타면 어떤 특징의 스킬을 쓸 수 있는지 한 눈에 들어오도록 통일된 모습을 부여해 게이머로 하여금 자신의 취향에 맞는 루트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개발 단계여서인지는 모르지만 퀘스트 창에 나오는 정보가 아직 부족하다. 미니맵에 목표 지역이 등장한다고는 하지만, 만일 목표장소가 다른 맵일 경우 이에 대한 정보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혼란을 줄 여지가 있었다.
이는 퀘스트의 내용을 추가하거나 몬스터의 이름이나 지역, NPC의 이름을 클릭하면 목표의 위치까지 자동으로 이동시켜주는 시스템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추후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콘텐츠보다는 게임의 가장 뼈대가 되는 각종 시스템들에 대한 점검이 집중적으로 실시됐던 만큼 이 게임의 중심 시스템인 전쟁 시스템이 테스트 내내 강조됐다.
<워렌전기>에서는 개인전부터 단체전까지 다양한 전쟁 시스템이 제공되며 이번 테스트 중에는 섬멸전, 정규전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섬멸전은 게이머들이 힘을 합쳐 전장 내의 몬스터들을 물리치는 PvE시스템이고, 정규전은 최대 200 대 200으로 진행된 대인전으로 두 종류 모두 2시간에 1번씩 진행됐다.
섬멸전의 경우 주어진 시간 내에 몬스터를 모두 처치하면 승리하는 방식인데, 몬스터의 공격이 강력하고 A.I 역시 적극적으로 전투를 진행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어 게이머들이 단순히 돌진하는 형태로 전투를 진행했다가는 전멸당하기 십상이었다.
대인전은 상대방 진영의 스톤을 어느 진영이 먼저 파괴하느냐를 겨루는 방식으로 형식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역시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만큼 물고 물리면서 서로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재미를 주기에는 충분했다.
이번 테스트에서 선보인 전쟁 시스템은 첫 테스트인 만큼 아쉬운 부분은 다소 발견되기는 했지만 전쟁의 체험에 있어서는 크게 불만이 없는 수준이었으며, 추후 부족한 부분의 개선이 이뤄진다면 게이머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작인 <십이지천>시리즈를 즐겨본 게이머라면 별 다른 가이드 없이도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테스트가 전쟁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보니 그 외의 콘텐츠나 시스템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다수 발견됐다.
우선 테스트에 있어 게이머들의 첫인상을 가름할 초반부 퀘스트 진행에 있어 속도감이 매우 떨어졌다.
몬스터를 일정 수만큼 사냥하라는 퀘스트야 지정된 수만큼 사냥만 하면 됐지만 몬스터를 사냥하고 특정 퀘스트 아이템을 가져오라는 퀘스트에서 해당 아이템의 드롭율이 지나치게 낮았다.
몬스터 한 마리를 사냥하는데 소비되는 시간이 짧지 않고 사냥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경험치도 적은 상황에서 퀘스트의 진행 시간까지 길어지니 그만큼 캐릭터의 성장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퀘스트 아이템 1개를 가져오기 위해 한 몬스터를 100마리 가까이 사냥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비슷한 불만을 가진 게이머들을 커뮤니티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만큼 단순히 운이나 참을성의 문제로 돌리기는 어려울 듯 싶다.
또한 게임의 특징 중 하나인 용병 콘텐츠를 사용함에 있어 1인당 최대 4기까지 이끌고 다닐 수 있다보니 일시에 다수의 게이머들이 이벤트를 위해 한 장소에 몰렸을 경우 해당 장소에서 걸어다니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특히 주말에 펼쳐진 이벤트때 이벤트 장소가 특정 NPC가 위치한 곳이다 보니 이런 불편이 종종 발생했으며 이벤트 시간을 피해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워렌전기>는 알트원에 있어 가장 강점인 전쟁 콘텐츠를 기존의 무협이 아닌 판타지라는 새로운 무대를 통해 선보인 게임으로 이번 테스트 역시 그 강점을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는 데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전쟁 콘텐츠 외에 퀘스트나 UI, 편의성 시스템 등에 있어는 아직 덜 다듬어진 부분이 보이기는 하지만 첫 번째 테스트에 어느 정도 틀을 잡힌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전쟁형 MMORPG들 중에서도 선두에 설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개발사인 알트원이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앞으로도 게이머들이 원하는 바에 귀를 귀울이고 적극적으로 이를 반영한다면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국내 시장을 대표하는 전쟁 온라인게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