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게임과 SNG, 서로에게 격하게 끌리다
최근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두 부류를 꼽는다면 단연 웹게임과 SNG(소셜 네트워크 게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웹게임, 그 중에서도 전략형 시뮬레이션 게임은 게임 클라이언트를 설치하지 않고도 다양한 내정 시스템과 대인 전투를 즐길 수 있으며, SNG는 소셜 네트워크 상의 친구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게임을 서로 도움을 주면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부류에 해당하는 대다수의 게임들은 클라이언트 없이 즐길 수 없이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한 번 명령을 내려놓으면 온라인상에서 자동적으로 그 명령에 따라 행동이 자동 진행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게이머들은 서로를 비교하며 각각의 게임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런 이야기를 통해 나온 의견을 받아들인 게임사들은 서로의 특징을 채용하는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게임들을 하나 둘 내놓기 시작했다.
가장 잘 알려진 예로는 넥슨의 웹게임 <2012: 서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12년에 외계인의습격을 받아 서울이 파괴됐다는 설정 하에 시작되는 <2012: 서울>은 게이머가 서울의 지도자가 돼 방어 장치들을 건설해 외계인을 막으면서 파괴된 서울을 복구해 나가는 방식의 게임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기존의 웹게임들, 그 중에서도 전략 시뮬레이션 스타일의 게임들이 복잡한 행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전투를 즐길 수 없도록 한 점과 달리 행정 시스템을 최대한 간소화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위치를 지정해 건물을 세우고, 미사일을 장착해 발사하기만 해도 서울 상공을 떠도는 UFO들을 공격할 수 있으며, 얼마나 방어 기지를 촘촘히 효율적으로 세웠나에 따라 UFO의 공격을 막아낼 수도, 실패해 랜드마크인 남산타워가 무너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2012: 서울>은 기존의 복잡한 머리싸움을 강조하던 전략 시뮬레이션 웹게임을 벗어나 클릭 한 번, 터치 한 번으로 게임의 목적을 충실히 만족할 수 있기에 그 동안 웹게임과는 거리가 멀었던 여성 게이머들이나 저연령층의 게이머 역시 게임의 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한편 조만간 실시될 여름 업데이트에서는 외계인과의 전쟁이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평화의 시대를 장악하기 위한 음모의 그림자가 등장한다는 스토리 하에 게이머들이 열망하던 대인전 콘텐츠의 추가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그간 후발 주자들의 맹 추격에 쫓기던 소셜게임의 제왕 징가 역시 지난 6월1일 12개 국어로 선보인 신작 <엠파이어즈&얼라이즈>를 통해 소셜 게임과 웹게임이 한데 합쳐진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전쟁에서 패배한 제국의 지휘관이 돼 황량한 군도를 발전시켜 군사 기지와 도시를 세운 뒤 병력을 키워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직관적인 조작 시스템과 함께 전략적인 면을 강조한 전투를 바탕으로 서비스 9일 만에 전 세계에서 약 천만 명의 게이머들이 참여한 인기 SNG로 자리잡았다.
<엠파이어즈&얼라이즈>의 특징으로는 바로 성장 및 방어 재미와 함께 공격의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소셜 게임은 친구들이 함께 즐긴다는 개념이 강하다보니 전쟁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대인전 콘텐츠가 있다고 해도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전투가 이뤄져 누구와 전투를 치르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게임은 여타 게임들과 달리 평소에는 도움을 주면서 함께 성장해 가는 바로 그 친구들과 전투를 펼칠 수 있어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전투 스타일로는 한 턴씩 번갈아가며 상대방의 유닛을 공격하게 되며, 각 유닛 별로 상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고려해 가며 효과적으로 전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전투의 상대가 친구이다 보니 하나의 전투가 공격자 입장에서 한 번, 수비자 입장에서 한 번씩 진행돼 두 사람 모두 승자가 될 수 있어 친구들끼리 의가 상하는 일을 막아준다.
또한 전투를 위한 병력이 단순 수치가 아니라 유닛을 직접 생산해내야 하는 웹게임의 스타일을 그대로 잇고 있으며, 생산한 유닛은 섬 곳곳에 배치해 적의 공격에 맞서는 방어 유닛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웹게임은 SNG의 가벼운 조작 방식을 받아들임으로써 기존에 웹게임을 어려워하던 게이머들을 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으며, SNG는 웹게임의 생산 및 전투 시스템을 받아들여 경쟁심을 통해 게임의 재미를 보다 오래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게임은 기존 스타일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새로운 팬층과 게임 스타일을 선보이는데 성공한 만큼 앞으로 이와 같이 다양한 스타일을 적용시킨 웹게임, SNG는 지속적으로 선보여 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웹게임과 SNG는 외관적이나 시스템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보니 각각의 특징을 받아들인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게임들이 조금씩 출시되고 있다”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웹게임과, 재미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는 SNG와 같이 다른 장르의 특징을 받아들인 게임들이 보다 늘어나면서 새로운 재미를 원하는 게이머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