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논란 속 게임법, 글로벌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국가들은 자국인의 이익과 보호를 우선하기 위해 각종 제한을 가하는 법을 만들어 왔다. 현재 게임산업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법 역시 정부에서는 자국의 보호와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에서 내세운 게임법이 과연 자국민을 위한 올바른 규제와 법일까? 라는 부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형국이다.

대부분의 법들은 과거의 예를 참고해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군에서는 악습이라 할 수 있는 구타, 채벌 등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법규를 만들고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다만 이 법규들은 과거의 예를 들어 방지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새로운 사건들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키스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음에도 관련 법이 없어서 단속이 어려웠던 상황이라거나, 해병대에서 기수열외 같은 가혹행위를 법으로 막지 못해 결국 사고가 터진 것이 그 예다.

위의 예와 같이 법은 현 시점의 변화되는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는 언제나 예측하지 못하는 것 투성이이기 때문에, 법을 만들 때의 시점과 현실 사이에는 필연적인 괴리감이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업 군들은 상황과 변화가 느린 편이라 과거에 만들어진 법규들에 큰 괴리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IT 환경, 나아가 게임 분야 같은 급격한 변화가 있는 분야에서는 이런 고전 법들은 늘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최근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한창 인기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있는 앱스토어라 할 수 있다. 이 앱스토어와 현실은 괴리감이 크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는 당연히 관세가 붙기 마련인데,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하는 이런 앱스토어의 제품들은 관련 법도 없고 국세청에서도 아직까지 국내에서 세금을 어떻게 물려야 하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사행성이 심한 앱스토어 도박 게임들 역시 법과 현실의 괴리감 사이에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도 해외 계정을 통해 어렵지 않게 이 게임들을 즐길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게임들이 간접충전방식이 아닌 직접충전이 허용되는 방식이어서 사실상 도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연히 국내에서는 엄연히 불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에 대해 국내에서 규제가 가능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런 게임들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해외 계정을 임의로 만들어 접속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때문에 규제를 하고자 해도 앱스토어 사업자들은 일차적인 잘못이 해외 계정으로 들어온 국내 이용자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불법 사용자들을 위해서 해외에서 진행되는 멀쩡한 서비스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페이스북 서비스도 이와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에서도 서서히 직접 충전하는 게임들이 늘고 있으며, 아예 한국의 심의를 받지 않은 체로 완벽히 한글화가 되어 서비스되는 게임들 또한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사실 한국의 법규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경우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 하고 있다. 또한 국내 법규들과 이들 글로벌 서비스사는 다양한 부분에서 상당히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성인 인증 문제, 전자 상거래, 실명제, 그리고 사전 심의 등 충돌 영역도 포괄적이고 다양하다.

기사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국내에서도 새로운 게임 규제법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법들이 위에서 언급한 글로벌화에 대한 자국민 보호에 관련 된 법규가 아닌, 그냥 국내 게임사들에 대한 규제법으로만 존재한다는 점이다.

국내법과 글로벌 서비스의 대표적인 충돌의 예는 주민번호 입력, 즉 성인인증 부분을 들 수 있다.문제는 페이스북이든 앱스토어 나아가 콘솔의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주민번호 입력 부분이 없다는 점이다. 그들이 한국만을 위해 주민번호 입력 시스템을 만들어 줄 리는 없다.

또 해당 내용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규제를 위해 무조건 글로벌 서비스를 내릴 수도 없다. 자칫 정부의 정보 통제로 보여질 수 있고, 수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반발로 인해 정치적 역풍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현재 정부에서 쏟아내는 규제법들은 전혀 자국민의 이익과 보호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 채 고스란히 한국 게임 개발사들만 제재하는 악법으로 전락하고 있다. 게임 규제안이 해외 글로벌 서비스에게는 무딘 날이 되고 국내 게임업체에게는 서슬 퍼런 칼날이 되어 비수를 꽂는 역차별이 횡행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나 여당은 어떤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냥 “글로벌 기업의 서비스를 주시하고 있습니다”가 현 정부의 대답이다. 심지어 아무 대책없이 “게임회사의 매출의 일정부분을 기금으로 내놓으라”는 법안상정을 하는 등 민주주의 국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강행군도 일삼는다.

국내와 달리 최근 중국을 비롯 일본, 캐나다 등 많은 국가에서는 게임을 주요 산업으로 다루고 다양한 지원책을 아끼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 되는 일개 게임의 회사가 연 1조5천억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게임의 산업 가치성이 무척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내의 규제법이 심화될 경우, 몇 년 지나지 않아 국내의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 개발하기 좋은 환경이 캐나다나 중국 등으로 회사를 옮길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게임 콘텐츠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렴한 가격에 오랜기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게임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현재 상태로 규제책만 내놓으면 머잖아 우리의 아이들은 해외, 중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한국 출신의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페이스북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서 플레이 하게 될 것이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그 재원을 캐나다나 중국에 퍼주게 될 것이다. 합쳐서 몇십 조나 되는 재원을 말이다.

정말 그런 날이 오지 않도록 우리는 좀더 다양한 준비와 고민을 해야만 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점은 간과하고 국내의 문화 콘텐츠만 옥죄며 재원을 마련하려는 정부의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 곧 물밀듯이 들어올 해외 콘텐츠에 맞서서 오히려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과 규제를 준비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국내의 사용자들의 인식 또한 바뀌어야 한다. 이상하게도 한국은 사회 인식 자체가 글로벌 서비스에 대해 굉장히 너그러우면서도, 국내 서비스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페이스북이 주민번호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한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왜 엔씨소프트에서 주민번호를 받지 않는다고 하면 집단 항의를 할까. 국내 서비스를 폄훼하고 글로벌 서비스들에 문호를 활짝 열어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모습, 아무래도 이상하다. 이상하고 이상해서 정말 이상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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