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던전앤파이터, '혁신' 업데이트로 추진력 확보완료
해마다 여름방학 시즌이 되면 서비스 중인 대부분의 게임들에는 대규모 업데이트가 실시된다. 특히, 전체 이용자 비율 중에서 청소년 이용자의 비율이 높은 캐주얼 온라인게임들에 여름방학 시즌은 <대목>이나 다름없다.
상황이 이렇기에 <캐주얼게임 왕국>이라 불리는 넥슨은 해마다 여름방학 시기가 되면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굵직굵직한 캐주얼 게임들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눈길을 모아왔다. 올해에도 이러한 행보에는 변함이 없어서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등의 게임에도 대규모 업데이트가 실시됐다.
이 중에서 눈길을 끄는 업데이트는 지난 7월 14일 실시된 던파의 <혁신> 업데이트이다. 혁신이라는 말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요컨대 기존과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이다.
과연 던파의 이번 업데이트는 <혁신>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내용을 갖추고 있을까? 기자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물론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서 던파가 던전앤파이터2를 연상시킬 정도로 완연하게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던파가 다시 한 번 발전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었다는 것이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기자의 평가다.
사실 던파의 이번 업데이트는 그동안 실시됐던 던파의 업데이트에 비해 일견 초라해보이기도 한다.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신규 콘텐츠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프리스트를 즐기는 이들(비록 그 수가 타 직업군에 비해 적기는 하지만)이 오랜 기간 열망했던 신규 직업 <어벤져>가 추가됐으며, 하루에 한 층씩 도전할 수 있는 높은 난이도를 지닌 <절망의 탑>이 추가되긴 했지만 전체적인 신규 콘텐츠의 수가 많다고는 할 수 없다.
새로운 콘텐츠를 기대한 이들에게 이번 업데이트는 꽤나 실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번 업데이트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이번 업데이트는 신규 콘텐츠의 추가보다 게임의 전체적인 틀을 새롭게 개편하는 데 중점을 둔 업데이트이기 때문이다.
이번 업데이트는 던파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2D 게임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게임의 해상도를 기존의 640480 해상도에서 800600으로 향상시켰다. 해상도가 확대됐다는 것은 한 화면에 표시될 수 있는 장면이 더욱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2D 게임에서 화면 해상도가 확장되는 업데이트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단순히 수치만 조정하면 끝나는 3D 게임과는 달리 2D 게임들은 새롭게 표현되는 부분을 그려내기 위해 개발자들이 일일이 도트를 찍는 고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생은 개발자들이 감수한 덕분에 게이머들은 각성 스킬을 사용할 때 스킬 이펙트의 일부가 잘리지 않은 온전한 형태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해서 얻게 되는 시각적인 호쾌함도 덩달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게임의 전체적인 편의성에도 신경을 기울여 퀘스트와 던전 배치가 재조정되었으며, 아이템의 드랍률을 상승시키고 새로운 형태의 마법으로 봉인된 아이템이 나오는 등 게이머들의 <아이템 사냥>에 대한 재미가 늘어났다.
또한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경험치 요구량이 재조정 됐다. 이 밖에도 스킬 레벨이 새롭게 배치됐으며, 새로운 개념의 스킬이 추가됐으며 난이도에 따라 던전에서의 아이템 드랍률도 새롭게 개편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러한 내용으로 진행된 이번 업데이트 내용을 살펴보면 게이머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 더욱 다양한 신규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 업데이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가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거나 그동안 이어지던 스토리의 연장선을 게이머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준비된 업데이트가 아니라고 말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혁신>이라는 말처럼 게임의 틀을 흔들어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이 이번 업데이트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이번 업데이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불만과 함께 새로워진 게임에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게임의 인터페이스가 변경되어 적응이 쉽지 않다는 의견은 틀린 말은 아니다. 좌측통행을 우측통행으로 바꾸기만 해도 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것이 사람일진데, 게임의 틀을 바꿔놓았으니 이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러한 비판은 적응의 문제이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면서 차차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현재 업데이트보다 추후 업데이트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신규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을 지니고 있는 게이머들이라면 이번 변화를 통해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신규 콘텐츠에 대해 기대하며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려보자. 던파는 혁신을 통해 더 멀리 나아갈 <추진력>을 확보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