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체감하는 공포, 라이즈 오브 나이트메어
지난해 전세계에 첫 선을 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 인식 기기 <키넥트>는 별도의 컨트롤러를 들지 않아도 몸의 움직임이 그대로 게임 속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출시 25일 만에 250만대를 넘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등장하는 게임의 종류 역시 초기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초기의 미니 게임, 댄스 게임 위주의 라인업에서 벗어나 익스트림 스포츠, 이종격투기, 액션 어드벤처 등으로 빠르게 다양화되는 추세인데 이에 발맞춰 세가에서 최근 호러를 주제로 한 성인용 액션 어드벤처 “라이즈 오브 나이트메어”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세가의 유명 건슈팅 액션 게임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시리즈를 옮겨놓은 듯한 익숙함에 키넥트라는 새로운 방식이 더해지며 기존과는 다른 색다른 공포를 선사하고 있어 호러물을 좋아하는 성인 게이머들로부터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 큰 흐름은 눈에 보여도 긴장은 풀 수 없는 게임 진행 >
술 때문에 소원한 관계인 한 부부가 관계 개선을 위해 루마니아를 지나는 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며 겪게 되는 악몽과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게임은 의문의 사건에 말려들어 아내를 납치당하고 주인공 자신도 이상한 저택에서 눈을 뜨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게임의 진행은 동작 인식이라는 독특한 플레이 방식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함인지 초반에는 주인공의 목숨을 노리고 몰려드는 좀비들을 피하는 초반부와 어려운 적들과 대결하며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후반부로 구성돼 있으며, 게임 중간중간 게이머를 놀라게 하기 위한 연출을 제외하고는 게임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렵지 않아 공포물로서는 평이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맨손으로는 적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없다는 점과 게이머가 사용하는 무기에 지정된 개수나 내구도 개념이 있어 지속적으로 이를 바꿔가며 플레이 해야 한다는 점이 게임 진행에 있어 긴장감을 높여주며, 게임의 비밀을 알려주는 테이프나 타로카드와 같은 숨겨진 아이템을 찾는 재미가 부족한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해준다.




< 몸의 동작 하나하나가 게임 진행에 영향을 준다 >
이 게임은 여타 키넥트 주제 게임과 마찬가지로 모든 행동을 몸동작으로 표현해 카메라에 인식시키는 게임으로 사용하는 동작만 앞뒤로 이동, 좌우로 돌기, 문열기, 웅크리기, 달리기, 사다리 오르고 내리기 등 그 수만 해도 20여 가지를 넘는다.
각 동작은 모든 동작마다 실제로 게이머가 그 행동을 하는 듯 움직임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1인칭 시점이라는 시각적인 부분에 더해져 실제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며, 타격감과 타격으로 오는 영향 역시 각 무기의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다.
게다가 각종 무기에 따라 공격 모션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 사실성이란 허공에 손이나 컨트롤러를 휘두르기만 하면 알아서 입력되던 여타 동작 인식 게임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몰입도와 동작감을 자랑하며 타격위치에 대한 반응도 비교적 정확해 전략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움직이면서 다른 동작을 동시에 입력하기 어렵다는 점과 공포물이다보니 움직임이 크게 들어가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앞이나 뒤로 발을 내딛어야만 한발씩 이동하는 기본 이동 시스템은 게이머에게 쉽게 피로감을 준다는 사실과 함께 게임의 난이도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공포로 당황하는 게이머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플레이 시간이 지속되면 될수록 피곤함이 배가돼 게이머는 숨겨진 요소를 찾거나 다른 길을 찾는 재미 대신 “선서”자세를 하면 사용할 수 있는 “자동 이동” 시스템을 애용하게 된다는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이동에 대해 조금 건슈팅 게임의 페달 방식으로 이동이 진행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게임 중간중간 머리를 스쳐갔다.




< 호러 게임으로서의 중심은 잘 잡고 있어 >
아예 피범벅으로 일관하는 스플래터물이나 추리 스릴러물로 극단화되고 있는 최근의 호러 게임들과 비교해본다면 <라이즈 오브 나이트메어>는 너무도 클래식한 호러영화의 모습을 띄고 있어 오히려 참신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역시 호러 마니아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시리즈의 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았겠으나, 조작 체계가 달라지고 기본적인 무기가 없이 맨손으로 자신의 시점에서 맞선다는 점은 기존에는 느끼지 못한 몰입도 높은 공포를 체감하게 해준다.
이 게임 역시 키넥트 게임의 최대 단점인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면 몰입도가 너무 빨리 떨어진다”는 점에서는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액션 자체의 재미의 차를 고려한다면 호러 마니아들에게 적격인 게임이라고 하고 싶다.
스릴 넘치는 호러 액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라이즈 오브 나이트메어>는 스스로 공포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독특한 체험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