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시된 셧다운제, 이렇다 할 효력 발휘 못 했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전면 차단하는 내용의 셧다운제가 지난 11월 20일 자정을 기해 실시됐다.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에 의해 최초로 발의됐을 때부터 그 실효성과 효력에 대한 의구심을 대중들로부터 받아왔다. 게임중독이라는 개념의 실체 자체가 모호한 상황인데다 설령 그러한 개념이 실존한다 하더라도 청소년들을 걸러낼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여기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법안에 따라 성인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이 제기됐다.
그렇다면 셧다운제가 처음으로 시행된 11월 20일에는 어떠한 일이 있었을까?
이번 셧다운제가 시행되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정이 다가오면 게임 화면에 나타나는 셧다운제 실행 카운트다운 팝업 창이었다. 12시를 조금 남겨둔 시점에서 게임 화면에는 셧다운제로 인해 자정부터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구가 나타나고, 자정을 기해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이 한 번에 차단되는 방식으로 셧다운제는 진행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이 완전히 차단됐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실제로 자정이 다가오자 다른 아이디로 재접속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이머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셧다운제 시행 이전부터 제기됐던 ‘셧다운제가 주민등록번호 도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된 셈이다.
시행에 따른 혼선도 빚어졌다. 자정이 되는 순간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일부 성인게이머들의 접속이 차단되는 상황도 빚어진 것이다. 물론 시스템 구축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시행 첫 날에 발생한 상황이지만, 성인 게이머들이 셧다운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불편을 겪은 일부 성인 게이머들을 제외하면, 심야 시간대 게임 서비스 그 자체는 별 문제없이 진행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게이머들의 평가다. 이는 그만큼 게임업체들이 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시스템 구비를 철저하게 해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셧다운제 시행 첫 날인 지난 일요일,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의 열린발언대에는 여성가족부를 성토하는게이머들의 의견이 폭주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의 홈페이지에는 “자기들만 똑똑하고 국민들은 얕보는거냐”, “규제를 강화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청소년들은 억울하다”, “여성부의 직권남용” 등의 제목으로 이번 셧다운제를 비판하는 글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많은 네티즌들의 의견이 몰려들고 있고, 일부는 격한 말도 서슴지 않고 있음에도 여성가족부는 이에 댓글을 달거나, 욕설글을 삭제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홈페이지 관리도 전혀 하지 않는 여성가족부의 행동에 한 네티즌은 “현실에서만 소통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소통을 거부하는구나”는 일침을 놓기도 했다.
한편, 셧다운제는 문화연대가 제기한 위헌소송에 연루되어 있으며, 한국게임산업협회 또한 셧다운제를 두고 위헌소송을 준비 중에 있어 셧다운제를 둘러싼 잡음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