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대규모 해킹 피해. '정부의 정책 전환 필요'

2008년 1,800만 명의 ‘옥션’ 대규모 해킹 사건을 시작으로 지난 7월 3,500만 명의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 ‘싸이월드’ 해킹에 이어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 기업 ‘넥슨’의 해킹 사고가 터졌다.

피해 역시 1322만 명으로 네이트, 옥션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언급한 내용 이외에도 올해는 농협, 현대캐피탈, 한국엡손, 삼성카드 등의 유명 기업들도 전문 해커집단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를 대표하는 대기업들도 피하지 못한 대규모 해킹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대규모 해킹 사건이 과연 업체 혼자만 짊어져야 할 잘못이고 책임인 것일까?

해킹 사건의 일차적인 문제는 해킹 피해를 일으킨 업체의 잘못이 있으며 그 책임 역시 물어야 한다. 해킹의 의혹이 발견되었을 때 재빠른 조치와 사전 준비를 더욱 철저해야 했고, 1천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한 업체의 잘못을 간과할 문제는 단연코 아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고 발생한 첫 사례가 되기 때문에, 게임 업계는 물론 타 산업계에서도 이번 사태와 후속 조치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유출, 오남용으로부터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정보수집 이용 제공 파기 등 단계별 보호 기준을 규정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로 지난 9월30일부터 시행됐다.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개인정보보호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기관은 50만 곳에서 350만 곳으로 대폭 확대되었으며, 각 기업이 피해 대상자에게 손해 배상을 할 가능성은 커졌다. 때문에 이번 넥슨 사태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적용될 첫 번째 사례가 될 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쇼핑몰 '옥션', 국내 최대 메신저인 '네이트', 동시접속자 60만을 넘기며 1조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는 '넥슨'도 이러한 해킹 피해를 막지 못했다면, 다른 IT기업들이나 중소 사이트에서 해킹 피해를 막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IT 업계에서는 전문 해커들이 특정 사이트를 노리고 일정 시간만 투자한다면,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도 해킹을 막는 것이 공격하는 것보다 몇 배 이상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수시로 업데이트를 통해 해킹 코드를 봉쇄하고 있지만 사건들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사건이 터지면 향후 대책마련을 발표했지만, 매번 터지는 사건 사고로 피해를 입는 것을 모두 사용자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해외의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IT업체에서도 올해 네트워크서비스에 해킹 피해가 있었을 정도로 이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도 해킹 피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 해외에서는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개인 정보를 최소화 하는 것이 국제적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국내 서비스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셧다운제 등의 서비스를 위해 개인 정보 입력을 강제화 하는 법안이 만들어지고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시대에 역행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인터넷 실명제 역시 몇 년 전부터 문제가 되어 왔으나,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못 잡고 시행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도 셧다운제와 인터넷 실명제가 시행되고, 만약 보다 큰 해킹 사건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가 커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의 정책상 따라야 하기 때문에 모든 피해를 기업들이 감수해야 할 수 밖에 없다. 해킹 및 보안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과론적으로 사건이 발생하거나 피해를 입게 되면 그 모든 책임은 기업들이 떠앉게 되는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IT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셧다운제 등의 법률로 인해 개인 정보가 많은 사이버 공간에 노출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는 개인정보 없이도 글로벌 서비스에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도 해킹 사건 이후 개인정보 입력을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이다. 막기에 급급한 정책이 아닌 보다 국내 사용자들의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법률이나 시행안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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