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제전 WCG, 그 치열한 역사를 돌아보다
2011년의 마지막을 빛낼 e스포츠 빅 이벤트 'WCG (World Cyber Games) 2011 그랜드 파이널'의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치러지는 'WCG 2011 그랜드 파이널'은 사상 최대 규모인 60여개국 6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총 상금 $500,000를 두고 13개 종목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올해 대회는 2003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대회인데다 한국팀의 4연패라는 대기록이 달성될 수 있을지가 걸려있어 전 세계의 게이머들 사이에서 그 어느때보다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e스포츠의 대표 세계 대회로 자리잡은 WCG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펼쳐졌던 역대 그랜드 파이널 대회의 기록을 통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지난 2001년 12월5일부터 5일에 걸쳐 진행됐던 1회 대회는 총 37개국에서 389명의 선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이 당시는 PC 종목만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정복의 시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하프 라이프: 카운터 스트라이크', '언리얼 토너먼트', '피파 2001', '퀘이크 3: 아레나' 등 총 6종목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팀은 임요환선수가 베르트랑 선수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것 외에 '피파2001'과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정복의 시대' 국가전 우승 등에 힘입어 금3, 은1, 동3의 기록으로 초대 종합 우승을 기록했다.
2002년 10월28일부터 6일간 대전 엑스포파크에서 진행됐던 2회 대회는 45개국 456명이 참가했으며, 상금도 전년의 2배인 $1,300,000로 뛰어올랐다. 정식 종목은 2002년 월드컵 버전이 사용된 피파를 제외하고는 동일했으며, 임요환 선수가 홍진호 선수를 누르고 대회 2연패를 차지한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를 비롯 '스타크래프트' 국가대항전, '2002 피파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팀이 2년 연속 종합 우승을 기록, 세계 e스포츠 대표 국가로 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3년 10월12일부터 7일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3회 대회는 사상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헤일로가 콘솔 분야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피파 2003' '언리얼 토너먼트 2004' '워크래프트 3' 등이 첫 선을 보였다.
또한 이 해에는 한국이 2위로 미끄러지고 독일이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피파 2003' 의 우세를 앞세워 종합 우승을 차지해 이 때를 기점으로 e스포츠계에도 본격적으로 실력 평준화가 시작됐다고 평가되고 있다.
2004년 10월6일부터 5일간 진행된 4회 대회는 한국을 벗어나 최초로 해외지역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63개국 642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 대회에서는 콘솔 분야의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 2'와 PC 분야의 '니드 포 스피드: 언더그라운드' 새롭게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게임 장르를 보다 다양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 대회에서는 네덜란드 팀이 '언리얼 토너먼트 2004' '워크래프트3: 프로즌 쓰론'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 2'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으며, 한국팀은 '스타크래프트' 및 '피파 2004'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2위에 올랐다.
2005년 11월16일부터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5회 대회에서는 '데드 오어 얼라이브 얼티메이트'가 격투 게임중 최초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헤일로 2'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소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국이 첫 번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팀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은메달 1개 차이로 우승을 내주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2006년 10월 이태리 몬자에서 개최된 6회 대회에서는 한국팀이 금은동을 휩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와 2회 연속 우승의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를 앞세워 4년 만에 종합 우승을 되찾아왔다.
그러나 이 두 종목 외에는 어떠한 종목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 다양성 확보에 실패한 한국 e스포츠에 대한 비판도 집중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2007년 10월3일부터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7회 대회에서는 개최국인 미국이 이 대회에 새롭게 추가된 '토니 호크의 프로젝트8'와 '기어스 오브 워'를 비롯 콘솔 게임에서만 5개의 메달을 쓸어담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로 2위를 기록했으나 늘어난 신종목에대한 대응은 거의 없이 기존 텃밭 털이에만 성공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다시 한 번 받아야 했다.
2008년 독일에서 열린 8회 대회는 기존 PC/콘솔 종목 외에 새롭게 모바일 종목이 추가돼 게임로프트사의 '아스팔트4'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선정됐다.
이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3개의 금메달과 3개의 은메달, 1개의 동메달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4번째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이 대회에서는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권에 오르며 특정 종목에만 강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중국 청두에서 개최된 2009년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프로모션 종목이라는 파트가 새롭게 생겨 '던전앤파이터'가 첫 번째 대상 게임으로 지정됐으며, 이제동, 송병구, 김택용이 금은동을 나눠가진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콘솔, PC를 가리지 않는 활약에 힘입어 한국팀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해 미국 LA에서 개최된 10회 대회 역시 한국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 대회에서는 '철권 6'와 '트랙매니아 포에버' '포르자 모터스포츠 3' 등의 처음 정식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로스트 사가' '리그 오브 레전드' '퀘이크 워즈 온라인' 등 다수의 온라인 게임들도 프로모션 종목으로 지정돼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성장해온 WCG는 역대 최고의 규모와 종목을 앞세우며 또 한번의 드라마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그 드라마에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며 승자의 자리에 오를 선수와 국가는 어디일까? 내일부터 진행될 그랜드 파이널을 통해 그 주인공을 함께 만나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