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돌풍?' 그라비티의 '파인딩 네버랜드 온라인' 해보니...

게이머 1,000명에게 인정받지 않으면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강수를 던진 그라비티의 MMORPG ‘파인딩 네버랜드 온라인(이하 FNO)’의 오픈베타가 지난 5일 시작됐다.

FNO는 포스트 라그나로크를 꿈꾸는 캐주얼풍의 MMORPG로 대만의 X-Legend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했다. 게임은 대만에서 지난 2010년 `대만 온라인 게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재미는 이미 증명된 상태. 과연 FNO의 국내 오픈베타 첫날은 어떠한 분위기로 진행됐는지 살펴봤다.


최근 눈에 띄는 신작 MMORPG가 없었던 영향이었을까? FNO는 오픈베타를 시작한지 10분 만에 1만 명이 넘는 게이머들이 몰려들었다. 벨루가, 루자크 두 개의 서버로 게임을 오픈한 그라비티는 몰려드는 게이머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바로 ‘푸푸로’ 서버를 추가했다.

오후 4시경 신 서버가 추가되며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는가 했지만, 다시 위기는 찾아왔다. 저녁 일을 마치고 게임을 찾은 직장인들이 게임에 접속하면서 서버는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게이머들은 저녁 10시경 ‘아벨라’ 서버까지 추가된 뒤에야 다소 안정적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목표치를 낮게 잡았던 이유였을까? 천명의 게이머들에게 인정받으려 했던 그라비티의 오픈 준비는 부족해 보이는 느낌이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에 접속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던 바, 급하게 서버를 추가했지만 이로 인해 이탈하는 게이머들도 다소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시작해 보면 콘텐츠의 첫 느낌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게이머들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직업 변경이 가능하며, 3~4 등신의 귀여운 캐릭터는 간만에 접해보는 캐주얼게임이란 느낌이다. 게임의 색감 역시 그라비티가 과거 서비스했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비슷해, 게임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전달하기엔 충분하다.

퀘스트는 NPC와 내용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특히 마우스 좌측 버튼으로 퀘스트를 클릭하면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우측 버튼으로 누르면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몬스터 자동전투까지는 진행되지 않지만 사냥터까지 자동으로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다.

캐릭터는 특정한 직업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캐릭터 레벨과 직업 레벨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 과거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같은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캐릭터의 레벨과 직업 레벨이 존재하고, 캐릭터가 성장함과 동시에 게이머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전사, 마법사, 궁사 등으로 자유롭게 캐릭터를 변경하면서 키울 수 있다.

단 처음부터 자유롭게 직업을 변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5레벨에 신관, 10레벨에 사냥꾼 등으로 캐릭터 레벨에 따라 순차적으로 오픈해 나가는 방식이다. 무기는 해당 직업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다른 직업의 무기도 사용할 수 있어, 회복을 담당하는 신관 캐릭터로 칼과 방패를 들고 사냥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전투 시스템 중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것도 있다. 바로 부위 파괴 시스템인데, 게임에는 절단/타격/관통 속성이 존재해 적의 약점에 맞는 속성으로 공격하면, 몬스터의 팔이나 꼬리 등이 파괴되면서 쉽게 얻을 수 없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화염/섬광/빙결/대지/신성/암흑의 6가지의 마법도 존재해 거대 몬스터들을 쓰러뜨리는 재미가 더해진다. 또한 이렇게 거대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변신 관련 아이템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해 볼만하다.

5레벨이 되면 애완동물을 받을 수 있는데, 애완동물은 아이템을 줍거나 전투를 보조해주기 때문에 전투와 게임 진행을 원활하게 해 준다.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전투형/마법형을 선택할 수 있으며, 25레벨을 달성하면 전투 스킬도 세팅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자동으로 성취, 명성, 호칭에 대한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다. 전투와 게임 내용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퀘스트를 진행함에 따라 다양한 호칭을 얻을 수 있고, 해당 지역의 퀘스를 일정 부분 달성하면 캐릭터의 명성도 쌓인다. 또한 몬스터와 퀘스트를 달성함에 따라 자신의 캐릭터의 역사와 같이 다양한 정보가 기록되는 성취 시스템도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시스템과 장점도 있지만 초반 게이머들의 불평불만도 존재했다. 일단 레벨 8에 처음으로 도전하게 되는 던전인데, 파티로 플레이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MMORPG에서 첫 던전은 솔로로 플레이 하거나 친구와 두 명이서 플레이 할 정도의 난이도를 택하지만 FNO의 첫 던전의 난이도 치고는 다소 높은 편이다. 3~4명의 파티원이면 클리어 할 수 있지만 회복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신관이 필요하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던전 앞에서 파티를 구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또한 퀘스트 아이템의 드랍률도 들쑥날쑥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17레벨에 등장하는 게살을 모으는 퀘스트에서 고생하는 게이머들이 많은데, 몇몇 게이머들은 이 아이템을 얻기 위해 2~3시간을 허비한 게이머들도 있을 정도다. 쉽게 클리어 한 게이머도 있고 무조건 클리어 해야 하는 퀘스트도 아니지만 일반 퀘스트의 드랍률이 너무 어려운 것은 다소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전투 콘텐츠들이 솔로보다 파티의 비중이 높고 스킬들 역시 파티 위주로 구성되는 것들이 많아 솔로 위주의 플레이를 즐기는 게이머들은 벌써부터 이에 대한 걱정들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FNO이지만 게임은 오래간만에 느껴볼 수 있는 캐주얼 MMORPG라는 것에서는 확실한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게임으로 보인다. 몇 년간 캐주얼 MMORPG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해도, 여전히 캐주얼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존재하며 시장도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충분히 안정적인 서비스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후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오픈베타 이후 첫 번째 주말일 것으로 예상된다. 동접 2~3만으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지만 서버 상태나 운영에 따라 현재의 좋은 분위기마저 흐트러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FNO가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그라비티의 국내 게임서비스에 새로운 힘과 활로를 모색해 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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