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익숙하다. S2 온라인
CJ E&M 넷마블의 신작 FPS 온라인게임 S2 온라인의 공개서비스가 시작된지도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국내 FPS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서든어택을 개발한 백승훈 사단이 개발한 이 작품은 출시 이전부터 게이머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아왔다.
새로운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기대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게이머들이 이 작품에 거는 기대는 일반적인 신작 게임들이 받는 기대와는 그 무게감이 달랐다. 이 작품이 어떤 새로운 즐거움을 줄 것인가하는 일반적인 기대를 넘어 국내 FPS 게임의 기준을 마련한 서든어택을 백승훈 사단이 S2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싹 튼 것이다.
게임의 퍼블리셔인 넷마블 역시 서든어택의 재계약을 두고 넥슨과 펼친 마찰 이후 S2 온라인이 서든어택을 대신해 자사 라인업에 큰 힘이 될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이러한 무게감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작품이 바로 S2 온라인이다.
그렇다면 과연 서비스에 돌입한 지 한 달의 시간이 지난 지금 S2 온라인은 이러한 기대에 충분한 부응을 하고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필자의 의견은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든어택이 이루어 놓은 영광이 너무나 부담스러웠을까? 아니면 서든어택의 빈자리를 매워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었을까?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S2 온라인은 서든어택과 너무나 흡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장르를 FPS가 아닌 '서든어택'으로 칭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노력은 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그래픽, 과장됐지만 만족스러운 사운드>
S2 온라인의 그래픽을 크게 나쁘다고는 할 수는 없다.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서 크게 방해되는 그래픽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이 게임의
그래픽이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이 작품의 그래픽은 문제가 된다.
저사양 PC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되는 주피터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이기에 그래픽이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다. 색감이 서든어택에 비해 화사한 편이긴 하지만 크게 발전했다는 느낌을 전달하지는 못 한다. 게임의 엔진을 최대한 활용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엔진 자체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의 그래픽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최근 시장에 등장한 신작 FPS 게임들의 그래픽 수준이 상당히 상향 평준화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성적을 올려 놨더니 옆에 앉은 친구들의 성적이 죄다 올라서 등수는 떨어져버린 학생의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쉬운 그래픽과는 달리 사운드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FPS 게임에서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인 사운드는 상당히 박력있게 구현됐다. 실제 총기 사운드와는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사운드가 비교적 과장되어 있는 덕분에 게임을 즐기면서 타격감과 긴장감을 전달하는 데에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갱스터와 경찰의 대립을 그리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차별화 부족>
S2 온라인은 밀리터리 소재를 다루고 있는 일반적인 FPS 게임들과는 달리 갱스터와 경찰의 대립을 소재로 삼아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게임이다. 소재가 소재인만큼 게임에 등장하는 맵도 대부분 시가전이나 대 테러전을 연상시키는 배경과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소재를 이용한 특수한 게임모드나 콘텐츠 등의 게임적 장치가 눈에 띄지 않다보니 결과적으로 군복이 아니라 경찰복 혹은 상의를 탈의한 캐릭터들이 맵을 누비는 것 외에는 갱스터와 경찰의 대립이라는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시가전을 표방하고 있는 작품이다보니 게임 맵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작게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이런 특징 때문에 교전이 지나치게 잦게 일어난다거나, 교전 지역이 중첩된다는 부가적인 문제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 크기가 좀 더 큰 맵을 조속히 추가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꾸 서든어택과 비교하게 되는 것이 유감스럽긴 하지만 S2 온라인을 즐기다 보면 자꾸만 서든어택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서든어택의 게임 특성이라 할 수 있는 '헤드라인'과 스나이퍼 라이플의 빠른 줌 속도가 이 작품에도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은 거리에 따라 총을 몇 발을 쏘면 상탄에 의해 저절로 헤드샷을 맞출 수 있는 높이에 총구를 겨냥하고 다니는 개념을 의미한다. 한 방에 적을 제압할 수 있는 헤드샷은 모든 FPS게임의 꽃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유독 헤드샷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여타 FPS 게임에 비해 체력 수치가 높기 때문에 헤드샷을 맞출 수 있는 '헤드라인'을 정확히 숙지하고 다니는 이들이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나이퍼 라이플의 줌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것도 이 작품의 플레이에서 서든어택의 향기가 나도록 만드는 요소이다. 문제는 이 요소 때문에 일반 라이플과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된다는 점이다. 일반 라이플의 조준 속도보다 스나이퍼 라이플의 조준 속도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다보니, 근거리에서 스나이퍼를 만날 경우에 일반 라이플로 제압하기 어려운 상황이 속출한다. 서든어택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문제시 삼았던 '돌격스나'라는 개념이 S2에서도 등장한다는 이야기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이 게임의 장르는 FPS가 아니라 서든어택'이라는 말을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S2 특유의 게임성이라고 인정을 하고, 서든어택을 즐기는 이들을 쉽게 유입하게 위해 이러한 방향으로 게임을 제작했다고 생각하더라도 걱정스러운 점은 남는다. 서든어택을 즐기던 이들이 굳이 본인이 즐기던 게임을 떠나 S2를 즐기게 될 확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익숙함도 좋지만 자신만의 무기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하고 게임성이 거의 흡사한 상황이라면 굳이 원래 즐기던 작품을 버리고 새로운 작품에 발을 들일 이유는 없다. 구작이 오랜 기간 서비스 되며 쌓아 온 다양한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운다면 신작은 새로운 즐거움, 기존 작품의 단점을 보완한 콘텐츠가 무기가 되야 한다. 그렇지 못 하다는 것이 S2가 아쉽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S2에도 자신만의 색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총기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야간전투 모드의 도입이 그것이다. 하지만 S2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게이머가 총기를 개조하며 손 볼 수 있는 파츠의 종류를 너무 적게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만의 총기를 만든다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특유의 재미가 살아나지 못 하는 점은 너무나 아쉽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자신의 캐릭터에 다양한 복장과 머리 모양을 적용시켜 개성있는 캐릭터를 꾸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직은 패션 아이템의 종류가 많지 않아 아쉽지만 이 부분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의 장르가 FPS, 즉 1인칭 슈팅 게임이라 자신이 공들여 꾸민 캐릭터를 정작 게이머 본인은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야간전투 모드는 상당히 독특한 재미를 전달한다. 그동안 어두운 환경에서 전투를 펼치는 야간전투 모드를 구현한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S2의 야간전투 모드는 기존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환경에서 전투가 펼쳐지다보니 게이머들은 시각보다는 청각을 통해 전장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즉 기존에는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부가적인 기능을 담당했던 청각을 위주로 게임을 펼치는 극대화된 사운드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총기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총기에 조명을 장착해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으며, 맵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순간적으로 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요소도 재미를 더한다.
S2는 전반적으로 너무나 익숙한 게임이다. 익숙한 형식과 콘텐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보니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지만, 반대로 신작 특유의 즐거움을 전달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현재 S2의 상황이라 하겠다.
모든 신작 게임이 항상 새로운 것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이 정도로 서든어택과 흡사한 느낌을 보여주는 것에 그친 S2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 새로운 시스템을 조속히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S2가 FPS 온라인게임 시장의 새로운 규칙은 만들지 못 하더라도 최소한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달할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