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게임사들의 위기, 과연 돌파구는 있는가?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삼성 라이온스의 우승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무엇일까? 경제 성장에 있어서 중요시해야 하는 위치, 남자에게 중요한 것은... 모두 '허리'라는 공통적인 답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모든 산업이나 전체적인 일에서 허리가 가지는 역할 및 위치는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국내 게임시장의 허리 상황은 어떠할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근근이 버티고 있는 정도라 표현할 수 있다. 게임 산업의 규모는 타 산업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산업을 지탱해줄 허리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중심의 M&A가 그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단순히 M&A 때문이라 할 수만은 없다. 기업의 성장 모멘텀은 가지고 있지만 이를 끌어올리지 못한 이유도 있고, 산업이 너무 빠르게 변화, 성장해 가는데 있어 속도를 따라가 못한 이유도 있다.
현재 국내 게임 산업에서 허리 위치에 있는 대표적 기업은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액토즈소프트, 와이디 온라인 등이다. 이 중에는 게임 산업 1세대 기업도 있고, 10년 이상 된 회사들도 있다.
공통점이라면 최근 몇 년간 다소 부진한 모습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기업들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드래곤플라이의 상황은 좀 나은 편이다. 자사의 대표작 스페셜포스의 후속작 스페셜포스2가 지난겨울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의 차기 라인업들이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부진을 겪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당연히 기업의 주가는 꾸준히 하락했고 기업의 가치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다행인 것은 여전히 해외에서의 매출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들 모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현실. 게임 개발회사인 만큼 신작 게임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실적과 매출이 있어야한다.
드래곤플라이는 올해 목표를 1,000억원 매출로 잡고 6개 이상의 신작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MMORPG 3종, AOS 2종, 전략슈팅 1종 등 총 6종의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수의 스마트폰용 게임을 출시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2012년에는 온라인게임 및 스마트폰게임 사업으로 사업 영역 다각화를 꿈꾸고, 다양한 자체개발 신작으로 중견 개발사로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진행한다는 목표다.
최근 퍼블리싱 게임들에서 큰 재미를 못본 드래곤플라이이기 때문에 퍼블리싱 강화라는 목표는 다소 리스크를 가지고 있으나, 현재 미공개로 개발 중인 사무라이쇼다운 온라인 등의 유명 IP 게임들은 3년 이상 공을 들려온 게임이기 때문에 시장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해외 매출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 영역의 확대는 회사의 큰 리스크로는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액토즈 소프트와 와이디 온라인은 조직 개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액토즈 소프트와 와이디 온라인은 각각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 시리즈와 오디션 등 과거 인기작들의 매출에 한정되어 있었던 기업이다. 지난해 액토즈 소프트는 다크 블러드 온라인, 와이디 온라인은 마에스티아 온라인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는 했지만 여전히 매출과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서는 부족한 상황. 결국 두 회사 모두 수장을 교체하고 이미지 및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와이디 온라인은 2012년 목표와 청사진이 명확하게 공개되진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준비해오던 스마트폰 게임 개발 및 신작 온라인게임 등이 2012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게임들이 힘을 받쳐주지 못하는 가운데 신작 게임들이 얼마나 새로운 동력이 될지 다소 부정적인 시각들이 애널리스트 사이에 퍼져있어, 오랜 기간 준비해온 스마트폰게임들이 성적을 내주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액토즈 소프트는 향후 온라인게임 라인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공개되어 있지 않은 상태. 중국의 샨다가 주가에 대한 부분은 꾸준히 관리해주고 있지만 차기 라인업이 부족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중국 신임 대표가 새롭게 취임할 예정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망을 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엠게임의 부진도 길어지고 있다. 엠게임은 자체개발력과 퍼블리싱 능력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과거 어느 퍼블리셔와 비교해도 뒤떨어짐이 없을 정도도 평가받았지만, 최근 몇 년간 퍼블리싱 게임은 물론 자체 개발작들도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내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엠게임은 2012년 자사의 대표작인 ‘열혈강호 온라인2’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게임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명 원작의 후속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많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열혈강호 온라인2가 향후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중요한 게임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첫 테스트에 대한 평가가 다소 부정적이기 때문에 엠게임의 위기감이 상승한 상태다. 그간 엠게임은 비공개테스트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왔지만 오픈베타까지 게임은 준비함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간의 행보를 보면 향후 게임의 개발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는 다소 안정적인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최근 몇년간 이렇다할 신작 게임을 내놓지 못하며,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스마트폰게임과 차기 라인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사라졌다. 증권가에서도 이런 것들이 반영되어 주가는 8만원을 넘겼고,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변화된 상황. 회사의 조직개편으로 온라인게임과 함께 스마트폰게임의 사업도 보다 강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차기 라인업인 무협 MMORPG 천룡기가 올 여름 안정적으로 공개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아쉽게도 5년 이상 회사에서 공을 들인 네드가 게임 엔진 교체로 인해 연기된 것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미르의 설3의 매출이 급상승해 회사의 매출과 차기 성장동력에는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다.
그라비티도 한동안 부진의 늪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숨은 돌린 상태. 최근 오픈베타를 시작한 파인딩 네버랜드 온라인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순항 중이기 때문이다. 차기 라인업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지만, 일단 안정적으로 파인딩 네버랜드 온라인의 상용화가 진행된다면 차기 라인업을 준비하는데까지 준비하는데는 여유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그라비티의 게임들이 다소 저연령대의 게임이라는 분석이 많고 성인을 다켓으로 했던 게임들의 성적이 좋지 못했던 것은 회사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향후 그라비티 퍼블리싱팀에서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 있다. 또한 그라비티의 미래를 좌우할 게임은 두말이 필요없이 라그나로크 온라인2이기 때문에 조만간 공개될 라그나로크 온라인2가 원만하게 서비스 된다면 그라비티 역시 과거 화려했던 모습으로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의 한 게임전문가는 “중견 개발사들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이들은 과거 크게 성공했던 게임을 보유한 회사로, 매출이 그들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이후 매출을 리딩해 줄 신작 게임들의 서비스에 실패하면서 부진의 길을 걷게 됐다”며 “2012년에는 각각 다양한 목표와 청사진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각오가 대단하다. 또한 게임사들의 향후 비전은 퀄리티 높은 온라인게임의 서비스에 있는 만큼 현재 개발 중인 게임들을 얼마나 완성도를 높여서 서비스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여부가 중요하다. 시장과 게이머들의 기대가 높은 만큼 중견 게임사들의 올해 변화된 모습들을 예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