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速성장 게임산업,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最低 수준
2012년 게임 산업이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선거철을 앞두고 민심을 얻기 위한 단순 시기적 압박에 그칠 수 있지만, 게임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와 사회적 인식은 10년 전과 비교해 나아지지 않은 모양새다.
인터넷의 빠른 보급과 함께 테헤란로에 불어친 벤쳐 열풍은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청년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사회적으로도 IT산업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 엔씨소프트, 넥슨 등과 같은 국내 게임 기업들은 리니지, 아이온,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온라인게임을 개발해내며 국내 게임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정부에서도 게임 산업을 정부 지원 핵심 산업으로 평가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국내 게임 산업을 위해 게임산업진흥을 위한 법률이 만들어 진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게임 산업은 서서히 국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는 꿈과 같은 길이 열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일장춘몽에 그쳤다. 산업을 위한 법률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게임산업진흥을 위한 법률은 각종 규제만이 난무하는 법률이 됐고, 일명 신데렐라법으로 불리는 셧다운제가 제정되어 게임 이용에 본격적이고 직접적인 제제가 시작됐다.
이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결과였다. 2012년 1월 한국 경제는 24개월 만에 무역수지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4%를 넘지 못했다. 게다가 올해경제성장률은 3%에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국내 게임산업은 매년 빠르게 발전해 2011년 게임 산업 매출액은 9조 1천1백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국내 게임들의 수출액은 22억 1천1백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7% 증가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게임산업은 독보적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고, 사용자층은 청소년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적 시선은 게임산업과 사용자들에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사회적인식은 여전히 ‘게임은 게임일 뿐’이었다. 조사에 의하면 50대 이상, 특히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70%가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을 전혀 접하지 못하며 자라왔던 기성세대와 달리 12세~18세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률은 80%에 이른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조사에 의하면 주당 평균 이용 횟수는 3회이고 평균 이용시간은 2시간 정도이지만, 자녀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이정도의 시간 역시 과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수준이다.
때문에 여성가족부는 이와 같은 이유로 과몰입, 중독과 같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면서 게임의 이용을 적극적으로 제제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게임 기업들은 매년 사회봉사, 엔씨소프트는 프로야구 9구단, 자발적 기금을 조성한 게임문화재단, 게임중독센터의 건립 등으로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분위기는 게임은 사회악이란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 콘텐츠산업 전망에서 '게임'을 제외하며 아쉬움을 더했다. 대신 해외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K-POP을 전면에 내세웠다. 음악 산업 2011년 매출액은 3조 7천8백억 원이고 게임 산업 매출액은 9조 1천1백억원으로 3배가 넘으며, 2012년 수출 예상 금액은 음악은 1억9천2백만달러인 반면, 게임은 24억 6천8백만달러로 10배가 넘은 상황임에도 말이다.
국내의 한 게임 전문가는 “매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게임 산업이지만, 여전히 사회적 인식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앞으로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은 물론 게임 사용자, 언론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풀어내야할 숙제와 같은 문제다”라며 “게임이 아직 국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악과 마약과 같은 콘텐츠는 아니다. 모든 것들이 게임을 잘 모르고 알려지지 않아 일어나는 사건들이기 때문에 규제도 필요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알려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