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게임 영상 남기는 독립형 녹화기기 '게임 캡처 HD'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이 즐기는 게임의 마음에 드는 장면이나 인상적인 슈퍼 플레이와 같은 장면들을 영상 파일로 남겨 동영상 서비스에 공유하곤 한다. 이때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법은 컴퓨터에 연결해 사용하는 TV카드나 영상 캡쳐 보드 등이 있는데, 이들 장비들은 가격도 천차만별인데다가 입력 단자, 램, CPU, 하드 등 연결 컴퓨터의 조건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HD영상 녹화 기능이 제공되는 장비의 경우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화질로 영상을 녹화하고자 한다면 컴퓨터의 장비부터 바꿔야 하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도 발생돼 이용자들을 고민에 빠지게 한다.
이런 고민을 가진 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제품이 최근 등장했다. 대만의 에버미디어에서 개발하고 디지털존에서 국내에 정식 출시한 독립형 캡처장비 '게임 캡처 HD'는 다른 별도의 장비가 없이도 TV와 게임기만 연결해주면 최대 1080i의 고해상도로 AVI 영상과 스크린샷을 캡처해줘 고화질 영상 녹화에 대한 고민에 빠진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공해 준다.
'게임 캡처 HD'을 사용해보니 여러 특징이 눈에 띄지만 그 중에도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누구나 쉽게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편의성'이다. TV카드의 경우 제품에서 제공되는 영상 프로그램이 최적화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별도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영상을 캡처해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의 설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PC사양에 따라 또 손을 봐줘야 하는 부분이 있어 초보자들에게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게임 캡처 HD'는 박스를 열어 부속품들을 꺼내놓고 설명서에 나와있는 대로 눈에 보이는 단자들에 선을 꼽아주는 것으로 1차 준비는 마무리된다. 여기에 '게임 캡처 HD' 장비에 하드를 매립해 녹화할 것인지, 아니면 제품 전면의 USB에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를 연결해 녹화할지를 선택해주기만 하면 큰 고민거리는 거의 해결됐다고 봐도 좋다.
하드는 2.5인치의 제품을 설치 할 수 있는데, 동봉된 종이 측정 장치로 하드의 두께를 측정해 9.5mm하드인 경우 돌림식 스위치를 이용해 하드를 보다 견고하게 고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제품에는 PS3와 Xbox360, 그리고 닌텐도Wii에 동시 연결할 수 있는 문어발식 컴포넌트 케이블이 제공돼 게임기를 바꿔 연결할 때 마다 케이블을 뺐다 끼웠다 하는 수고를 덜어줘 편의성을 중시하는 제품의 컨셉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제품의 구동에는 본체 조작과 리모컨 조작의 두 가지 방식이 제공된다. 이중 메뉴조작이나 영상 감상 등 대부분의 동장은 리모컨으로만 조작할 수 있으며, 본체 조작 방식으로는 전원의 ON/OFF와 녹화 시작/정지를 이용할 수 있다. '게임 캡처 HD' 메뉴는 TV의 메뉴를 조작하는 기분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복잡한 설정이 없어 조작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이 제품을 쓰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 하다.
또한 해상도 자동 조절 기능 또한 이 제품의 빼놓을 수 없는 편의성 기능 중 하나다. 보통 녹화 장비나 TV카드에 게임기를 연결하면, 해상도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설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기기는 게임기에서 지정된 해상도를 스스로 파악해 최대 1080i까지 알아서 설정해준다.
영상물은 H.264-FFmpeg 코덱으로 녹화가 진행되며, 파일 용량은 녹화시간 1분당 약 100메가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화질은 설정 화면을 통해 선택할 수 있지만 워낙에 코덱 최적화가 잘 돼있어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그냥 최고 사양을 선택해놓고 영상 녹화를 진행하면 된다.
또한 녹화된 영상의 재생 기능을 통해 PC로 옮기기 전에 영상이 원하는 대로 잘 찍혔는지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이 제품은 동급의 퀄리티를 내는 제품들과 비교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이 제품의 정가는 19만8천원으로 게이머들이 일반적으로 720p 녹화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모 사의 내장형 캡처카드와 비교해 3~4만원 정도 높은 가격이며, 하드까지 고려한다면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그러나 내장형 HDTV카드 경우 권장사양에는 나오지 않지만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게이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원활한 고사양 HD영상을 촬영을 위해서는 CPU와 램, GPU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여줘야 하며, 하드도 시스템 하드와 별개의 하드 또는 SSD를 추가로 설치해줘야 한다. 여기에 프레임드롭이나 밀리는 현상이 없이 즐기려면 레이드로 구성을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캡처카드를 제대로 활용할 PC 사양을 갖춘 게이머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은 게이머라면 '게임 캡처 HD' 한 대의 가격은 우습게 넘어가는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영상 촬영만을 위해 사용되는 가격만 놓고 본다면 보다 싼 캡처카드를 위해 컴퓨터에 추가로 돈을 들이는 것과 조금 더 비싸지만 컴퓨터 없이도 동급의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게임 캡처 HD' 중 어떤 것이 가격적으로 더 메리트가 있는지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게임 캡처 HD' 역시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 TV 화면에 경미한 밀림 현상이나 프레임 드롭 현상이 간간이 보였으며 색 재현에 있어서도 붉은 톤이 조금 강하게 표현되는 등 게임 플레이 부분이나 결과물의 색상에 대해서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띈다.
물론 심한 수준이 아니기에 무시하고 이용할 수도 있겠으나, 대전격투와 같이 프레임단위로 입력이 들어가는 게임이나, 시점 이동이 많은 FPS, TPS 스타일의 게임들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는 조금 답답함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매립 하드에 저장한 영상 및 스크린샷을 외장기기로 옮기는 동작 역시 조금 편의성이 더 보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복사될 곳을 지정한 다음 원본이 있는 곳으로 가서 옮길 파일을 지정하지 않으면 이동 아이콘이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USB 메모리의 경우 직접 녹화가 아님에도 NTFS로 포맷된 고속 제품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 캡처 HD'는 TV카드 및 영상 캡처보드를 이용하는 기존 영상 녹화 방식에 어려움을 느끼는 게이머들에게 TV 없이도 보다 편리하게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9만9천원이라는 가격에 하드가 미포함인 탓에 처음 봤을 때는 조금 비싸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렵지만, 설치나 설정 등에 엄청난 수고를 들이는 대신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게임 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는 점은 영상을 자주 녹화하는 게이머들에게 충분한 구매 사유를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