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문화재단, 청소년과 게임문화의 상관관계를 논하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청소년 폭력문제와 게임은 정말 연관이 있는 것일까? 게임이 정말 청소년들의 폭력성향을 부추키는 것일까? 이러한 주장 학계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최근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게임의 연관성에 대해 학계 인사들이 입을 열었다.

게임문화재단은 금일(15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청소년과 게임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금일 토론회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의 최태영 교수, 국민대학교의 박종현 교수, 경기대학교의 송종길 교수, 연세대 교육대학원의 오승호 특임교수가 자리해 각자 청소년 폭력과 게임의 연관성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진행됐으며, 주제발표에 참가한 4명의 교수들은 게임의 역기능과 순기능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가장 먼저 발제를 시작한 대구가톨릭대병원의 최태영 교수는 20년전과 현재의 학교 폭력은 그 양상이 비슷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또한 게임과 폭력성의 인과관계를 찾기 위한 실험이 다양하게 진행됐지만 타당하고 신뢰도가 있는 평가 방법이 없다고 지적하고 과격한 소아, 청소년일 수록 폭력수위가 낮은 게임을 즐겨야 한다는 주장을 만족시키는 잘 준비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뒤를 이어 단상에 오른 국민대학교 박종현 교수는 법학적 관점에서 발제를 진행했다. 박교수는 최근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청소년들에게 판매 및 대여하는 것을 금지한 캘리포니아 주법을 위헌 결정한 미연방대법원의 판례를 통해 청소년 폭력과 게임의 상관관계를 살펴봤으며, 경기대학교의 송종길 교수는 근래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와 폭력성 연관 관계 관련 연구 동향을 분석했다.

특히, 박종현 교수는 "미국에서도 80년대부터 폭력 사건의 원인을 통속 소설, 라디오 드라마 등 대중매체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이러한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북미지역에서도 게임과 폭력의 상관관계를 논하지 인과관계를 논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청소년의 폭력에 관한 태도 유형 및 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주제발표를 진행한 연세대 교육대학원 오승호 특임교수는 발표를 통해 청소년들의 폭력에 관한 태도에 영향을 주는 독립변인으로 법교육, 사이버 폭력경험, 연령(학령)을 꼽았으며, 이 중에 가장 주된 독립변인은 법교육과 연령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가상 공간이 실제를 압도한다는 주장에 반하는 것으로 청소년 폭력은 오히려 집합의식과 같은 문화적인 문제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비폭력 문화를 위한 법교육 실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발표를 마쳤다.

이들의 발표가 끝난 이후에는 새누리당 원희룡 의원, 한덕현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치료팀장, 주훈 제8게임단 감독 등 총 14명의 패널이 참석해 이에 대한 열띈 토론을 가졌다.

이들 패널은 게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성신여자대학교의 박형준 교수는 현재 게임을 향하는 정부의 행동을 마녀사냥과 비유하며 "게임은 매력적인 마녀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정부는 이전부터 자신의 잘못을 다른 쪽에다가 전가하려는 행동을 보였으며 이번에도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고 있다. 90년대부터 똑같은 대책이 반복되는 것은 스스로 무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이제는 위정자들이 지금까지 노력하지 않았다는 자기 반성 하에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라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가 아닌 청소년의 입장에서 요즘의 상황에 접근하려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군포당동청소년문화의집의 김지수 관장은 "현장에서 폭력을 이야기 할 때 정작 게임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청소년 삶 속에서의 폭력이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오늘 발표에서도 아이들의 속내는 전혀 모르고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의 폭력성향은 아이들이 살아온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일상적인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단정지을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아이들이 폭력을 행사하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의 황폐화된 삶 속에서 아이들을 포악하게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있지만 왜 그런 점에는 집중하지 않는가"라고 의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토론에 참석한 새누리당의 원희룡 의원은 "사회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당국이 하는 것처럼 게임업체의 곤장을 때리는 것은 학부모의 아우성에 대해 정부가 무언가를 했다는 나름의 구석맞추기에 불과하다. 학교폭력은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공교육의 붕괴, 폭력이 숭상되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라며,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만들 때이다. 폭력성에 촛점을 맞추는 것은 엉뚱한 처방일 뿐이다. 놀이와 학습과 생활의 균형이 깨진 현 상황에서는 종합적으로 아이들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접근해야만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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