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뛰어넘는 완성도. 모드의 세계에 빠지다

전세계 FPS 시장을 석권했던 카운터스트라이크와 부분유료화 전환 후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팀포트리스2.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로 대표되는 AOS 장르 붐을 일으킨 도타와 카오스.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굉장히 많은 인기를 자랑하는 게임이라는 것과 특정 게임의 소스를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개조해 만든 모드에서 출발한 게임이라는 점이다.

카운터스트라이크와 팀포트리스는 하프라이프에서 출발한 모드이며, 도타와 카오스는 워크래프트3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2002년에 출시된 본편의 생명력을 아직까지도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

도타2
도타2

모드 기능은 게이머들에게 한번 구매한 게임을 여러 번 다른 스타일로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게임 개발을 위한 비싼 엔진이나 장비를 구입하지 않아도 손쉽게 게임 개발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 특히, 모드 기능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하프라이프 시리즈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외에도 다양한 모드를 탄생시켜, 게임이 아닌 게임기라는 찬사를 받고 있을 정도다.

물론 소수의 아마추어 개발진이 만드는 만큼 개발 단계에서 좌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많은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만든 본편의 완성도에 버금가는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가끔씩 뛰어난 창의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몇몇은 전문가들도 감탄할 만큼의 완성도를 자랑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워크래프트3의 인기 모드인 도타의 후속작 도타2는 상표권을 두고, 블리자드와 밸브 사이에서 법정분쟁까지 일어날 정도다.

현재 모드 제작이 가장 활발한 게임은 작년 올해의 게임상을 석권한 엘더스크롤5:스카이림이다.

기존 엘더스크롤 시리즈도 캐릭터의 외형을 아름답게 꾸미는 모드부터 인터페이스를 간편하게 만드는 모드, 새로운 시나리오 모드 등 모드 제작이 꾸준히 이어져 왔으나 초보자들이 모드를 적용하는게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에서 지난 2월 8일 스팀의 워크샵을 통해 크리에이션 키트를 공개한 뒤 누구나 버튼만 눌러도 모드를 쉽게 설치하거나 제거할 수 있게 되면서 모드 제작이 더욱 활발해졌다.

현재 스팀 워크샵에는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 관련 모드가 4124개나 업로드 되어 있으며, 국내 게이머들이 만든 한글 패치도 업로드되어 있어 언어의 장벽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스카이림
스카이림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안도란:프롤로그’라는 이름의 러시아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만든 괴물같은 모드도 있다.

엘더스크롤에서 아르고니안들이 사는 지방인 블랙마쉬 남쪽의 열도를 배경으로 한 이 모드는 원래 엘더스크롤4:모로윈드로 나올 예정이었다가 현재 스카이림을 기반으로 이식작업을 진행중이며, 5년간 32명의 개발진과 30명의 성우가 투입됐고, 80시간의 플레이타임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스팀 가입자의 엘더스크롤5:스카이림 평균 플레이 시간은 75시간 정도이다.

엘더스크롤 시리즈 외에도 블리자드에서 워크래프트3에 이어 스타크래프트2에서도 모드 기능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밸브 역시 거의 모든 게임에서 모드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다양한 신작들이 개발되고 있다. 잘 만든 모드 하나가 얼마만큼의 원작의 생명력을 늘려줄 수 있는지를 스카이림이나 워크래프트3가 증명했으므로 앞으로 등장하는 신작 게임에서 공식적으로 모드를 지원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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