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이가 만드는 명품’ 리프트, 제2의 WoW라는 갈림길에 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일류와 아류는 한끝차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것은 그 작은 차이에서 비롯되며, 그 작은 차이는 바로 경쟁력으로 발전하게 된다.

가령, 대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거나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선두업체가 있는 경우 후발주자의 경우는 두 가지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비슷한 제품에 차별화를 하거나, 아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단어가 ‘창조적 모방’이다. 두 가지의 선택지의 가장 효율적 절충안이며,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으면서도 경쟁력을 가지갈 수 있다. 최근 혁신기업으로 불리는 ‘애플’ ‘닌텐도’도 과거 창조적 모방을 기반으로 현재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

아이디어는 바로 경쟁력이며, 창조적 아이디어는 성공의 키워드가 된다.

리프트
메인
리프트 메인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MMORPG를 묻는다면 열이면 열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를 선택할 것이다. WoW는 전 세계적으로 1천2백만 명이 넘는 유료가입자를 보유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여전히 그 입지는 단단한 편이다.

WoW의 성공 이후 많은 게임들이 제2의 WoW를 목표로 게임들을 선보였다. 대규모 전투, 자극적인 액션, 방대한 세계관 등 새로운 재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거대한 WoW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차별화로 강조한 새로운 재미가 경쟁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트라이온 월드에서 개발한 ‘리프트’도 WoW를 목표로 한 다른 게임들과 태생을 같이 한다. 5년간 약 500억 원의 개발비가 사용되었으며 차별화되 콘텐츠가 강점이라는 수식어구가 붙어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미 국내의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나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와 같은 국내의 초대형 MMORPG들도 개발 규모와 콘텐츠로는 어깨를 나란히 하기 때문에 그러한 수식어만으로는 주목을 끌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차별화된 콘텐츠가 중요하다. 다른 게임에는 없고 경쟁력이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만 시장과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리프트2
리프트2

리프트에서 다른 게임들과 가장 차별화된 콘텐츠는 게임의 이름이 된 바로 ‘리프트’ 시스템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다른 세계에서 문이 열리고 몬스터들이 침공해 오는데 게이머들은 이를 방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난이도와 속성이 랜덤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혼자서 공략할 수도 있지만 많은 게이머들과 함께 방어에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리프트 시스템은 상당히 매력적인 재미를 전달한다. 적들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면 게임 속은 몬스터들에게 지배를 당하게 되어 기본적인 콘텐츠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생긴다. 게임의 기본이 되는 퀘스트를 받아 진행하는데도 제한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이동 중에 새로운 적들이 등장하고 매력적인 보상이 기다리고 있어 게이머들은 자연스럽게 콘텐츠 속으로 녹아들 수 있다.

북미에서 리프트가 WoW에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리프트 시스템 때문이었다. 그만큼 차별화된 콘텐츠이자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최고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특히 리프트 시스템은 국내 서비스에서도 큰 강점을 가질만한 것이다.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사실 국내 게이머들은 상당히 호전적(好戰的) 성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과의 대결을 즐기고, 대규모 전쟁 콘텐츠에 열광한다. 과거 리니지 시절부터 자리 잡은 대결과 공성전이 현재도 가장 중요한 콘텐츠가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리프트3
리프트3

리프트 시스템은 국내 게이머들의 성향과 맞아 떨어진다. 그들은 단순히 퀘스트나 임무를 위해 대결해야 하는 적이 아니고, 게이머들이 있는 세계로 난입해 들어오는 대상이다. 게다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맵의 곳곳에 리프트가 열리고, 적들의 거점이 생성되기 때문에 이들만 상대해도 재미와 성장, 그리고 보상까지 갖추고 있다. 리프트의 나쁘지 않은 성과가 기대되는 것도 이러한 리프트 시스템을 베이스로 한 게임성 때문이다. 다른 게임에서 침공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도 리프트의 재미가 검증된 결과물이다.

이렇게 리프트가 콘텐츠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서비스가 중요하다. 우선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경쟁작들과의 인지도 차이다.

리프트는 넷마블에서 약 1년간 현지화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이렇다 할 마케팅은 없었기 때문에 일반 게이머들에게 다소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올해 국내에는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디아블로3 등 대형 게임들이 서비스 될 예정인데, 이들과 비교하기에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 경쟁작들은 이미 작년부터 테스트와 마케팅으로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기대감을 심어 놓은 반면 리프트는 한번의 랜파티와 지난 15일 첫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 전부다.

반면 테스트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서버와 콘텐츠, 그리고 리프트가 가진 재미를 전달했다. 한글화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오는 26일부터 4월1일까지 오픈형태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런 수순이라면 4월 중으로 게임의 정식 서비스도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첫 테스트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서인지 향후 서비스 템포가 빨라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에서 바로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도 나쁜 판단은 아니지만 WoW와 비교될 정도의 규모를 가진 게임이 인지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너무 일정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은 향후 서비스에서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콘텐츠의 완성도를 떠나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타겟 마케팅은 서비스 초기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임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핵폭탄으로 불리는 디아블로3가 5월15일 서비스되는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단계적인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북미에서 WoW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만큼 현 WoW 사용자들에게 어필하는 것도 나쁜 판단은 아닐 것으로 보여진다.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베이스는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시기 역시 블레이드앤소울과 디아블로3와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경쟁력을 가진 게임인 만큼 배포를 가질 필요성도 있다. 이들을 피해 무조건 당기거나 미루는 방안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래간만에 넷마블에서 성공 가능성 높은 게임을 손에 쥐었다. 현지와에 대한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해 결과물도 잘 만들어 냈다. 이제 지난 테스트 결과에 너무 도취되지 않은 상태로, 마지막 점검과 사업을 진행하는 것만 남아 있다.

유능한 도박사는 포커페이스와 수읽기에 능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안 좋은 패를 가졌을 때는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고 좋은 패를 가졌을 때는 최대의 성과를 기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 넷마블이 손에 들고 있는 리프트는 제법 좋은 패로 보인다. 결과물로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지는 앞으로 진행할 마무리 작업과 과감하면서도 침착한 시장 대처에 달려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