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게임 ‘LOL 시대’ 개막..토종 개발사들 자존심 회복 노린다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던진 충격이 적지 않다.
북미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LOL이 국내 정식 서비스 4개월 만에 국내 온라인 게임 순위 1위를 탈환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PC방 리서치업체인 게임트릭스의 자료에 따르면 LOL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국내 온라인 게임 순위 주간 1위(14.01%)를 차지했다.
국내 FPS게임의 대부격으로 불리우던 ‘서든어택’은 2위(13.58%)로 밀려났으며, 국내 MMORPG의 자존심이었던 아이온도 한 계단
순위((11.63%))가 내려갔다.
중요한 것은 ‘LOL’의 기세가 꾸준한 상승세 속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정식 서비스 전부터 북미 서버를 통해 많은 한국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겨왔기에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전문가들 역시 ‘LOL’이 이렇게 빠르게 시장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가장 주효한 것은 PC방 가맹점 정책으로 분석된다. PC방에서 LOL을 이용할 경우 게임 속 모든 챔피언을 플레이 할 수 있고, 추가 보너스 IP를 20%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는 파격적인 정책이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하지만 이러한 LOL의 행보에 자존심을 구긴 국산 게임 개발사들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아이온으로 장기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엔씨소프트는 최근 세가와 향후 5년간 ‘프로야구매니저’의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잽을 날린
후 ‘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라는 묵직한 원투펀치를 내세워 시장 탈환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 그리고 중국 진출까지 3분기 내 확정된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야심작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도 기대 순위 1위로 지목될 만큼 명성치도 높다.
‘블레이드앤소울’이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와 유럽 지역은 ‘길드워2’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유료 패키지 판매부터
시작해 두 게임 모두 ‘LOL’을 전방위로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블레이드앤소울’과 국내에서 쌍벽을 이루며 기대를 받고 있는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도 LOL의 대항마로 주목해 볼만하다. 지난
3월 95일간의 장기간 테스트를 마친 아키에이지는 화려한 그래픽, 대규모 해상전, 자유도 높은 게임 진행 등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된 게임성을
선보이며 관심을 받고 있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을 개발한 송재경 대표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이 게임은 기존에 느끼지 못했던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2년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하고 있기도 하다.
6년이라는 개발기간이 말해줄 만큼 잘 담금질된 블록버스터 급 야구 게임 CJE&M 넷마블의 ‘마구 더 리얼’도 토종 게임 개발사의 자존심을 살려줄 수 있는 대항마로 꼽힌다.
언리얼엔진3를 탑재해 ‘극사실주의’를 표방한 이 게임은 온라인 게임이면서도 엠엘비더쇼, 엠엘비투케이 등 전용 게임기 수준의 퀄리티를 그대로
구현한 유일한 온라인 야구게임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높은 퀄리티에 KBO 소속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이 최초로 적용된 만큼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드래곤플라이가 야심차게 꺼내는 중견 MMORPG ‘반온라인’도 LOL을 견제하는 주요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온라인’은 자동사냥, 이동 퀘스트 등 직장인이 쉽게 할 수 있는 컨셉의 게임으로, 드래곤플라이 측은 모든 아이템을 아주 저렴하게 반값으로 책정하는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MMORPG로 탄탄한 게임성을 가진데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평가가 높다.
이 같은 토종 개발사들의 분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LOL의 현재 모습이 과거 ‘스타크래프트’를 보는 것 만큼 파격적이다.”라며 “그래도 경쟁력있는 토종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기 때문에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